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가 마당에서 똥싸는 자세로 돌아다니구 있길래
"폴리야 얼른 싸라. 그래야 언니가 치우고 들어가지~" 하고 지켜보고 있는데
이미 나오기 시작한 그것을 뽑아 내질 못하고 계속 힘들어 하길래 휴지를 가지고 와서
잡아 빼주려고 했는데 폴리가 고통스러워하며 소리 지르고 도망갔어요.
잡아서 엉덩이를 보니 머리카락 엉킨 것 같은 게 속에 섞여서 안 나오고 걸린 거 같아서
다시 한 번 잡아 뺐는데 폴리는 "깽!!"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고
순간 뭔가 붉은 것이...
폴리의 직장(rectum)이 언뜻.. 잠시 당겨 나온 거 같아서 이거 뭔가 심상치가 않다...
싶은 생각에 그대로 폴리 들어 안고 동물병원으로 갔어요.
안아들고 동물병원 가는 도중에도 한 번씩 깨갱깨갱! 소리 질러대서 길에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그럼 난 엉덩이 다독다독 해주면서 데려갔는데,
관장을 해봐도 걸린 머리카락들이 안 빠져서 엑스레이를 찍어보고 걸린 방향 보고
빼는 방법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엑스레이 사진을 보는데, 폴리가 바늘을 먹은 거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저 위치에 바늘이 있으니 뛰어가다가 쿵 할 때마다, 엉덩이 다독일 때마다
얼마나 아팠을꼬...
제가 저번에 코트를 망토로 리폼하느라고 방에서 바느질을 며칠 했는데,
그 때 바늘 하나가 사라졌어요.
사라진 걸 알긴 했지만 뭐 누가 한 번 찔리고 어딘가에 올려 놓겠지... 했는데,
그걸 폴리가 꿀꺽... 할 줄이야...
실이 길게 꿰어진 바늘이라 위 속에서 음식물에 휩쓸려 실이 이동할 때 바늘이 실에
이끌려 장 속을 거꾸로 내려온 거 같아요.
거의 다 내려와서 항문 조금 못 미쳐서 바늘코 부분이 장에 꽂힌거죠.
바늘은 꽂히고 엉킨 실은 밖으로 삐져나오고...
근데 그걸 당겨서 뽑으려 했으니... T_T
혹시나 하는 맘에 찍은 엑스레인데, 안 찍고 그냥 기다렸거나 당겼으면 큰일 날 뻔 했어요.
제 품에 안 긴채로 벌벌 떨면서 혈관에 마취주사를 맞았는데
2초 만에 금방 몸에 힘이 쭉 빠지면서 쓰러지데요.
어쩌면 배를 쨀 수도 있다고 했는데,
다행히 똥꼬를 쪼금 찢어서 밖에서 기구를 사용해서 바늘을 뽑아 주셨어요.
며칠 동안은 약 먹이고, 똥꼬 소독하고 연고도 발라줘야하고 계속 관찰도 해야하고...
집에 데려와서 좋아하는 이불침대 만들어 줘서 눕혀놨는데,
잠시 다른 방에서 옷 정리하다가 폴리 움직이는 소리 나서 가보니까
제 요매트에 오줌을 진창 싸놓고 불쌍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면서
그 위에 그대로 있었어요.
하반신 마취가 덜 풀려서 맘대로 움직이질 못했나봐요.
발에 오줌 묻는 거 너무 싫어하는 놈인데 발이랑 배에 다 묻히고...
덕분에 이불 빨래 몽땅. --;;; 병원비도 10만원 쓰고...
1년 전에 자궁축농증 걸렸을 때 수술비랑 검사비 해서 70 여만원,
6개월 전에 슬개골탈구 때 또 몇 십만원...
어릴 땐 배탈 한 번 없이 건강하더니만... 올해로 9살 인데요.
나이 먹어가니까 병원도 툭하면 가게되고, 병원비도 많이 들지만,
어느 분 얘기처럼 그 동안 폴리가 우리한테 준 기쁨과 재롱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에요
근데... 정말 미스터리. 작지도 않은 바늘을 어떻게 삼켰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