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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받지 못하는 기분이야... 얘기 좀 들어줘

쓰니 |2024.12.26 20:13
조회 3,299 |추천 14
우리 집은 화목한 가정인 편에 속하고
부모님도 나를 사랑하시는 것 같아.
금전적으로 어려움을 느껴 본 적도 없었어.
두 분 다 정말 열심히 사시는 분들이고 나도 부모님을 존경해.
근데 가끔씩은 엄마에게 불편한 마음이 들어.

일단 제일 먼저 생각나는 건 친구와의 연락을 계속 궁금해하셔.
핸드폰을 보고 있다 하면 누구랑 연락하는지 무슨 내용인지 물어봐... 가끔씩은 연락한 내용을 보여달라고 할 때도 있어.
나는 내 프라이버시라고 생각해서 안 물어봤으면 좋겠는데
내가 불편하다고 얘기하면 그게 뭐가 불편하냐고 엄마니까 당연히 궁금할수 있다고 좀 보면 안되냐고 하더라.
내 영역을 침범 당하는 느낌이라 난 싫은데
내가 어리니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거 같아.
심지어 엄마는 내가 엄마 친구들이랑 한 연락 보는거 괜찮아해서 나를 이해 못하시는 거 같아.

또 한번은 그런 일이 있었어. 찾아보니까 이건 많은 자녀들이 경험해봤던 일 같더라고. 특별한 일은 아니겠지만 나도 이런 경험이있었다는 걸 말하고 싶어서.
내가 엄청 힘들었을 때가 있었어. 살면서 그렇게 우울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
근데 엄마가 그걸 알게 되었을 때 나한테 화를 내시더라.
내가 너한테 뭘 못해줬냐고. 억울해하시는 거 같았어.
그런데 나는 부모님이 못해줬기 때문에 힘든 게 전혀 아니었거든.
성적이랑 친구관계 등 외부요인의 영향이 컸었어.
계속 그렇게 해명을 했는데도 어쨌든 부모가 너에게 못해줬다고 생각하니까 외부요인이 채워지지 못한 게 아니냐며 화내시더라고.
난 외부요인으로 인한 우울은 부모님이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해.
아무래도 엄마는 그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 같아.

그 외에도, 이건 정확한 상황을 기억하진 못하겠는데
지금까지 엄마와의 언쟁이 있었던 중 항상 흘러갔던 대화 흐름이야.
엄마가 A에 대해서 나를 질책하면,
나는 A에 대한 해명 또는 반박인 B를 해.
그런데 엄마는 B를 전혀 듣지 못한 것처럼, 계속 A만을 말해.
나의 재반박인 B조차 합리적이지 못한 이유를 제시해야 언쟁에 진전이 있을 텐데,
계속 A만을 말하면서 내가 틀렸다는 것을 주장해.


크게 생각나는 건 이 세 가지인데, 불편했던 상황은 이 외에도 더 많았어.
지금까지 느꼈던 바로, 엄마는

엄마라면 딸의 모든 것을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한번 판단을 내리면 자신과 다른 의견을 고려하지 않으며,

부모라면 자녀에 대해서 권위가 있으며, 자신이 부모로서 베푼 것이 있으니 자녀라면 당연히 부모의 모든 말에 따르고 협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어리다는 이유로 자녀의 의견을 고려해보지 않는 것 같아.


물론 엄마를 욕하고 싶은 건 전혀 아니야.
이 정도는 인간관계 사이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갈등이라고 생각해.
내가 알아채지 못했지만, 내가 잘못한 부분도 충분히 있을 거고.
그저 내가 불편하다고 느꼈던 부분만 나열한 거니까.
그런데 나는 다른 가정들도 이런 게 당연하고 나 혼자만 불편하게 여기고 있는 건지, 아니면 부모와 대화하며 조율해 나가야 할 부분인지 궁금해.
그리고 만약 후자라면 이런 가정들의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고 싶어.
이런 문제를 극복했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어떻게 서로가 마음 상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며 갈등을 풀어나갔는지.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결국은 헤쳐나갈 수 있길 바래.
2025년 다들 잘 지내.
추천수14
반대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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