서른 넘었어요
여자입니다
처음엔 외모 때문인 줄 알고 성형해서
제가 만족할 정도의 외모가 됐는데도
친구들이나 직장에서 늘 쭈구리? 같고
바보처럼 웃어주고 마음에 없는 소리 하고
자신감 없고 계속 제가 뱉은 말이나 행동을 검열해요
지금은 솔로인데 남자친구 있을 때는 남자친구 한테도 뭔가 기가 빨렸어요
내가 회사에서 일을 못해서
업무적인 부분에서 자신감이 없어서 그런 건가 싶어서
몇 년 동안 죽도록 노력해서
계속 승진하고 있고 연봉도 오르고
업무는 베테랑이 되었고 회사에 대한 불안감도 없어요
근데 여전히 똑같아요
저보다 더 직급이 낮거나 객관적으로 일을 못하는 사람한테도 쫄아요. 스몰 토크도 어렵고 그냥 기가 빨려요.
자신의 호불호를 모르는 사람이 불행하다는 얘기를 듣고
이런저런 취미 생활에도 투자를 했어요
저는 전공자 수준으로 연주하는 악기도 있고
뜨개질도 잘하고
중국어랑 영어도 잘해요
해외 여행도 자주 가요
해외에서 처음 본 사람에게는 말도 잘하고
자신감 있어요
이렇게 생각해보면 전 호불호도 명확하고
스트레스도 잘 풀고 있는 사람 같아요
근데 친구들이나 직장 인간 관계에선 왠지 쭈구리가 돼요
다들 저보다 잘난 것 같고
다들 자신감 넘쳐 보이고
저보다 어린 친구들도 저보다 어른 같이 느껴져요.
농담 한마디 받아치질 못해요.
그러고 집에 와서 후회해요.
진짜 저는 왜 이런걸까요?
정말 모르겠어요
집에서 엄마가 윽박지르고 잔소리를 심하게 하는 편인데
이것 때문에 그럴까요?
근데 전 엄마한테 당하지만은 않아요
엄마가 한마디 하면 두마디 하면서 이겨먹어요
엄마가 하지 말라는 건 일부러 더 해요
엄마가 가스라이팅 하면 전 그게 가스라이팅이라는 걸 바로 알아차려요
그래서 전 휘둘리지 않기 때문에 타격이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도 모르는 정신적인 타격이 있는 걸까요?
저는 호불호도 분명하고
재미를 추구하는 법도 다양하고
일적으로도 문제 없고
외모도 멀쩡해요
저를 아껴주는 친구들도 많고 직장 동료들도 저를 많이 아껴주는 것 같아요.
밖에서 저를 막대하는 사람은 없어요
근데 왜 자꾸 인간관계에서 자신감이 없고 눈치를 보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는 걸까요?
왜 속에 있는 말을 솔직하게 못하고
그들이 듣기 좋은 말만 하면서
오늘은 내가 뭐 실수한 거 없나? 그들은 나를 어떻게 볼까?
이런 질낮은 걱정들을 하는 걸까요?
저는 더이상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