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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글] 마음이 힘들어서 독립 결정했습니다

ㅇㅇ |2024.09.16 19:24
조회 4,266 |추천 2
방탈 죄송합니다.
남의집 가정사지만 모쪼록 많은 조언 부탁드리겠습니다.

먼저 저는 가족과 함께 삽니다. 나이가 적진 않습니다.
학창시절 큰 잘못을 해서 가족의 심신에 피해를 끼쳤습니다.
범죄는 아니고.. 가족의 마음을 괴롭게 했어요. 그런데 늦게나마 정신을 차렸습니다. 가족에게 상처준 것을 이해하고 가족이 저를 사랑한다는걸 믿어보려고 애썼어요. 그런데 제 인격과 시원찮은 직장을 향한 끝도없는 비하발언, 감정쓰레기통 취급..

그런 상황이 계속되다 이제는 제 말을 아주 무시합니다. 그리고 부모님이 저에 대한 신뢰 회복을 못하고 형제 편만 드십니다. 딜레마라면, 제 형제도 성격이 보통 아니라 걔한테 상처받은 부분을 자꾸 저한테 감정토로 하시고 다시 형제한테 돌아간다는 것입니다. 이게 당하는 입장에선 미칩니다.

그리고 제가 왕복 서너 시간씩 출퇴근하던 시절에는 본인들끼리 먹은 설거지조차 해놓지 않고, 가족의 볼일은 무조건 주말로 미루거나 제 연차 사용을 요구했습니다. 제가 피곤해서 쉬려하면 연차수당 까인다고 마뜩찮아했고요. 부모형제는 자세히는 말못하지만 수입원이 특수해서 직장일을 안합니다. 거의 평생을 집에서만 일했어요. 그래서 사회생활하는 사람 이해를 전혀 못해 그 부분도 충돌 많았네요.

제가 힘든 부분은, 비록 가족에 과오를 저질렀어도 중요한건 현재지 자꾸 과거이야기 꺼내서 그 사람을 거기에 붙들어두려는 건 결국 약점잡기라고 생각이 되는데, 가족들의 저에 대한 태도가 견디기 힘들다는 겁니다.

강남으로 왕복 4시간씩 출퇴근할 때는 앞서 쓴 것처럼 집안에 있는 사람들이 집안 일처리를 안합니다. 그러고서 제가 집에 와서 밀린 일을 해치우고 피곤하다고 말하면, "니가 무슨일을 하는데? 수입 얼마 벌면서 그런소리해? 니가 빌게이츠야? 일하기 싫으면 한달에 삼사백 벌어와 돈200벌면서 그러지말고." 이런말이 예사입니다.
끝없이 직장 비하하면서요. 이런 삶이 평균이라는 걸 이해를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수입이 낮으면 바쁠수밖에 없어요. 본인 시간을 헐값에 거래하니까 당연히 수입 높은 사람이 여유도 많죠. 저 수입 형편없는거 맞으니까 니가 왜 바쁘냐고 빌게이츠냐고 하지 마세요." 라고 논리적으로 설명해줘도 소용이 없고 그냥 내집에서 나가라 시전합니다.

적은 수입이나마 대학시절 내내 휴학 풀로 써가며 방학마다 일을 쉬지 않았습니다. 버는 족족 통장은 부모가 관리했고요. 집안에 과가 있다는 이유로 생활용품은 물론이고 용돈도 주지 않았습니다. 회사 복지포인트로 겨우 마련했네요ㅋㅋ 다만 4년제 학사는 대출금 없이 지원해주셔서 무사졸업해 감사한 부분입니다.
어쨌건 제가 나아진 모습에는 관심이 없고, 직장인일 때는 "니 수입이 우리집에서 제일 형편없으니까" 집안일 다 도맡아해, 이렇게 말하고. 계약만료로 실업급여받다가 구직중인데 "이제는 백수니까" 집안일 도맡아 하라고 합니다. 이건 결국 제가 뭘 어떻게 하든 무슨 핑계를 대서라도 자기네는 안하겠단 심보 아닌가요.

사람이 나아질 구석을 보고 동기부여도 되는 법인데, 집안에 무슨 일만 있으면 육체노동도 감정쓰레기통도 저를 시키면서, 심신 양면으로 소진되고 있는 저한테, 형제랍시고 있는거는 "억울하면 능력을 키워서 보여주면 될거 아냐?" 라고 속 편한 소리하네요. 본인들 같으면 해낼 수 있을지. 형제는 본인이 자기 밥벌이말고는 손도까딱 안하게 세팅해준 부모가 있고 거기에 당하고 있는 제가 있기에 본인도 편했다는 사실을 죽어도 인정 안합니다.

