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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이혼을 안 합니다

쓰니 |2024.09.16 15:07
조회 1,585 |추천 0
네이트 판에는 처음 써보네요.제 가정사 얘기를 누구에게 해보는 것도 처음입니다.어디서부터 어디까지 해야 할지 모르는 이 얘기를 여기에라도 생각나는대로 적어보려고요.
말 그대로 엄마가 아빠로 인해 암에 걸렸는데도 이혼을 하지 않습니다.
아빠는 금쪽이나 부부 프로그램에 나오면 쌍욕 먹고 악플 제대로 받을 사람입니다.연예인 실명을 언급하면 떠올리기 편하실텐데 그건 뭐..피차 불편한 일이라 참습니다.
경상도 남+나르시시스트+다혈질+기타 등등...자기 말만 다 맞고 타인의 말은 듣지 않으며 고집세고 손하나 까딱하지 않는 인간입니다.언어 폭력이 너무 심해요. 정말 이런 사람이 사회에 나와서 버젓이 돌아다녀도 되나? 싶을 정도로 심합니다.정신과에 갔으면 당장 입원해야 된다고 의사들이 말했을 거예요.그리고 차라리...신체 폭력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교묘하게 말로만 그래요.차라리 때리고 멍이 들고 내가 다쳤으면 경찰에 신고라도 할텐데 말로 사람을 쑤시고 후벼파놓으니 누구한테 말할 데도 없고요. 어릴 때는 방송에 제보라도 할까? 객관적인 시선에서 누가 좀 뭐라고 해야 정신을 차릴까? 누가 좀 뭐라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수없이 고민했어요. 결국 그것도 용기가 없어서 못했네요. 저는 얼굴이 팔리든 말든 괜찮은데 엄마가 힘들 것 같았어요. 그리고 엄마가 왜 그런 일까지 벌이냐고 뭐라고 할까봐..ㅎㅎ
엄마 아빠 맞벌이시고, 모두 은퇴하신지는 2년~3년 정도 되셨어요.공무원이고 높은 직급이었기 때문에 연금도 나쁘지 않게 나옵니다.저는 이제 곧 30이고 동생은 저보다 두 살 어려요.할머니 할아버지가 남겨둔 빚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일가 친적 중에 도박으로 망했다거나 그런 사람도 없어요.이 얘기를 왜 하냐면 엄마가 금전적으로 이혼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단 뜻이에요.
집안일은 나몰라라 정말 손하나 까딱하지 않고, 관심도 없었습니다.엄마가 회사 다니시면서 저희를 다 키우셨어요.저한테 아빠란 그저 그 사람을 부를 호칭일 뿐이고 제 인생에서는 원래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초등학생 때는 '아빠가 좀만 더 엄마한테 잘해줬으면 좋겠다, 아빠가 집안일도 좀 하고 우리한테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가끔 생각은 했지만 지금은 전혀 그런 마음 없어요. 아예 남남입니다.
제가 아빠랑 비슷한 성격이라 어릴 때는 아빠랑 치고박고 많이 했습니다.모든 말을 강압적으로 하기 때문에 왜 그렇게 말을 하냐, 왜 우리한테 이러냐... 뭐 얘기 다 했죠. 악을 쓰면서요.그것도 이제는 나이가 들면서 지쳤고..그런 기대도 없고 해봤자 벽에 대고 말하는 거 아니까 그냥 입 다물고 있습니다. 그냥 오면 왔다 가면 간다 인사만 합니다.
아빠는 엄마를 무시하는 게 가장 심해요. 본인이 무시하는지도 모릅니다.아빠가 엄마 무시하면서 잘도 지껄이면 엄마는 또 받아치는 성격이 아니라 그냥 다 듣고 있어요.그럼 아빠는 또 자기 말이 맞는 줄 압니다.그 말에 맞받아치는 건 저도 어릴 때 많이 해봤는데 언어 폭력 10마디 들을 거 100마디로 늘어납니다. 전혀 효과가 없어요. 그걸 아니 엄마도 그냥 듣고 있는 거겠죠.
