ㅎㅎ, 안녕하세요~
회사에서 네이트,싸이를 막아놔서 사내 블로그니티에서 펌질된 톡을 즐겨보며
아산에 거주하는 올해 나이 달걀 한판의 男입니다.
오늘 설 연휴인데도 짬이 미비한 터라 근무를 하다 이렇게 펌질된 톡을 보면서 약간의 여유(?)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나도 저렇게 잼난 일이 없었을까...하는 생각중에 딱 하나 떠올라서 한번 적어보려고 합니다.
제가 원체 글을 못 써서 웃긴 얘기인데도 잼없게 쓸까봐 걱정이네요~ㅋ
그래도 읽고 피식~이라도 웃고 넘어갈 수 있길 바래봅니다.
때는 2003년.. 제가 군복무하던 시기입니다.
당시 저는 상병이었고 한참 포상휴가에 열을 올리며 나갈 궁리만 하는 시기였지요.
하지만 휴가를 나가봤자 솔로였기에 같이 놀 누군가를 찾아야만 하는 귀찮음이 늘 있었지요.
아무튼...
제 후임 중 한 놈이 꼭 저를 약올리며 말하는 녀석이 있었습니다.
짬 차이가 얼마 나지않아 형동생처럼 농담을 주고 받곤 하였지요.
포상휴가를 앞둔 어느 날...
후임 - 정XX상병님, 곧 휴가십니다~?
본인 - 그렇지.. 담주 춘계 진지공사때 찍~ 싸라. 횽아는 밖에서 이쁜 언니들이랑 놀다 올테니..ㅋ
후임 - ㅋㅋㅋ, 이쁜 언니는 무슨... 같이 놀 사람이나 있습니까?
본인 - 이쉑.. ㅡㅡ^ (도발에 넘어가며)그래, 혼자다. 나 혼자 놀거다 임마!
후임 - 혼자서 뭐 하시게 말입니까? ㅋㅋ
본인 - 나 혼자 밥도 먹고,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고...(아차!)
후임 - 영화를 혼자서 말입니까?
본인 - 그래,자쉭아~ 내가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주마!
이리하여 전 후임의 뻔히 보이는 놀림에 발끈하며 혼자 놀기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했습니다.
호언장담했지만 정말 영화만큼은 아니라며 세치 혀끝을 잘못 놀렸다고 생각했습지요~
하지만 이게 뭔지... 갑자기 정말 혼자 한번 놀아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혼자 놀기 계획을 한번 세워봤는데...역시 가장 문제는 영화였습니다.
이걸 어케 혼자보나.. 솔직히 보는것까진 문제가 아니였습니다.
원래 죄 많은 넘이 지레 겁 먹는다고 누가 보지도 않을텐데 괜히 저 사람 혼자 왔나보다라는 다른 사람들의 이목이 두려워 이래저래 고민이 많았습니다.
결국 저의 결론은 이랬습니다.
사람이 적은 시간을 노리자!! (오~ 천잰데...ㅋ)
그래서 생각한것이...조조상영이었습니다.
드디어 휴가를 나가고..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나름 그 짧은 머리에 젤을 바르고 옷도 나름 깜쌈하게 입고.. 민간인인냥 최대한 노력을 했지요.
영화는 당시 손예진을 좋아했기에 저의 선택은 '첫사랑 사수궐기 대회'라는 코미디성 멜로였습니다.
혼자서 영화를 보는데 연애물이고 하니 꼭 오타쿠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뭐 혼자 찔린 셈이죠.
문제는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매표소..
당시 제 고향은 매표소가 지금의 멀티상영관처럼 안에 있는게 아니라 극장 밖에서 줄을 서서 유리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매표원의 낭랑한 마이크 소리가 밖으로 울려퍼지며 거래(?)를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사람이 그래도 뜸~~ 했습니다.
저의 순서가 되었고 저는 뒷사람이 못듣게 작은 소리로 유리창에 가까이 대고 거래를 시작하였습니다.
(참고로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매표원의 목소리는 마이크를 타고 밖으로 낭랑하게 나옵니다.)
본인 - "첫사랑 사수궐기 하나요~"
매표원 - "조조 하나요?"
본인 - "네~"
매표원 - "한장이요?"
본인 - "(젠장..하나라고 했잖아!뒤에서 듣게..ㅡㅡ^)네.."
매표원 - "한장이요? 혼자 보시게요?"
본인 - "(OTL 아놔~ 혼자보든 말든..)네.."
