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올해 고3이 되는 평범한 지방의 고등학생입니다. 먼저 방탈 죄송합니다. 저희 부모님과 가장 연령대가 비슷한 분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는 곳이 이 채널이라 생각하여 여기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일단 저는 부모님 두 분이 모두 의사이십니다. 아무래도 두 분 모두 공부를 굉장히 잘하셨기에 저에게 거시는 기대도 그에 비례하게 크십니다. 저도 이를 알고 있고 어릴 때부터 그에 맞는 공부를 하며 자랐습니다. 그런데 무작정 반항심만 컸던 사춘기도 다 지났기 때문에 이성적으로 보았을 때 아직은 어리지만 곧 성인이 되는 제가 보기에 저희 집이 일반적인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로 그러한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문제점을 말하면 색안경이 될 수 있으니 일단 제가 커 온 과정을 조금 말씀드린 후 의문이 드는 문제들을 나열하겠습니다.
저는 부모님이 29, 30일 때 결혼하고 낳으셔서 전공의 생활과 육아를 동시에 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어머니는 저를 외가에 맡기셨습니다. 그 후 저는 초등학교 4학년까지 외가에서 자랐습니다. 제가 7살이었을 때 남동생이 태어났었는데, 남동생은 돌봄 이모님을 고용해 어머니 아버지와 같은 집에서 자랐습니다. 그리고 4학년 2학기가 되었을 때 미국으로 1년 연수를 다녀온 뒤로부터는 부모님과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부모님이지만 십 년도 넘는 시간 동안 같이 살았던 조부모님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산다는 것은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동생이 아직 어린 탓에 부모님은 동생을 챙기기 바빴고 저는 동생을 죽여버리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기억은 잘 못했는데 일기장에 꾹꾹 눌러담아 적어 뒀더라고요)
동생은 늘 엄마 옆에서 아양떨기 바빴고 엄마는 공부도 못하는 제 동생을 더 좋아했습니다. 저한테 가끔 아니라고 말하시긴 했지만 사실 사랑이라는 건 알게 되는 게 아니고 느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학원 하나도 다니지 않고 중학교 수학까지 초4때 끝냈는데 지금 글을 쓰는 날 기준으로 저희 동생은 초6 올라가는데 중2것도 반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편애라는 걸 알고 나서도 솔직히 별 수 없었던 저는 그냥 그 집에서 계속 자랐습니다.
각설하고 몇 년 후, 제가 중학교 1학년, 동생이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하던 2020년 코로나가 대유행하여 온라인 수업을 하게 되었고 원래는 대학교에 가야 스마트폰을 사 주신다고 하셨던 저희 부모님은 제 담임선생님과 통화를 하시고 나서 저에게 스마트폰을 사 주셨습니다. 그때 저는 필요할 때 외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없었고 밤 10시 지나서는 친구에게 문자도 보내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사실 중학생들도 학원 다니느라 바쁘고 10시 지나서야 한숨 돌리는데 저는 그때부터 사용을 못하게 하시니 좀 슬펐지만 대들다간 쳐맞기 때문에 그냥 조용히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중학교 때 액괴유튜브... 를 했는데 그것도 마음에 안 들어하셨습니다. 인터넷 상에서 누군가와 상호작용을 한다는 것 자체가 싫으셨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걸로 또 혼나고 맞았습니다. 그러다가 유튜브도 접게 되고 결정적으로 제가 엄마가 엄마로 보이지 않게 되는 일의 시작은 중3입니다.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남자친구를 사귀었었습니다. 솔직히 말해 질이 좋은 아이는 아니었지만 (저희 부모님의 기준은 공부를 저보다 잘하지 않는 것입니다.) 딱 3일 사귀었을 때 들켰고 코로나가 덜 끝났던 때라 마스크 벗은모습도 제대로 보지 못했는데 처음 들켰을 때 딱 하시는 말이 대줬냐 입니다. 솔직히 여자가 제일 듣기 싫고 수치스러운 말인데 그걸 아무렇지도 않게 딸한테 내뱉는 걸 보고 너무 충격받았습니다. 그리고 죽도록 맞았습니다. 저는 손 몇 번 잡고 한 번 안아 본 게 다입니다. 그리고 대뜸 하시는 말이 임신했냐고 여쭤보십니다. 절대 아니라고 했죠 애초에 하지도 않았는데... 임신이 맞으면 집에서 쫓아내겠다고 하셔서 그러라고 했습니다. 그러니 나가서 임테기를 사오셔서 저보고 하랍니다. 남동생과 아빠가 다 보고 있는 곳에서 그딴 말을 들으니 정말 수치스럽고 이걸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몇 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그날은 음성이 나와서 그냥 지나갔습니다. 그 애와는 헤어졌고요. 그때까지 저는 태어나서 콘돔도 본 적 없는데 임테기를 먼저 볼 줄은 몰랐습니다;;