아무튼 엄마는 저랑 성격도 정반대고 속으로만 삭히는 스타일이에요.그렇다고 자식들에게 하소연하는 스타일도 아닙니다. 그냥 오로지 혼자 감내하세요.그러니 그 스트레스가 쌓여 암이 됐을 겁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빠네 집안 식구(아빠랑 성격 똑같습니다)도 엄마를 무시하고, 엄마는 거기에 제대로 말도 못하고.. 무조건 우리 장남 최고다 하니 명절마다 또 어땠겠나요. 아빠는 푹 퍼져있고 엄마는 또 거기 가서 전부치고 일하고...그러다 외할머니 집은 늦게 가고...엄마 암 걸려서 항암하느라 밥도 못먹고 정말 숨만 쉬고 있는 상태였는데..그와중에 친할아버지 돌아가셨다고 상가집 안 오냐고ㅋㅋ아빠며 그쪽 집안이며ㅋㅋㅋ눈치 오지게 줬어요.
아빠가 원래도 나돌았지만 좀 심하게 나도는 때가 있었어요.제가 17살 때쯤이었는데, 저는 엄마한테 제발 이혼하라고 닦달하고 엄마는 뭐..맨날 울었어요.엄마가 아빠 친구(?ㅋㅋ) 모임에 계속 따라나가보기도 하고, 같이 어울리려고 노력도 하고아빠 지방으로 출장갔을 때는 일주일에 한 번씩 가서 얼굴 보러 가고 밥 챙겨주고ㅋㅋ
엄마도 이혼하려고 했는데 그게 안 된대요.엄마가 원체 외로움도 많고, 가정적인 사람이거든요. 옆에 사람(아빠) 없이는 못 살겠나봐요.아빠 생일인가 엄마 생일 때 아빠가 술집여자(죄송해요 이것밖에 떠오르는 표현이 없네요)랑 뽀뽀하는 걸 봤나봐요. 엄마는 아빠 기다린다고 나가있는데 엄마가 그걸 봤대요.ㅋㅋ
엄마 암 완치된지 5년이고, 그동안은 시집(시집이라고 부르기도 싫네요. 그쪽집안ㅋㅋ)에 가지 않았어요. 엄마는 아빠 눈치보다가 명절 연휴 다 끝나고 2~3일 정도 할머니 뵈러 갔다오고, 아빠는 뭐 자기 엄마 보러 따로 갔다 왔어요. 그렇게 지내다가 친할아버지 제사를 갑자기 우리 집에서 지낸지가 2년째인가 3년째인가..그것도 엄마보고 아무것도 하지 말아라, 자기가 알아서 다 하겠다 해놓고 (애초에 저는 믿지도 않았습니다. 제사 지낸 순간부터 끝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요리 엄마가 다 하고 있어요.제사 지낼 때는 뭐가 그렇게 예민한지 그냥 신발 쌩지랄지랄을 다하고ㅋㅋ
이제는 엄마한테 언제까지 그쪽 집안이랑 모른척 할거냐. 자기 엄마 지금 다 늙어서 핸드폰도 제대로 못한다. 자기는 아들이지만 며느리가 가서 살림도 챙겨주고 그러면 얼마나 좋냐. 이지랄을 합니다.엄마는 당연히 싫다고 했죠.근데 아빠가 자식된 도리로서 어떻게 그러냐. 뭐 일일이 적기도 싫네요 뭔소리 할지 뻔히 알지 아시나요? 소리 지르면서 그딴 소리나 하고 또 엄마는 제대로 말도 못하고 하....명절 때만 되면 전쟁입니다.
근데도 여전히 이혼은 안 한답니다.아빠가 아무리 거지같이 굴어도 자기를 무시해도 나돌아도 심지어 그 아빠 때문에 본인이 큰 병에 걸려도이혼은 안 해요.