형제에게 온전히 의탁할 생각도 없으면서 그쪽이랑 싸움할땐 저한테 와서 안정찾고, 나아지면 다시 형제한테 붙어서 친밀하게 지내고, 집안일은 형제는 수입만드느라 꼼짝못하고 할 이유도 없으니 니가 다하라는 부모... 마음이 너무 힘듭니다.

솔직히 가사는 끝이없고 성취도 없는 일인거 해보신 분들이면 다 아실 거고요. 제가 언제 책상머리에만 붙어앉을 테니 수험생 대접 해달라고 했습니까. 사람이 열심히 살 의지를 보이면 응원도 해주고 같이해주기도 하고 이해도 해주는게 가족이지, 뻑하면 비하하고 멸시하고 그리고 집안일 시킬때도 "oo이는 쓴이가 삶의 보따리 안 지고 방임했을 때 제몫 열심히 해서 지금 수입 만들었지? 그러니까 집안일은 지금은 쓴이가 하는게 가족 돕는거야." 이렇게 말을 안하고
"니까짓게 그럼 집안일말고 뭘 해? 니가 수입이 높기를하냐, 성격이 착하기를(이건 본인들 뜻대로 다하고 찍소리하지 말란 뜻 같음) 하냐? 하는것도 없이 지랄을 하니까 같이 살수가 없어. 너 이집에 잘못 있어 없어?" 이런식이니 손품발품 다 팔아 주고도 맘은 괴롭고 욕은 욕대로 먹고요. 이제라도 정신차려 노력하는데 사람대접 왜 안해주냐 하니 너는 사람취급 해줄필요 없답니다.

그 말이 부당함을 항의해도 너 집 나가,
감정문제에 관해 대화를 요청해도 내집에서 나가,
끊임없는 모순을 지적해도 내집에서 나가,
도대체 나를 뭘로 생각하는지, 가족으로는 보는지 진지하게 물어도 제 탓만 합니다. 니가 마음을 안연다고. 그리고 나가래요.

참고로 우리 부모는 학창시절 제 아침밥을 차려준 적이 손에 꼽습니다. 유산받은 외동이라 그런가 자기 편한거 중요하고요. 조부모 사랑 못 받았다고 본인도 자식한테 줄거 없답니다. 노력해도 안 된대요. 안 버리고 키워준 것만도 감사하라네요.. 그 상처를 이해하려 노력하지만 저한테 이런식으로 하는걸 납득할 정돈 아닌 듯합니다.

아침밥은 늘 외할머니께서 같이살며 해주셨습니다. 할머니는 지금 구순이 가까우신데 매우 정정하시고 정신상태도 건강하시고 종종 얄밉기도 하지만 참을 만한 정도십니다. 지금 집에서 부모는 몸이 아프고 형제는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생활을 꾸려가기 위한 모든 노동은 할머니와 제가 도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독립결심을 한 마당에, 가족이랑 평생 떨어져본 적이 없으니 할머니를 모시더라도 같이 나가 살겠다하니 부모형제가 미쳐 날뛰네요. 너같은거한테 할머니 보낼 수 없다고. 근데 제가 보기엔 할머니 산책도 시키기 귀찮아하고 할머니 밥도 최소비용으로만 차리고 빵으로 때우고 하는 사람들이 그런 말할 자격 없다고 봅니다. 할머니께서는 너희들 편한대로 해라 너희가 하란대로 할게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아무래도 저 혼자 나가 사는게 마음이 쓰인다고 하십니다.

니가 할머니랑 나가면 노인이 너한테 도움이 됐지 짐이 되겠느냐? 할머니가 저리 건강한데 반찬이라도 만들고 니 치다꺼리 해주시지 짐이 되겠느냔 말로 미루어 볼 때, 그냥 제가 이 집 탈출하는게 아니꼽고 돈들어 싫은데다 생활 도와줄 가족마저 보내는게 배알이 불편한가 봅니다.
자기네가 편하게 못 살 것 같으니까 방해공작하는 거겠죠?
제가 할머니랑 나가는데 노령연금은 자기네쪽에서 쓰겠다 하고, 제 월급통장도 부모가 관리하고 저랑 할머니쪽에는 최소생활비만 보내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저한테 키워준값이랑 가족에 폐끼친거 계속 수입 높여가면서 갚으래요.

저, 이거저거 다 감수하더라도 나가서 사는 게 좋겠죠?
속이 꽉막혀 너무 길어졌습니다. 죄송합니다.
곪아 터지는가 싶었는데 한결 낫네요.
충고도 조언도 조롱도 비웃음도 모두 달게 받겠습니다.
좋은 연휴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추천수2
반대수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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