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두절미하고 글부터 쓸게요. 저는 대학생입니다.
엄마, 아빠는 쭉 맞벌이 하셨고, 엄마는 살림과 육아도 혼자서 도맡아 하셨어요. 아빠는 지금까지 요리를 일절 하실 줄 몰라요. 엄마가 당직하셔서 늦으시면 엄마가 퇴근해서 올 때까지 쇼파에서 티비보면서 엄마(밥)를 기다리세요.
저는 그걸 보면서 컸고, 아빠는 저에게 관심 또한 크지 않았기에 (엄마 말로는 표현을 안 한다고 하시지만) 아빠의 필요성이 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왜냐면 제 기억 속에 아빠는 화나면 소리지르고 물건 집어 던지는 그런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제가 고등학생이 된 이후 갑자기? 자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왔지만, 전 그다지 아빠에게 관심 없었어요.
가장 큰 문제는 아빠가 직장을 엄청 자주 옮기세요. 엄마가 같이 산 햇수보다 직장을 옮긴 횟수가 더 많은 것 같다고 하실 정도로요. 저희 집은 부자가 아닙니다.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집입니다. 엄마는 50대 되도록 명품 하나도 없어요. 엄마가 아빠 비싼 옷 사줘도 본인은 아예 안 사요.
최근에도 아빠가 갑자기 직장이 힘들다고 또 그만두셨어요. 이제 나이가 나이인지라 직장구하기도 힘든데 말이죠.. 계획도 없이 한 달간 시간을 달래요. 회사 그만두고 나서도, 아침에 엄마가 밥 차려놓은 거 점심에 먹고, 엄마가 퇴근할 때까지 밥 먹으려고 엄마를 기다려요. 엄마가 무슨 무급 식모인가요? 이런 아빠가 너무 싫고, 답답해서 죽어버릴 것 같고, 엄마는 부모 일이라고 저희에게 신경 끄라고 말씀하세요.
엄마가 외할머니랑만 살아서 '아빠가 있는 안정적인 가족'을 위해 엄청나게 노력합니다. 저희를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하세요. 그런데 저는 능력 없고 돈 없고 직장 자주 옮기고 살림 아예 안 하는 아빠랑 왜 자꾸 살려고 하는지 정말 모르겠어요. 엄마가 너무너무 불쌍해서 눈물만 나와요.
더불어 저희 아빠는 엄마 생일 선물, 기념일 일절 안 챙깁니다. 제가 시켜야지 꽃 사와요. 평생 그랬습니다. 엄마는 진수성찬으로 아빠 생일상 차려서 할머니댁 불러서 다 같이 식사합니다^^ 아빤 앉아서 받아 먹기만 해요. 그래서 제가 엄마 생일은 제 돈으로 생신선물 드리고 아빠는 일절 안드려요. 심지어 외갓집도 멀다고 3년에 한 번 꼴로 갔어요. 엄마가 맨날 괜찮다고 하는데 아빠는 진짜 괜찮은 줄 알고.....;
아빠는 이게 나아진 수준이에요..^^ 지금은 그나마 빨래라도 하시고(;), 다정하게 엄마랑 자식들에게 말이라도 해요... 제 눈치도 보시구요,.. 근데도 전 아빠가 여전히 너무 답답하고 싫어요. 엄마가 불쌍해서.
저한테 엄마는 너무 소중하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가장 의지하고,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도대체 엄마에게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할까요. 그냥 옆에서 제가 엄마가 더 힘들어하지 않게 도와드려야 하는 걸까요.. 엄마는 죽어도 이혼 생각 없어보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