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5개월 되는, 담달이면 이쁜 공주님의 엄마가 되는 초보 주부네요.
결혼 전에 직장생활하면서 돈을 꽤 모았는데, 어느정도 결혼 자금 마련되고 나서는 정말 쓰고 싶은 거 다 쓰며 여행도 다니며 신나게 살았죠.
서른두평 아파트 다 채우고, 자동차도 한대 뽑아간다며 농담처럼 말했는데...
제가 이렇게 가난한 남자를 만나 결혼할 지 꿈에도 몰랐죠.
번듯한 집에 빵빵한 시댁에, 억대의 연봉을 가진 남자들 수없이 만나왔고, 제가 맘만 먹으면 결혼할 기회가 여러번 있었음에도 왜 하필 울 신랑을 선택했는지...
부족함 모르고 자라와 가난이 무서운 지 몰랐던거죠.
친정에는 남편이 모아놓은 돈은 커녕 빚이 있단 사실조차 말하지 못하고 그래도 전세자금은 모아뒀더라며 거짓말 하여 힘들게 결혼 승낙을 받고 결혼을 했습니다.
집안의 가장으로 가족들 뒤치닥꺼리하느라 빚만 떠 안고 맨몸으로 결혼을 한 신랑.
제 친정에 한 거짓말을 포장하기 위해 빚을 내고 제 돈을 합해 아파트까지 구입하고 카드로 신혼살림장만하고....
은행빚만 1억 2천 500만원에... 몇천만원의 카드빚....
결혼하고 정말 많이 싸웠습니다.
돈 때문에요. 실은... 가난한 사람과 결혼 한 것을 후회하기도 했고, 이혼에 대해 생각하기도 했었어요.
결혼 전 은행 VIP고객이었던 제가, 통장에 잔고가 없어 카드값이 못 빠져나가기가 다반사... 매달 꽉꽉찬 마이너스 통장... 제대로 된 옷 몇벌 사지도 못했고 먹고 싶은 거 참아야 할 때도 있었어요.
근데...
오늘부로 우리 빚이 딱 7000만원 남았네요.
은행빚 원금만 5500만원. 7프로에 육박하는 이자도 다 냈고, 결혼 후 석달동안 미친듯이 청구되던 2천여만원의 카드빚도 다 갚았어요. 매달 시댁 생활비도 50만원씩 대 드렸고, 친정 엄마께 용돈도 30만원씩.(금전적으로 어렵다는 게 티내기 싫어서 저희 쪼들려도 친정에도 용돈 드렸어요.). 명절이며 양가 부모님 생신이며 각종 기념일까지 다 챙겨서 부모님 마음도 기쁘게 해 드렸구요... 1순위인 만기된 청약 통장도 하나 갖고 있고, 장기마련주택저축, 연금저축, 적립식 펀드도 꾸준히 넣고 있습니다. 정말 열심히 살았어요.
준중형 승용차도 한대 생겼고, 집값도 8천만원 정도 올랐구요...
물론 친정에서 차사는 데 보태라고 천만원, 아빠 퇴직하셨다고 천만원. 죄송한 맘으로 받기도 했구요(대신 아빠 퇴임식을 우리가 해 드렸거든요...) 적금 하나 깨긴 했지만 어떻게 이렇게 짧은 기간동안 많은 빚을 갚았는지 제 자신이 대견합니다.
담달이면 울 아가 태어날텐데...
둘째도 벌써 계획중이거든요.
연년생으로 후딱 낳을 생각인데 둘째 태어나기 전까지 빚 다 갚으려구요.
그래서 울 첫아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30평대 아파트로 옮겨 아이방 이쁘게 꾸며주려합니다~
어려서부터 엄마가 "샘이 말랐으면 말랐지 우리 **이 통장에 돈이 없진 않을거다." 하셨는데... 시어머니께 "우리 ** 돈 모으는 재주 하나는 비상합니다. 알뜰히 돈 잘 모을겁니다."라고 결혼 후 친정엄마가 말씀하신 적이 있는데... 억척스럽게 잘도 모았나봅니다.
직장생활 열심히 하고, 나의 짠순이 행각에 동참해 준 울 신랑.
