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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이야기 주의) 모래놀이터 아이귀신에게 초콜릿을 주고 왔습니다^^

쓰니 |2024.08.10 19:29
조회 115 |추천 0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서울에 거주하는 쓰니지만 옛날에 살았던 동네에 우연히 케이크 예약 때문에 들렀다가 옛날 생각이 나서 그동안 쭉 잊고살았던 기억 여기서라도 말해봅니다
제가 두서가 없고 필력이 좋지 않아 읽는데 어려움이 있으실 수 있지만 양해해주셨음 합니다..

때는 2000년 초반 즈음, 7살이었던 저는 집안사정이 별로 좋지 못했습니다
아버지 시댁쪽은 할머니, 고모들이서 대구쪽에 거주했었는데 달에 200 버는 아버지의 월급 중 100을 달라며 요구했고 100 내에서 경기권에서 지내는 생활비를 유지하기에 너무 벅차 20평 남짓 짐이 그득그득한 아파트에서 지냈습니다
물론 저조차 원하는 장난감을 가질 수 없었고, 최소한으로 아끼고 아끼며 살아왔죠
엄마는 어린 저에게만은 가난을 티내고 싶지는 않았겠지만 저는 그때 7살이라는 어린나이였음에도 집안의 물질적인 부족을 느끼며 눈치를 보고 살았습니다
당시 마트에는 500원짜리 스티커를 팔았는데, 그 스티커는 고사하고 문방구에 파는 200원짜리 지우개 하나도 월급이 들어오면 사주겠다는 기약없는 약속을 (아빠 회사가 중소였었는지 월급이 자주 밀려 두분이서 대판 싸우고는 하셨습니다) 하고는 했었습니다
식비에, 세금에, 생활비에, 보험비에. 낼 돈은 많은데 들어오는 돈은 없었던 엄마는 그 없는 돈을 끌어모아 달에 한번씩 제게 장난감 매장에서 조그만한 자동차 장난감을 사도록 해주셨습니다
저는 여자아이라 미미인형이 더 좋았지만 그 장난감 매장에서는 자동차 장난감이 제일 쌌기에 암말 없이 매달 주말마다 아빠손을 꼬옥 쥐고는 장난감 매장에 가서 자동차를 하나 집어오고는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여름 밤, 으레 했듯이 여느 날과 다름없는 걸음으로 장난감 매장에서 자동차를 쥐고 나오는 길이었습니다
그날의 온도와 습도까지 기억이 나는데, 여름밤 치고는 덥지 않았고 그렇다고 춥지도 않았으며 습하지도, 건조하지도 않은 그야말로 완벽한 중간 날씨였습니다.
한창 여름인 7월 말이라 에어컨을 키지도 못하는 여름 밤에는 더워 녹아내렸어야 하는데 그때는 너무 어려서 이상함을 감지하지도 못했었나 봅니다
저희 집에서 3분정도 걸으면 나오는 장난감 매장 앞에는 작은 모래놀이터가 있었는데 그야말로 어린이들의 만남의 광장이었습니다
다른 날도 8시나 9시만 되어도 7~8세 또래, 많아봐야 한살 터울인 아이들이 집에 들어가지 않고 신발을 훌러덩 벗어던지고 맨발로 모래에 뒹굴고, 그네를 타고, 작은 미끄럼틀에 미끄러지고, 소꿉놀이를 하는 등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마르지 않았던 놀이터였지요
저는 제 유치원 친구들과 12시까지 놀며 친구 어머니께서 해주셨던 김치볶음밥을 먹었던 기억이 있으니만치요
그래서 장난감을 산게 기분이 너무 좋아 바람이 들어 놀이터에서 잠깐만 놀고가겠다며 아빠를 설득했었습니다
아빠는 귀찮았지만 장난감 자동차밖에 해주지 못했던게 죄책감에 걸렸었는지… 엄마한테 혼나니까 10분만 놀고 들어가자며 놀이터 벤치에 털썩 앉아 휴대폰으로 삼국지m (이 게임이 맞는지는 모르나 이런 rpg 게임을 했던걸로 기억)을 플레이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빠는 저 게임만 하면 시간이 가는줄 모르던 사람이라 아싸~ 시간 벌었다 하며 놀이터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놀이터에 들어갔더니 다들 없고 웬 남자아이 하나가 앉아있더랍니다
제가 기억하는 외관으로는 뿌까 티셔츠를 입고있는 앞머리 없는 친구였었던 것 같아요
그 친구는 모래놀이터에 있던 개미굴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친구가 있었네 하는 생각에 저는 그 친구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안녕? 너 뭐해?”

