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십대 중반의 여성입니다.
저희집 사정을 말씀드리자면요
아버지께서는 무능력할뿐아니라 술을 자신 날이면 어김없이 어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거액의 돈을 하룻밤에 탕진(무엇을 하는지는 모릅니다)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직장이라고는 고작 몇개월 다니다 그만두기 일쑤였고 가게(가게라고
시작하는 것들이 당구장, 만화방, 오락실...)를 하다가 날린돈만 기천은 넘습니다.
365일 중에 300일은 술에 취해 계셨고, 365일 중에 300일은 어머니 얼굴에
멍이 들었습니다.
이런 아버지를 너무 사랑하는 할머니...
저희 할머니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요
아버지가 어떠한 잘못을 하든 싫은소리 한번 안하십니다.
다 큰 자식, 새끼낳은 자식인데 어찌 싫은소리 하냐를 넘어서
아버지가 둔기로 어머니 머릴 내려쳐 피가 철철 나는데도
병원가서 어찌 그리되었냐 묻거든 계단에서 굴렀다 말하거라 이르시는 분입니다.
우리는 삼사일 지나 구린내가 나는 누런밥을 먹어도 아버지는 아침점심저녁
새로지은 냄비밥을 할머니가 지어 올립니다.(아버지 새벽에 들어오면 안주무시고
기다렸다 상차려냄)
또 반찬이 부실하거나 국이 없으면 밥을 안드시기 때문에
아버지가 계실때는 진수성찬입니다.
예, 아버지가 계실때요...
아버지 있을때 = 갓지은 냄비밥(아버지만)+국+생선+반찬3가지 이상
오빠 있을때 = 오늘 한 밥통밥+국+반찬2가지(제일 맛있는거 빼고 ex.고기)
혼자 먹을때 = 어제 남긴 찬밥+김치+잘안먹는 반찬
맛있는 반찬이 조금 남으면 숨겨놓기도 하십니다. 아버지만 드릴려구요ㅋㅋㅋㅋ
그래도 저희 오빠는 장남이라 따뜻한 밥이라도 먹었는데요, 저는 오목한 밥공기에 밥먹은
적이 없습니다. 아버지가 남긴밥, 오빠가 남긴밥 모아놓은 양푼이가 저와 할머니의
밥공기였죠.
무능한 아버지 대신 어머니는 늘 일하러 다니셨기 때문에 할머니가 저와 오빠를
키우셨어요. 그래도 어머니가 옆에 있을때는 잘해주는 척이라도 하시는데
출근하시고 나면 저는 파출부가 됩니다. 하루는 너무너무 청소하기 싫어서 왜
나만 시키냐고, 오빠도 시키라고 대들었다가 진짜 먼지나게 맞았네요.
이외에도 너무나 많지만 각설하고,
견디다 못한 저희 어머니는 제가 중1때 결국 가출하셨어요.
그 길로 연락두절 되었다가 제가 고3이 되었을 때 불쌍한 우리애들 대학은
보내야 된다고 찾아오셨구요.
어머니가 안계신 5년동안은...한마디로 지옥이었어요
그 5년동안 아버지는 일을 하시는 대신 집을 팔아 생활비로 쓰셨고,
땡전한푼 남기지 않고 다 쓰신 후에는 기초생활수급자가 되어 육십만원 정도의
정부지원금으로 생활하였습니다.
그리고 고2때는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면허(음주운전으로 취소되어->벌금 삼백만원ㅋㅋ)에 음주운전에 3중 추돌
뺑소니 교통사고를 내시고 본인이 다 책임진다고, 까짓꺼 감방들어가면 된다고
합의안봐도 된다고 큰소리 땅땅 치시던 분이 구치소에서 일주일 계시더니
합의금 빌려오라고 큰소리 땅땅 치셨습니다.
저희 할머니 까막눈이시기에 경찰서며 구치소며 법원이며 다 제가 따라다녔구요
학교선생님께 그 사실 말하고 결석해야하는 심정...말씀안드려도 아시겠죠.
합의 후에도 뺑소니인지라 구치소에서 일년 복역하셨는데 옥바라지도 장난아니
더라구요ㅋㅋㅋㅋ 사식넣을때 같은방 식구들 몫까지 안챙기면 왕따당한다네요?
아버지는 구치소, 어머니는 가출...
친척들이 그럽니다. 할머니 아니였음 어쩔뻔했냐고, 너희 꼼작없이 고아원가야
되었다고...
글쎄요...오빠는 어떨지 몰라도 저는 고아원가는게 낫지 않았나합니다. 그랬다면
적어도 지금처럼 부정적인 어른으로 성장하지는 않았을 테지요...
할머니께 감사드려야 할 일인건 맞습니다. 도시락 싸주시고, 밥해주시고...
하지만, 할머니를 부양할 다른 친척이 없는 상황이고 내 자식(아버지)의 노후를 위해,
제사상을 받기위해 너희를 키운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역시 저의 부정적인 생각
때문이겠죠.
지금은 오빠와 저, 어머니 셋이서 살고 아버지는 할머니와 살고 있습니다.
명절때면 아버지댁으로 갑니다. 제사상 차림을 위해서요(어머니는 혼자 보내심)
명절전날 가서 청소, 음식하고 명절당일 차례지내고 청소, 성묘 후에 어머니집으로
옵니다. 오래있고 싶지도 않을뿐더러 친척들 만나기 싫어서요
뻔합니다. 할머니가 지 키워준 은혜도 모르고 연락도 잘 안하고 찾아오지도 않는다고
욕할테지요.
그런데요... 친척들은 신경안쓰면 그만입니다. 또 신경안쓰고 있구요.
정말 중요한건, 속이 찢어질 정도로 답답한건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아버지는 어쩌면 좋습니까...
할머니가 해주는 밥, 챙겨주는 밥, 해주는 빨래, 청소를 평생 받아오신 분인데
그나마 할머니 앞으로 나오는 노령연금과 기초생활수급비로 사시는 분인데
어떡할까요... 지금도 아버지가 죽을만큼 밉고, 정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습니다. 저에게 생활비달랄까 걱정되고, 나좀데리고 살아라할까봐 걱정될뿐입니다.
욕하시면, 욕듣겠습니다...
그런데, 그래도 너 많이 힘들었겠구나...이 한마디라도 해주세요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생각하면 할수록 속이 찢어지고 울화통이 터져 이렇게라도 하소연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