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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누렁이 |2006.11.16 15:40
조회 24 |추천 0

기다림

이수정

숲은 옥상에 세들어 있습니다
당신이 사는 집
긴 계단을 걸어
문을 열 때도
닫을 때도
조심해야 합니다
숲은 세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문을 열면
길다란 가지들이
백 갈래의 가지를 뻗고
천 갈래의 뿌리를 내립니다

숲은 숨 죽이고
세들어 있습니다만
잎사귀들이 자꾸만 달싹이고 반짝입니다
잎들이 나는 연습을 합니다
숲은 하나도 놓치지 않고 꽉 붙들고 있습니다

잎사귀들은 벌써
나는 연습을 마쳤습니다
빛나는 사과를 따듯
당신이 허공에서 잎을 따낼 때까지
잎사귀들은 배회하고 다닐 것입니다
외로운 섬이 갈매기를 띄우듯이
이젠 잎을 날려야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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