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시친 카테고리에 맞지 않지만 꼭 질문하고 싶어서 씁니다.
본인 외동딸 35, 엄마 66
엄마는 그동안 계속 가장으로 생활하셨고, 아빠는 아픈지 오래되어 집에만 있습니다. 저와 사이는 좋지 않음.
저는 경기권 부모님은 지방 거주, 본인이 공부때문에 직장 수입이 늦었음. 33세부터 제대로 벌기 시작. 공부 할때 집에 손벌리진 않았음.
엄마가 일을 그만두고 부터 (약5년간) 저에게 매일 안부 카톡과 2-3일에 한번은 꼭 통화를 함. 이 정도는 저도 괜찮아요.
판매직으로 직장생활을 굉장히 오래하셨음. 그 땐 당차고 못하는게 없어보인 엄마 였는데 일 쉬게 되니 (이유: 간병) 성격이 좀 달라진거 같아요. 제게 물질적으로 바라는건 전혀없어요. 늘 이것저것 해주고 싶어합니다. 근데 정신적인 부분에서 조금 지치는 느낌이 들어요. 뭔가 대화를 하면…세대차이는 아닌데 사고방식이 다르다는 느낌이 커요.
저는 평소 사소한 일상이야기 하면서 뭘 샀다. 뭘 먹었다. 회사에서 무슨 일을 하고있다. 야근했다. 등등 거짓없이 제 생활을 편하게 이야기하고 싶은데…있는 그대로 한마디라도 하면 우려섞인 잔소리가 열마디가 옵니다.
건강에도 많이 신경쓰는분이라 저녁시간이 6시가 넘어가면 바로 지적합니다. 근데 일하다 보면, 퇴근하다 보면, 회식하다 보면 달라질수도있는건데…왜 늦게 먹냐며…회식하면 야채위주로만 먹어라…식단도 백반으로만 먹어라…과자 먹지마라. 야식 안된다. 저녁시간 지나면 밥 챙기지 말고 물만먹어라. 등?
새나라의 어린이같은 불가능한 잔소리를 많이 하시는데요. 밥 안먹어도 제시간에 먹었다라고 말해야하고, 식사메뉴도 야채 위주의 식단이라고 거짓말을 해야하고, 야식으로 치킨 좀 먹은거 사진찍어서 자랑도 좀 하고싶고, 맛집 간거 이야기하면서 이거 맛좋더라 엄만 좋아하냐 이런 소소한 이야기? 하고싶은데,
늘 똑같은 지적이 오니까 어쩔수없이 대화의 반절이 거짓말로 시작되거든요..근데 이게 대화의 깊이가 없어져요. 점점 짜맞춰지거든요. 일상을 편하게 오픈할 수 없는게 어렵고 그냥 숙제검사하듯? 확인 받는 대화가 지속되니까 엄마도 딸이 왜 애교있게 수다 좀 떨지 않냐며 많이 아쉬워합니다.
그리고, 엄마가 많이 아끼고 야무진 살림을 하시며 일평생 사셨는데 이 부분은 가족을 위해서죠!..제겐 해준거 없다 하시는데 키워주신게 다 해주신거죠.
그래서 엄마는 연애도 재미나게하고 어디 국내외 여행도 다니고 친구들도 많이 만나라 하시고 쇼핑도 하면서 재밌게 살라고 매번 말씀하세요.
여기서 서로 생각의 괴리감이 옵니다. 저는 나름 재밌게 살고 있거든요. 35세 미혼 여성이 주위에 거의 없지만 친구들이나 직장인 또래의 비슷한 가격대의 생활용품이나 옷가지 화장품 등을 소비하고 있거든요.
근데 엄마의 소비패턴은 쿠팡의 최저가에 맞춰 있어서 옷 한벌을 사도 만원 이만원대가 맥스입니다. 제가 막 비싼 옷을 사진 않지만 요즘 아울랫 여성매장에만 가도 금액대가 조금 있잖아요? 그리고 사회생활 할 때도 어느정도 들어가는 비용이 있는데…이걸 이해 못하는거 같아요. 그래서 옷, 신발 샀다고 말도 못합니다. 얼마짜리냐고 물어보니까…이것도 매우 스트레스..
마지막으로 회사일 문제, 제가 일이 많거나 프로젝트 들어가는게 있으면 야근도 자주하는데… 일하는 만큼 고생하는 만큼 무조건 더 챙겨 받아라? 이런 말씀을 매번해요. 회사에서 배려해주는 부분과 추가적인 금전 부분을 말씀드려도 매번 보스에게 더 말해서 뭐든 더 받아라. 늘 힘들다고 말해라. 아쉬운 소릴 해야 더 챙겨준다..등..저도 일부 수용해서 말씀 드릴 부분은 이야기하고 있으니 너무 걱정 말아달라고 통화하는데…
매번 걱정이시니 일하고 있어도 그냥 칼퇴 후 맛없는 야채식사 하고 운동 조금하고 침대에 누워서 시원하게 있다. 라고 말하고 있어요. 거짓에 점철된 삶…매번 그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숙제검사의 일환으로~ 회사일을 물어봐요. 내가 한다던 프로젝트 어떻게 되었니? 일은 어때? 등등 요정도는 저도 많관부라 수다 떨때 좋거든요. 근데 미묘한게 뭐냐면, 예를 들어 승진시험? 아주 긴 프로젝트? 같은걸 할 때 매번 통화 마다 물어요. 나쁜 딸의 맘은 디테일은 말해도 모르지. 어쩜 매번 시험 결과를 묻지? 당연히 과정을 모르니까 됐냐 안됐냐 정도 연락왔냐 결과론적인데 매일 숙제검사 받으니까 짜증납니다~
마지막으로, 약간 착한아이 증후군 같은 느낌이 들어요. 다른 성인을 지칭하는 단어를 모르겠는데, 물론 엄마은 평생 헌신의 삶을 사셨습니다. 무능하고 아픈 남편 수발이 가장 큰거 같네요. 저한테 힘든거 넘기기 싫다고 이혼도 안하시고 본인이 다 감내하시는데 종교가 없는 저도 늘 탄복합니다.
하지만, 조금 이해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카톡이나 전화 말투인데…뭘하든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라? 주말에 쉬는것도? 아무일이 없음에 감사하고? 몸 건강한것도? 감사하고? 어디 교회 다니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이것도 그냥 시시콜콜한 대화로 넘기면 되는데..제가 오래 듣다보니..편하게 있는 그대로 사는 삶이 아니고 계속 의미부여하는 삶으로 살아야하는거 같아서 참 피곤한 삶이다. 매번 이렇게 생각이 들어요. 거의 맞아 그래하면서 받아주다가도, 뭔가 이상하게 거슬리면 제가 말꼬릴 잡고 늘어지고 있더라구요. 통화가 끝나면 대화를 곱씹고 엄마가 상처받았겠지? 라는 생각에 엄청 마음이 불편해요.
평소에 좀 편하게 살아보자고 매번 잔소리야?~ 그만해주라~이렇게 해도 사랑으로 하는 소리니까 엄마 아니면 누가해? 라고 들으면 또 맞지~! 우리 엄만데~! 하다가도…저도 가끔 뭐가 눌려가지구요~ㅋㅋㅋ 제가 미혼이라 더 신경쓰시는 걸까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모든 어머니는 다 똑같은걸까요? 궁금해요~ㅋㅋㅋ 아마 댓글에 널 이렇게 금쪽같이 사랑하는 엄마가 있음에 감사하라는 댓도 있을거 같네요 ㅋㅋㅋ 자랑글은 아닙니당! ㅋㅋ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