“나? 개미굴 보고 있었어.”

“으엑~ 난 개미 징그러워서 싫어하는데.”

“그래? 나는 개미가 재밌는데.”

이 비슷한 시덥잖은 대화를 나눴습니다.

특이하게 기억나는 말은

“왜? 왜 개미가 재밌어? 징그럽잖아.”

“개미는 살아있는게 잘보이거든.”

“그렇다고 손에 올려?”

“이렇게하면 살려고 바둥거려. 그러면 재밌어.”

개미는 생명력이 느껴져서 재밌다…는 말요
어쨌든 어렸던 때라 그 친구는 그냥 평범히 개미를 좋아하는 친구구나… 싶었습니다
뭐 특이하게 생각해도 괴짜? 정도요
그냥 그 친구랑 계속 대화를 나누며 가로등 아래에서 개미들을 구경하는데 그 친구가 대화를 나누다 말고 제 품 안에 있는 자동차를 빤히 쳐다보는 겁니다
그러고는

“나 그거 만져보면 안돼?”

라고 하는데 저는 만져보는 정도야… 싶어서 알겠다며 그 친구에게 장난감을 넘겨주었습니다
그러고는 유심히 장난감을 살피고는 갑자기

“야, 나 이거 주면 안돼?”

라며 말도안되는 억지를 쓰기 시작하는 겁니다
저는 한달에 한번 살 수 있는 아주 귀한 장난감인데 뺏어가려 하는것에 줄 수는 없었습니다

“그건 안되는데… 나 그거 별로 못 받아.” (어릴때라 문장력이..)
“언제받는데?”
“나 그거 한달에 한번씩…”
“많이 받네… 나는 이제 못 받는데 나주면 안돼?”

저는 한달에 한번 받는것도 많은게 아니라고는 생각했는데 그 친구는 많이 받네, 나는 이제 못 받으니까 줘 라며 알 수 없는 소리를 해대는 것을 알 턱이 없었습니다

“아니야… 나 또 기다려야돼. 그건 못줘… 돌려줘…”

라고 하니 갑자기 뾰루퉁하던 얼굴이 정색으로 바뀌며
가로등 아래 비치던 얼굴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왜? 왜 못주는건데? 너는 앞으로 여기 계속 있을거잖아? 나는 이제 가야되는데? 왜 줘야돼?”

라고 하며 장난감을 들고는 시소 아래로 가더니 순식간에 아지랑이처럼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그때는 귀신조차 모를 나이라 알 턱이 없어서 멍하니 시소 아래를 쳐다보는데 그때 아빠가 저 멀리서 저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빠 피셜로는 그때 놀이터에는 저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어쨌든 집에 와서 장난감을 잃었다고 된통 혼나고는 방에 들어가서 울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나중에 보니 사고가 있었다 이런건 모르겠고 그냥 거기 죽치고 있던 애 귀신인지…
그러고 나서 얼마 안돼 아빠가 회사를 서울쪽 큰 곳으로 이직하게 되면서 시댁과 연을 끊고 큰 아파트로 이사를 하게 되며 까먹고 있었네요
오랜만에 케이크 받으러 갔다가 생각이 나서 근처 편의점에서 사탕 초콜렛 여러개 사서 시소 아래에 두고 왔습니다

친구들에게는 아무리 말해도 안믿어주는 눈치라 네이트에서라도 써보고 싶었습니다
10살때 일도 기억이 안나는데 5살때 겪었던 이 기억은 선명히 나더라구요…
모쪼록 다들 아이한테 잘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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