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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도적 이야기

지산 |2024.10.01 21:14
조회 50 |추천 0

여의도 도적 이야기 / 이 계 섭

 

옛날옛적에

간이 배밖으로 튀어나온 걸출한 시인이 하나 있어

햇빛이 쩡쩡 내리쬐는 벌건 대낮, 서울 한복판에

세상을 어지럽히던 큰 도적 다섯을 꿇려놓고

도적들의 오만가지 죄상을 낱낱이 파헤치자

하늘도 분기탱천하여 *어느 맑게 개인날 벼락을 내리치니

육공으로 피를 토하며 꺼꾸러 젔다는데

순진한 민초들 도적들이 다 죽은 줄 알고 쾌재를 불렀으나

축재하고 목숨줄 보존하는 데는 재주가 조조 뺨치는지라

어찌어찌 살아나 간신히 도적명맥 부지하고 있다는데

그중 여의도 둥근 지붕밑으로 피신한 도적놈은 승승장구, 기세등등

다른 도적놈들 불러내어 눈 부라리고 호통치는 모습이 가관이라

돈 될만한 재벌총수 불러내어 온갖 모욕 안겨주고

말 안 듣는 장, 차관 불러내어 앉은 채로 벌세우고

별빛 번쩍 장성들 불러내 열중 셔, 차렷, 퇴장, 입장 반복하고

심지어 제 지은 죄 추궁하는 포도청 관리 불러내어 협박하고

저 간 큰 도적놈 하다 하다 이제는 도적질 한 제 죄는

나라와 백성 위해 한 짓이니 면책이 마땅하다

전후좌우, 눈치코치 볼 것 없이 도적질에 나서겠다

여의도 도적 중에 뻘건 완장찬 도적놈 하는 꼴 좀 보소

전에도 천둥벌거숭이로 날뛰다가 부처님께 혼꾸녁이 났었는데

완장을 채워주니 개기름 번지름한 상판대기에 뱁새눈 치켜뜨고

이 사람 저 사람 불러다가 윽박지르기 일상이라

어느 날 이마빡에 도끼자국이 생겨나도 이상할 것 하나 없고

완장찬 한 도적년은 아무나 불러다가 차근차근 망신주기 신났으니

저 조근대는 주둥이가 공업용 미싱에 꿰매여 저도 유구무언일터

김홍신의 완장은 여의도 완장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라

왜 하늘이 높고 땅이 두꺼운지 내 이제 알겠노라

아마도 하늘이 얕았다면 하늘이 뚫렸겠고

땅이 얇았다면 땅이 꺼졌으리라

완장 뺏긴 도적놈들 한 무리는 비랭이 짜루찢기 여념 없고

도적질 할 마음은 간절한데 도적질도 힘에 부치는 지라

그저 용산쪽 하늘만 처다보며 옛 영화만 그리누나

여의도 도적놈들이야 천성이 도적이니 그렇다 쳐도

누군가 여의도는 민초의 압축된 거울이라 했는데

여의도 3류를 만들어준 저 5류의 민초들을 어찌하랴

그저 지편이다 싶으면, 같은 강물 퍼마시고 살았다 싶으면

도적이던 전과자든 눈 질끈 감고 누른 저 손가락을 어찌하랴

나랏돈으로 제집 제사상까지 카드로 긁은 도적놈도,

제자식 출세 위해 표창장 인쇄공장 차린 도적놈도

푸른 집에 아부하려 포도청 위력을 남용한 도적놈도

감싸고 핥아주는 견녀인지 광녀인지 그년들의 광기가 끝이 없다

도적길 열어준 민초조차 외면한 채 객기찬 물건들을

중국 놈 탁구공 치듯 여의도에서 용산으로 용산에서 여의도로

이 도적놈들 두 달간 탁구놀음에 나랏돈 1200억이 날아갔으니

이보다 더 큰 도적놈들이 어디 있으랴

매일 새벽 성스런 마음으로 세상을 청소하는 미화원들

이 성스런 본업을 방기한 여의도 미화원의 한숨소리가 처연하다

더럽고 썩은 악취가 온 나라에 진동하는데

저 쓰레기를 치울 수도 치울 힘도 없는 미화원의 한숨소리다

이러고도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면

여의도 도적들은 더 큰 도적질을 할 것이고

5류의 민초들은 그저 습관처럼 손가락을 누를 테니

꿈틀대고 일어설 마지막 힘마저 사그라질것이 명약관화라

남미의 어느 나라처럼 구라파의 그리스처럼

한 번쯤 망해서 허리끈이 잘리는 고통을 당해야 마땅하다

한 번쯤 죽어야 산다

 

*김지하의 오적 이미지 차용

 

글쓴이 梨 花 堂

堂 主 智山 이 계 섭

충남 청양군 장평면 화평길 17

(서울시 도봉구 도봉한신@ 121-1701)

010 – 2755 – 5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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