엄마가 차라리 저한테 남편 욕이라도 실컷한다거나.. 저를 붙잡고 하소연 좀 하고 저를 못살게 굴고, 모난 곳이 있었으면 저도 엄마를 포기하겠죠. 그런데 엄마는 정말...아빠만 빼면 너무 완벽한 사람이거든요. 저를 너무 사랑해주고, 뭐든 다 해주고 자식한테 뭐 떠맡기는 거 없고... 진짜 성격적으로나 일적으로나 뭐나 완벽하고 다정하고 따뜻한 사람이에요. 누가 존경하는 사람을 물어보면 무조건 엄마가 1순위예요. 어떻게 일을 하면서 자식까지 그렇게 챙길 수가 있었는지...
그런데 아빠만 끼어들면 엄마가 바보가 돼요.30년 같이 산 사람 당연히 무 자르듯 하루 한 순간에 남이 될 수는 없겠죠.그런데 상종 못할 사람을 끼고 왜 본인이 상처까지 받아가면서 같이 살려고 하는지 이해가 안 돼요.저는 아빠 때문에 엄마 잃고 싶지 않거든요?아빠 때문에 다시 엄마 재발할까봐 너무 걱정되고, 엄마 죽을까봐 너무 걱정돼요.아빠는 엄마가 암에 걸려도 저 지랄을 하는 사람인데 왜 아직도 저 사람을 보고 엄마가 나아질 거라는 기대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왜 엄마는 회피만 할까요?
정말 저도 이제는 지긋지긋합니다.남동생도 저 나름 신경이야 쓰겠지만...아무튼 저만큼 신경 쓰지도 않고저는 아빠 소리치는 소리에 매번 불안하고 그와중에 저까지 나가면 둘 사이에 무슨 짓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노심초사해서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본인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 매번 절절메며 상처받고 눈물 흘리고그렇다고 헤어질 생각은 안 하고진짜 어쩌라는 건지...
이럴 때 그냥 남처럼 안 보고 살면 그만인거 저도 알지만앞에서도 말했듯 엄마는 정말 저에게 완벽한 사람이거든요..엄마가 저에게 감정전가나 그런 걸 한 게 없어요. 둘 사이에 새우등 터지는 게 아니라 한 명의 일방적인 린치에 집단 폭격 당하는 거거든요.저는 엄마를 사랑하고, 엄마가 웃었으면 좋겠으니 '이건 엄마의 일이다' 생각하는 그게 잘 되지 않습니다.저도 남들처럼 개지랄하는 엄마를 두면 '니들 알아서 살아라' 선언이라도 하겠지만...
직장에서 자리를 좀 잡고 돈을 모아서 경제적으로 좀 탄탄해졌을 때독립해서 엄마한테 피할 수 있는 공간도 좀 주고 싶었는데요.이제는 그게 아닌 것 같습니다.저도 사회 초년생인 상태에서 퇴사하고 다시 구직 중이라, 이번에 새로 취직하면 바로 독립하려고 해요.제 이름으로 엄마가 적금 든 게 있거든요.그 돈으로 제 집 구하려고 합니다. 엄마랑 상의된 건 아니고 집안 좀 잠잠해지고 취업하면 바로 말하려고요.그 돈이 온전한 내 돈이 아닌데 어떻게 그러냐 하시겠지만 이제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저한테.아빠한테 떳떳하게, 아빠가 찍소리 못하게 독립하고 싶었는데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어요 이제는.
이렇게 사는게 엄마의 선택이라면..저도 선택을 하려고 해요.저는 아빠한테 얽매여 사는 삶을 이제는 안 살고 싶어요. 정말로.
그래도 엄마를 이혼하게 할 방법이 정말로 없을까요?저도 이제는 정말 지치고...그래도 저는 엄마랑 잘 살고 싶은데...아빠가 죽지 않는 이상 끝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이러다가 엄마가 그쪽 집안에 다시 들어가게 될 것 같아요.어떡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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