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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아픈 분들의 행복을 빌며

물망초 |2025.03.18 14:05
조회 77 |추천 1
안녕하세요,막상 글을 적자니 필력이 안좋아서 글이 잘 읽히실까 걱정되지만..그래도 진심을 다해서  써봅니다.저는 8년째 우울증약을 먹고 있는 20대 여자입니다.유년시절엔 남동생의 죽음으로 상처를,청소년시절엔 엄마아빠의 억압과 통제로 상처를그리고 어른이 된 지금도..아직 그에 벗어나지 못한 채혼자 속앓이를 하고 있는 못난 사람이지만,글을 써봅니다.요새 마음이 아픈 20대분들이 많은 거 같아요.제가 치료다니는 병원에도 제법 제 나이 또래분들이 많이 보이곤 합니다제 남은 행복을 드릴 수 있다면 드릴테니,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은 부디 꼭 행복해 주세요.

나는 오늘도 유서를 씁니다.

몇 번째 유서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죽을 용기도 내지 못하는 나는,

살아갈 용기도 내지 못해 오늘도 허덕입니다.

어김없이 오늘을 살러 나갑니다.

수면제와 우울증 약 공황장애 약 많은 약에 취한

나의 아침,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을 살기 위해 초점 없는 눈과

텅 빈 마음으로 지하철을 탑니다.

출근길엔 어김없이 사람이 많습니다.

콩나물 같은 지하철 속에서 나는 오늘도

휩쓸려 갑니다.

운이 좋으면 앉는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나는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

양보합니다.

그 순간 하나로, 사람은 사람을 보고

버티며 산다는 말을 잠시 떠올립니다.

잠시나마 텅 빈 내 마음이 조금 나아집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숨이 차오르고 어지러울 때면

나는 노래를 듣습니다.

가사를 먼저 듣던 제가,

이제는 무슨 가사인지, 어떤 멜로디인지

모른 채 그냥 하염없이 듣습니다.

나를 이 사람 가득한 지하철에서 버티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이니까요.

그러다 지나치게 숨이 차오르면

파우치 안에서 안정제를 꺼냅니다.

내 스스로 나에게 안정을 주는 것이 안정제가 아닌

노래라는 핑계를 대봅니다.

그렇게 또 오늘도 나는 나를 속입니다.

회사에 도착해서 컴퓨터를 켰습니다.

이 작은 화면 속 안에는 나를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오늘도 난 상냥한 생기 있는 내가 되어,

연기를 합니다.

사람들은 그림자가 드리운 어두운 사람을 싫어합니다.

그래서 나는 허기졌던 애정을

아주 밝은 나를 연기하며 채웁니다.

퇴근을 합니다.

또 다른 나를 연기하며 나름의 허기짐을 달랬다고 생각했는데,

출입문을 나서자마자 나는 다시 한없이 배고파집니다.

집에 돌아왔습니다.

무언가 먹을 힘이 없습니다.

얄밉도록 알록달록한 수면제 몇 알을 삼킨 채,

잠에 듭니다.

오늘도 또 다른 내가 자는동안 냉장고 음식을 꺼내먹었나봅니다.

나도 기억을 못하는 내 자신이 이렇게라도 허기를 달랜걸까 하고

묵묵히 치우며 하루를 시작합니다.


어떻게해야 나는 나로 살 수 있을까요..

추천수1
반대수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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