며칠 후, 저희 어머니께서 일하시는 대학병원 카페에 갔습니다. 엄마 남사친과 수다를 떨다가 엄마께서 "남친이랑 한건 아니래~ 자꾸 생각나서 공부 못해서 안돼" 라고 하셨습니다. 지 여사친도 아니고 남사친한테 제 남친얘기를 어디까지 한 건지 모르겠지만 진짜 저 입을 꼬매버리고 싶었습니다. 저랑은 관계라고 해봤자 건너건너 아는 사이일 텐데 그 얘기를 했다는 것에 대해 또 수치스럽고... 이하동문... 상식 밖의 일이었습니다. 말해 봤자 그냥 남친이 있었다더라~~ 정도일 줄 알았지 그렇게까지 말하셨을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부터 동성애 관련 얘기 나오니 불편하신 분들은 뒤로가기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어찌저찌 제가 고등학교 입학을 할 때 30분 거리로 이사를 갔습니다. 고등학교도 혼자 다른 곳으로 가 적응하던 도중 여고를 배정받았던 저는 숏컷 여자애가 대쉬를 해서 밀어내지 못하고 호기심에 받아주고 있었습니다. 이건 제가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제 잘못이고 충분히 부모님께서 억장이 무너지실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으로 대쉬받았던 여자애 말고 건너건너 알던 중학생 여자애 한 명과 어쩌다 사귀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중학교 때까지 정말 찐따같이 살았던 저는 이런 관심을 거절하지 못해서... 그래서 다 받아줬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제가 나가 놀 시간을 절대 단 1시간도 내 주지 않으시니 생리결석을 쓰고 데이트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폰을 뒤지시던 어머니께서 대화내용을 발견하시곤 아버지를 불러 저를 대리석 바닥에 내리꽂고 발로 깠습니다. 이 얘기는 저희 어머니 입장을 강화하기 위해 쓰는 내용이니 (저도 이 일이 정말 큰 실망을 안겨 드렸을 것을 알기 때문에 머릿속으로 개요를 잡아 봤을 때도 이 일은 제가 쪽팔리더라도 꼭 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냥 사실적으로 쓰겠습니다. 그렇게 저는 그 여자애랑도 헤어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는 어머니께 먼저 여자를 좋아한다고 한 적도 없고 그냥 엄마가 제 폰을 뒤지다가 발견하신 건데 엄마 가슴에 비수를 꽂았네 뭐네 하시는 게 조금 어이는 없습니다. 아직 제가 어린 거겠죠. 비수 꽂은 거는 동의하는데 이건 제 손에 비수가 있었는데 제 손 잡고 직접 꽂은 거 아닙니까? 참고로 지금은 그때 흔들렸던 제 성 정체성을 제대로 확립했고 여자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저때쯤 고1이 끝이 났고 내신은 당연히 그 사단이 있었으니 작살났습니다. 고2 내신도 제가 선택적으로 하고 싶은 과목만 공부해버려 이과 과목만 상위권이고 나머지는 중위권 정도였습니다. 정시 준비를 하고 있고 모의고사는 못해도 전교 10등 가장 마지막에는 전교 4등이어서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저희 학교는 몇십 년 전부터 꽤나 공부를 잘하기로 유명했던 여고입니다. 부산이고... 부산외고보다 국어랑 영어도 어렵습니다. 현재 저는 지금 부모님과 고1때 정도의 그런 큰 사건은 없이 작은 마찰은 유지하며 살고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 인생의 극점을 모아 둔 자취입니다.
이제 제가 의문이 드는 점은, 정말 고3은 하루에 폰을 30분도 보면 안 되고 친구와의 연락은 일제히 금지해야 하는 건가요? 솔직히 저 머리좋습니다. 수학이랑 탐구도 나쁘지 않지만 언어영역을 특히 더 잘합니다. 그리고 폰을 본다해도 하루에 4시간씩 보는 것도 아니고 그냥 소소하게 쉬는 시간에 보는 것이 다입니다. 얼마 전에 어머니께 허락받지 않고 편의점에 다녀왔다가 이제는 아예 압수당했습니다. 19살이나 먹고 편의점 하나도 못 다녀옵니까? 위치추적도 다 깔려 있고 정말 15분만에 돌아왔는데... 저는 이날 엄마가 퇴근하고 돌아오시자마자 너 죽여버리고 싶다며 뺨을 두 대나 맞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엄마가 직접 본인 입으로 동생 편애한다고 하는 것이 정상입니까? 생각해 보셔요... 미국에 가면 솔직히 인종차별을 마음속으로는 누구나 다 하고 있습니다. 그건 유전자에 각인된 본능입니다. 하지만 그걸 입 밖으로 내는 것은 비상식적인 행동인 거죠 이거랑 다를 바가 없다 생각합니다. 저한테는 안 버리고 키워주는 것으로 감사하라고 하는데 동생한테는 그런 말 안 하십니다. 저는 아직 미성년자이고 감히 부모님께 빌붙어 사는 거머리같은 존재인 것은 익히 들어 알고 있으니 그냥 참으라는 말을 듣고자 올린 글은 아닙니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