없는 집에 시집오게 해서 고생시켜 미안하다며 안타까움에 눈물 흘린 적도 많았던 신랑인데...
오늘은 넘넘 행복합니다. 오늘이 딱 빚 7천 남은 날. ^^
이제 몇주 뒤면 태어날 사랑하는 우리 딸과 함께...
비록 빚이 7천 있다해도, 마음은 부자처럼 살거예요.
빚 많이 갚았다고 자랑하고 싶은데 마땅히 할 데가 없어 여기 남깁니다. ㅋㅋ
우리 모두 부자 되자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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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
그냥 자랑질 했는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실 줄이야... ^^
특별한 비법같은 건 없구요. 그래도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 몇가지 첨언할게요.
남편은 대기업 과장이구요, 전 초등학교 교사입니다.
둘이 합해 한달에 한.. 550정도 벌 거예요.
거기에 성과급, 명절 보너스 등이 둘이 합해서 연간 1200~300만원 정도 됩니다.
일단 결혼하자마자 신랑이 모든 통장과 신용카드를 저한테 넘기더군요.
근데 결코 반갑지 않았어요. 마이너스 통장에 잔뜩 빚진 신용카드니...
결혼 후 몇달동안 스트레스로 심각한 탈모에 시달려 남편이 욕실 청소 할 때 마다 속상해하고 미안해했던 기억이~~ㅋㅋ
남편 한달 용돈 20만원, 저 30만원 받으며 살기로했는데 제 용돈은 별 쓸 일이 없어 제 용돈은 따로 받지 않고 생활비에서 먹고 싶은 거 가끔 사고, 옷도 몇번 사고 그랬네요.
빚만 갚을 수 있나요. 저축도 해야죠.
결혼 전부터 주위에서 주워 들은 말이 있어서 청약 저축, 적립식 펀드, 장기주택마련 저축, 연금 저축, 교원공제회 저축 들던 것이 있어서 지금까지 쭉~ 매달 60만원 정도 저축 하고 있습니다.(남편 명의로 된 저축은 하나도 없어요. 좀 더 여유가 생기면 남편 명의로 적금 통장 하나 만들어 주려구요.)
보험은 남편, 저, 애기 것 해서 5개 들고 있구요... 보험만 한 30만원 정도 되네요.
그리고... 지출패턴 표를 하나 작성했어요.
매달 자동이체 되는 통장, 금액, 내역, 날짜..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표로 작성해서 언제 어느 은행에서 얼마가 빠져나갈지를 파악하고 있구요...
마이너스 통장에 최대한 돈을 넣고 나머지 통장엔 필요한 잔고만큼 남게끔 관리했어요.
통장도 너무 많으면 관리하기 힘드니까, 남편 급여 통장, 제 급여 통장 두개를 집중적으로 사용하고 제 명의로 된 두개의 통장을 더 관리 했습니다. 자동차 보험 등 혜택이 있는 신용카드 사용을 위해선 거래 은행이 지정되어 있거든요.
대출 이자나 수수료 등을 고려해서 결혼 후 둘 다 대출받은 은행으로 급여통장을 바꿨습니다.(전 은행 수수료가 젤 아깝더라구요. 내 돈 내가 빼서 쓰는데 뭔 수수료. 쩝.)
대출은 5개였는데 대출 상환 순서를 정했어요.
일단 중도상환 수수료가 없는 제 명의로 된 대출을 상환 1순위로 정했어요.
목돈이 생긴다면 일시 상환해야 하는, 이자만 내고 있는 남편 명의 대출을 제일 먼저 갚기로 하고, 남편 명의의 마이너스 통장의 마이너스를 메우는데 신경쓰고,
거치기간과 중도 상환 수수료가 있고 덩어리가 큰 주택담보대출은 제일 마지막으로 상환하기로 하고 그렇게 실행했습니다.
돈이 100만원 이상 모일때마다 제 명의로 된 대출을 갚아나갔구요...
