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언제나 누구나 그렇듯이 !!
톡을 즐겨보는 20대 톡녀입니다:)
저는 할머니, 할아버지랑 같이 사는데요,
어젯밤에 할머니랑 하던 얘기가 생각나서 몇자 끄적여 봐요.
운동을 한참 하고 집에 들어갔는데
할아버지는 주무시고 할머니는 안자고 저를 기다리고 계시더라구요.
불을 끄고 할머니 옆에 바짝 가서 누워서 할머니를 끌어안고
"할머니 왜 안자? 나 기다렸어요?"했더니
"그럼, 니가 안오는데 잠이오냐?"라면서 엉덩이를 토닥토닥 (부끄..)
역시..........ㅋㅋ 저는 할머니가 저를 사랑하신다는 생각에
회심의 미소를 씨익....^____^+
한참이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거실에 괘종시계는 뎅뎅 울려대고
제가 잠든 줄 아셨던지 할머니가 제 머리를 쓰다듬으시면서
"요새 들어 부쩍 팔이 아파서 잠이 안 오네.."
라면서 혼잣말 하시는 할머니가 유독 작아보였어요.
"할머니 , 팔 아프면 내가 주물러 줄까?"
"애기가 늦게 들어와갖고는 잠이나 자지 주무르긴 뭘 주물러. 강아지가. 어여 자."
저희 할머니... 어릴때 전쟁으로 부모님 여의고
일찍 할아버지한테 시집와서 약한 소리 한번 해보지 못하고
열여섯살 꽃다운 나이에 아이를 갖고..
어.. 지금 생각하면 참 가슴이 아프네요
요즘 청소년들은 16살이면 전쟁이 뭔지도 모르고
그저 행복하게 학교다니면서 친구들이랑 웃고 떠들고.
저도 그렇게 살았지만...
우리 할머니의 16살은 어땟을까요...
전쟁나서 도망치기 바쁘고..
부모님이 폭탄맞고 돌아가시는걸 보고..
전쟁의 두려움에
뭉근한 시체 밟고 도망가기 바쁘고..
거리엔 쓰레기조차 먹기 바쁜 피난민들이고..
산나물 캐다가 아이들 죽 쑤어 먹이고..
지금의 열여섯살들은 이런 생활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요?
저조차 얼마전에 이스라엘 전쟁 기사들을 보면서
피부로 와 닿지 않는 전쟁이란 단어가 너무나 멀리 느껴졌는데..
그 아픈 고통들을 딛고 전쟁은 겨우 끝났지만
할머니의 꽃다운 시절은 누가 보상해주는걸까요..?
내일모레면 팔순이신데.. ㅜㅜ
언제나 친구같고, 엄마같고,
다정다감하고 유쾌하시고 호탕하시고..
제가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분인데.
돌아가시고 안 계시면 얼마나 슬플까요?ㅜㅜ흑
그러다 전 문득 궁금해져서 할머니한테 물었습니다.
"할머니 할머니, 할머니는 엄마가 보고싶으면 어떻게 해?"
카메라도 없던 시절에 사진 한 장 안 남아있는데.
할머니는 엄마가 보고싶으면 어떻게 하는걸까요?
학교때문에 엄마랑 떨어져서 사는 나처럼
엄마가 보고싶으면 전화걸고 사진보고,
그럴수 없는 우리 할머니는
엄마 얼굴 기억이나 나실까요?
아.. 역시나였습니다.
"요놈 강아지가 잠은 안자고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말이 많아.
엄마가 보고싶으면 뭘 어떻게 해.
어릴때부터 할머니는 엄마랑 닮았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거든?
그러니까 거울 보면 되는거야.
사실 할미도 엄마 얼굴 기억 안나...
나랑 닮았다니까 거울 보면서 우리 엄마가
늙으면 이렇게 생겼겠구나. 하는거지..."
나긋나긋하게 담담히 말하시는
할머니 얘기 들으면서 저는 왈칵 울어버렸어요ㅠㅠ
여러분은 엄마, 아빠한테 잘 하고 계세요?
혹시나 돌아가시고 나서 저희 할머니처럼 나중에..
오래 자면 꿈에나 볼까 하고 그리워 하지 않을까요?
저 오늘부터 엄마아빠한테 잘 할거예요 ㅠㅠ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혹시나 궁금하신분 계시면 우리 할머니 사진 올릴게요:)
추운데 감기조심하시고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