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 길어져서 죄송합니다만 꼭 한 번만 읽고 조언해주세요.
저는 초3 아들 하나 있습니다.
초3 올라오면서 주변 아이들이 별명을 지어주고 부르는 놀이가 생긴 모양이더군요.
저도 어릴 때 친구들이 오만가지 별명을 지어주었고 저도 다른 친구들 별명을 부르면서 놀았어요.
그 나이대 아이들이 다른 친구 별명 지을때 모욕을 주려고 어떻게든 꼬아서 짓는게 아니라
그냥 이름대로, 특징대로 지어서 부른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성이 도씨면 키가 커도 작아도 도토리. 안경을 쓰면 안경.
김씨면 김밥, 오씨면 오이, 조씨면 조개 그런거요.
기분 나쁘라고 부르는 게 아니라 친해지는 과정에서 부르는 그런 것들요.
물론 그 별명을 짓는 과정에서 신체적인 특징을 따서 붙이면 굉장히 모욕적인 별명이 만들어지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별명이 좋고 나쁜지는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저희 아이도 그런 과정에서 예외없이 별명을 받았는데 의성마늘이라는 별명이었어요.
학원 끝나는 길에 아이 친구가 그렇게 부르는 걸 들어서 알게 됐어요.
저는 그런가보다 했어요. 신체적으로 특별히 튀는 부분도 없고 모욕주려고 만든 별명이 아니란 걸 아니까요.
부르는 친구 말투 뉘앙스도 이름 대신 별명. 그 뿐이었어요.
그런데 아이는 그 별명을 너무 싫어했어요. 친구들이 친해지려고 부르는 건데 싫다면 네가 다른 별명으로 불러달라고 말해보는 건 어때? 라고 물어봐도 듣는 둥 마는둥...
그 일 있고 2주쯤 지났나 장 보러 가면서 사야될 것들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또 자극을 받았고
결국 울음을 터뜨리더라구요 너무 놀랐어요.
엉엉 소리내고 짜증내면서 우는 게 아니라
소리도 못내고 숨도 제대로 못 쉬고 서럽게 우는데 너무 당황스러웠어요.
우리 아이 교우관계가 나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아요.
학교에 상담하러 갈 때도 아이들이 모두 ㅇㅇ이를 좋아한다고 인기가 많은 친구라고 항상 들었고
밖에 나가면 얼굴 본 친구들이 먼저 반갑게 인사해 주고
학원에서도 선생님 친구 할 것 없이 모두 친하게 지내고
따돌림 당하거나 괴롭힘받는 아이가 아니었어요.
좋아서 부르는 것 같은데 왜 그러는지 이해는 안되고 왜 그러냐고 물어도 그냥 자긴 그게 맘에 안든다는 말만 반복.
애가 너무 싫어하고 밤에 자다 깨서도 우니까...
다른 아이들이 나쁜 의도는 없었다고 해도 그렇게까지 듣기 싫은 별명은 괴롭힘이라고 생각해서 바로 학교에 상담을 요청했어요.
누가 그렇게 불렀냐 따진 건 아니고요. 이런 부분을 불편해하는데 다른 별명으로 부를 수 있게 지도해주실 수 있겠냐는 부탁을 하고 싶어서요.
학원에도 상담을 요청했어요. 학원에서는 이 상황을 모르는 다른 반 아이들까지 만나게 되니까요.
자주 보는 아이 친구들에게도 하교하면서 학원 다녀오면서 마주칠때 부탁했어요.
우리 ㅇㅇ이 별명 다른 걸로 불러줄 수 있을까? 하고요.
그런데 그 이후로 학교를 다녀와도 학원을 다녀와도 며칠이 지나도 아이 표정이 계속 안좋았고 길에서 친구들이랑도 인사 하는둥 마는둥...
싸운 것처럼 데면데면해서 아이에게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애들이 안놀아준다고요... 싸운건 아니래요.
그래도 혹시 제가 모르는 싸움이 있었을까 싶어서 자주 같이 놀던 아이 반 친구 엄마에게 연락해서 물어보니...
애들이 친해지자고 부른 별명으로 유난떨면서 선생님한테 말해서 다른 아이들 무안 주고 그것도 모자라서 학원에서도 말 나오게 만들고 거기까지 하면 됐지 어른이 직접 나서서 다른 아이들 눈치주고 압박 주는데 같이 놀고 싶겠냐고...
그러고 저한테 별다른 연락이 없고 아이도 계속 친구들과 데면데면 지내는 것 같은데요...
남편은 계속 애보고 참으라고 너만 멋진 별명으로 불러주는게 어딨냐고 말해서 애 속 긁고
저한테는 왜 유난떨어서 일을 이렇게 만드냐고 놔두면 자기들끼리 알아서 해결하고 놀 거였다고 했는데
자기들끼리 해결하고 놀면서 풀릴 문제였으면 아이가 그렇게 속상해하면서 울었을까요.
이 모든게 제 탓인 것 같아서 너무 속상합니다. 정말 제가 유난스럽게 행동한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