친정에서 아빠 퇴직하고 천만원 주시기에 제 적금 하나 헐어서 매달 이자만 내고 있던 남편 명의로 된 빚 청산하고(남편이 결혼 전부터 갖고 있던 빚이었어요. 이거 갚으면서 울었어요. 아빠 퇴직금 일부와 내가 몇년 동안 붓던 적금으로 시댁 빚갚으니까 어찌나 속상하던지... 남편한테도 분명히 너무 속상하다고 말하고 충분히 위로까지 받았어요. ^^;;), 매달 마이너스 통장에 생활하고 남는 돈 다 넣어두었어요. 수시로 은행 가서 통장 정리하고 인터넷뱅킹으로 통장 관리하고.. 좀 귀찮긴하지만 그래도 그게 재밌더라구요.
빚이 주니까 이자 및 원금에 대한 압박도 줄어드니까 여유돈도 더 생기고 그렇더라구요. ^^
외식은 최대한 자제하고, 그래도 너무 참으면 힘드니까 한달에 한두번 정도는 근사한 데 가서 맛있는 거 사먹고, 두달에 한번 정도는 백화점에서 쇼핑도 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않도록 했어요.
매번 바뀌는 동서 명품 가방이나 지갑 볼 때마다 속상하긴 해도 눈 질끈 감고 참았구요.
동서 명품 가방, 지갑에 눈빛 흔들리는 절 보고 남편이 미안해 하면... 내 자신이 명품이라 저런 걸로 치장할 필요없다 씩씩한 척 말해 남편한테 기특하다 칭찬도 받아요.
둘이 결혼하고 더 옷 꼬질하게 입어서 사람들이 욕하겠다며 말하면서도 뭐가 좋은지 키득거리고 그냥 넘어갔어요. 둘이 인물되고 몸매 되니까 그래도 괜찮다며 위안하면서요.
저희 부부 워낙 걷는 거 좋아해서 영화 보거나 쇼핑 갈 때 20~30분 거리는 둘이 손 잡고 걸어가곤 했구요. 정말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승용차 사용 자제하고 대중교통 이용해요. 우리 동네의 장점이 교통이 정~말 좋거든요.
집 근처 마트가 있어서 우유 한개 살 때도 귀찮더라고 운동삼아 손 잡고 마트 가서 사오곤 했어요.
남들 다들 하는만큼 절약 했고, 특별한 비법도 없는데 이런 글 남기니까 좀 우습네요.
젤 중요한 게 마음인 것 같아요.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거.
남들 하는 거 다 하고 싶지만, 그런 거 다 하면서 어떻게 빚 갚고 잘 살겠어요.
하고 싶은 거, 먹고 싶은 거 참으면서도 우리 스스로가 우리 불쌍하다 생각하면 정말 불쌍해지는 거니까, 힘들 때마다 통장 꺼내보면서 쳐다보며 위안하고 용기 얻고 그랬어요.
무엇보다 이제 곧 태어날 울 아가한테는 힘든 상황 넘겨주지 않겠다 생각하니까 참을 만 하더라구요.
음... 제가 초등학교 2학년 때 엄마가 처음으로 통장을 만들어 주셨는데 그 이후로 돈이 생길때마다 저축을 했었어요. 어렸을 때 부터 저축하는 게 몸에 배여 있어서 돈이 생기면 쓰기 보다 일단 통장에 넣고 필요할 때 빼서 쓰던 것이 버릇이 되어서 성인이 되었어도 돈 생기면 저축하는 게 일반화 되어있었죠. 고등학교 때부터 100만원, 200만원 정기 예금 해 뒀다가 일년에 한번 이자 타서 제가 사고 싶은 거 사고 다시 원금은 은행에 묻어두었던 생활을 반복했어요. 해가 갈수록 100만원이 200만원, 300만원...으로 늘더라구요. 결혼 직전엔 2000만원 단위로 정기예금 해 뒀다가 일년에 한번 이자타서 제가 사고 싶은 거 흐뭇한 마음으로 사고 그랬었네요.
저축하는 습관은 제가 했다기 보다는... 엄마가 그렇게 시켜서 전 그냥 따라하다보니 생긴거죠. 엄마의 그런 경제 교육이 지금 제가 절약하는 습관에 많은 도움이 된 거 같아요. 아빠 혼자 버는데 자식 삼남매 다 대학공부 시키고 아들 둘 결혼할 때 집사주시고, 차 사주신 거 보면... 저희 엄마도 정말 대단하시죠.
500원, 100원... 아주 적은 금액도 아끼다보면 큰 돈이 되는 거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