매표원 - "첫사랑 사수 궐기 대회 조조 한장!! 입니다~"
아..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뒤에 서있는 커플들의 웅성거림과 약간의 웃음소리를... 아.. 저 매표원 모야.. 표나 달란 말야!! OTL
얼굴이 빨갛게 달아 오름을 느끼며 재빨리 상영관으로 들어섰습니다.
들어서니 보이는게 딱 2팀이 있더군요. 저를 포함 총 5명~
커플 하나.. 그리고 男男커플 하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男男커플을 보며 속으로 웃었습니다.
'내가 니네들보단 낳은것 같다,ㅋㅋㅋㅋㅋ'
혼자서 같지도 않은 위안을 삼으며 제 좌석으로 갔습니다.
앞으로의 재수 없음 알리려는 복선인지 제 자리는 재수없게 커플 앞좌석이더군요.
조조라서 그런지 상영전 나오는 CF나오지 않아 뒤의 커플의 대화는 듣기 싫어도 모두 들렸습니다.
여 - "오빠, 콜라 마실래?"
남 - "그럴래? 내가 사올께~♥"
여 - "아냐, 내가 화장실 다녀오면서 사올껭~♥ 좀만 기다료~"
사귄지 얼마 안되는 듯한 애교 철철 넘치는 엑센트의 대화체가 오가더군요..어찌나 부럽던지.. ㅠ.ㅠ
여성분은 콜라겸 볼 일을 보러 밖으로 나갔고 좀 지나 영화가 시작하려고 하는지 불이 꺼졌습니다.
잠시 뒤에 여성분이 한 손에는 콜라를 들고 다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입구가 앞쪽이었기에 그분의 행동 하나하나를 다 볼 수가 있었지요.
불이 꺼져 어두워 자릴 못찾는지 핸드폰을 꺼내어 표를 빛추어 자신의 자리를 찾더군요.
(전 이해가 안됐습니다. 사람이나 많으면 몰라..ㅡㅡ;;)
그런데 이윽고 뒷줄이 아닌 제 줄로 들어오시는 겁니다. 뭥미...???
그리곤 제 옆에 턱~하니 앉더이다..
저도 그랬고 뒤의 남성분도 그랬을것이고.. 암튼 요즘말로 깜놀했습니다.
전 옆을 물끄러미 쳐다보았지요. 그러자 여자도 뭔가를 얘기하려고 고개를 돌려 저를 보더니..
(예상 행동 패턴)
부끄러워 하며 후다닥 뒷줄로 돌아간다...
B!U!T! BUT 그러나~~
그분은 아무렇지 않게 남친을 보며..
여 - "오빠 왜 거기에 있어?"
남 - "야, 왜 거기 앉아~"
여 - "어?J열x번..여긴데? 일루와~ 일루와~~ 일루와~~~"
그렇습니다. 그 커플은 처음에 자리를 한 칸 뒤에 잘못 앉아 있던겁니다.
그런데 더욱 가관인것은 그 남친분.. 친절하게도 "그래?알았어~♥" 하며 앞줄로 내려오더이다.
머냐..이 커플?? ㅡㅡ^
순간 많은 생각이 오갔습니다.
'아니, 자리가 없는 것도 아니고 그 많고 많은 곳에서 자리를 따지다니.. 그리고 왜 불러~? 지가 가면 될거 아냐~~~
아놔~~ 매표소 직원은 또 모야?? 하고 많은 자리중에 날 엿먹이려고 커플 옆자릴 끊어줘??? C8'
결국 우리 셋은 일행인냥 쭈르륵 같이 앉게 되었고, 누가 보면 일행으로 착각할 정도의 어색한 친밀감(?)을 공유하며 잠시지만 같이 앉았답니다.
영화가 시작하여 모든 불이 꺼졌을때 저는 살포시 일어나 한 칸 건너 앉아 죄 지은듯이 옆에 찌그러져 우울하게 영화관람을 하였답니다~
전 그날 이해할 수 없는 커플..(특히 여성분ㅋ)과 저의 외로움을 달래주려고 그 옆자리로 자리를 마련해준 고마운 매표원의 마음 덕에
오나전 초안습의 굴욕아닌 굴욕을 겪게 되었습니다. 매표원 언니 고마워요~ ㅠ.ㅠ
아..그때를 생각하니 손발이 모두 오그라드는군요..ㅋㅋㅋ
지금은 저도 사랑스런 여친이 있어 이제는 영화를 혼자 보러 가는 일은 없답니다. ^^;
말로 하면 좀 더 잼날 수도 있었을텐데 워낙 글재주가 없다보니..ㅋ ㅈㅅㅇ~
좋은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