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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이정도밖에...

슬픈하루.. |2004.03.19 17:43
조회 483 |추천 0

5월 마지막주..결혼날짜도 잡아뒀는데.. 이제는 그 사람을 잊어야합니다.

눈부신 오월의 신부가 되리라 기대하면서 맘 설레고 행복했었는데 이제는 그 사람을 잊어야합니다.

 

한창 우리 사랑이 무르익을때쯤 나에게 오빠집안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어머니랑 아버님이랑 별거중이시다. 10년 다되어간다. 자기도 아버님이랑 연락끊고 살고있다. 등등...

혼기가 꽉찬 우리로서 단지 연애만을 하는것이 아니라 결혼을 생각했어야했기 때문에 자기집안을 받아들일수 있냐는 식으로 집안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러면서 힘들어하더군요...

그러나.. 나또한 보통 평범한 집은 아니라, 차마 말로는 하기 힘들고 우리집안 이야기를 메일로 섰었죠.

우리아빠 뇌성마비 장애 1급, 우리엄마 척추장애 3급의 장애인 집안이라고.. 오빠집의 흠 우리집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힘들어말라고.. 그래서 이런나를 받아줄수 있냐고....

사실 그 메일을 쓰면서 예전에 나를 사랑했던 사람들처럼 그런거 아무 문제될게 아니라고 이해해주길 바랬습니다. 내 메일을 읽는 즉시 나에게 전화를 하던지 메일을 보내서 아무 문제될게 아니라고 말해주실 바랬습니다.

그러나 하루동안 뜸들이다가(난 온통 울음으로 밤을 지새우고 난리도 아니었죠.ㅠ.ㅠ) 보내온 메일에 솔직히 자기 어머님, 그리고 형님 반대하실거라는 이야기부터 먼저하더군요.. 그렇게 고민고민하다가 자기는 날 사랑하니까 극복하겠다며... 그러더군요...  솔직히 맘이 별루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두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라 그정도라도 받아주니 다행스러웠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도 오빠는 어머님께 나에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것같아 많이 섭섭했습니다.

 

지난 추석때 전화통화하면서...

"오빠. 어머님께 내 이야기 했어? 우리집 이야기도?"

"아니.. 아직..."

"나랑 결혼할 생각은 있는거야?"

"응. 당연하지.. "

"그럼 말씀드려.. "

"알았어.."

 

그리고 다음날

 

"어머님께 말씀드렸어?"

"응"

"뭐라셔?"

"한번 보자시네.. "

어머님의 반응이 너무 뜻밖이어서 내심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렇게해서 양가 어른들께 서로를 인사시켰습니다.

오빠 어머님 나를 흡족하게 생각하신것같앴습니다. 어머님도 좋아보였습니다.

그리고 우리 엄마에게도 오빠를 소개시키구...

그리고는 급속도로 결혼이야기가 왔다갔습니다.. 물론 오빠어머님이 오빠에게, 우리엄마가 나에게.. 얼른 결혼하라구....

그러던 와중 내가 살고있는집이 만기가 되어(우리둘다 타지에서 자취중) 집을 비워주게 생겼고 서둘러 결혼날짜를 잡고(상견례를 건너뛰고) 집부터 얻었습니다. 오빠어머님도 맘이 급하셔서 결혼과 관련해서는 오빠를 통하기보다는 항상 나에게 전화하곤 했으니까요.

오빠 어머님께 상견례 안하구 날 잡아도 괜찮냐구.. 그렇게 물어도 뭐 엄마들 얼굴보는거야 언제든 볼 수 있는거 아니냐... 그러시길래 그리고 우리엄마또한 그렇게 반대하는 상황은 아니기에 결혼날잡고 우리가 살 집을 구했습니다.. 내가먼저 들어가서 살다가 결혼하면 같이 살수있는 우리의 집...

 

매일저녁 통화하면서 우리의 새집에 대해 행복해 했고, 가구는 어떤게 좋을까 인터넷 보면서 기쁜마음에 들떠 행복했던 시간도 잠시..

내가 이사하던 전날 이사짐을 싸면서 엄청난 사실을 알았습니다.

차마 어머님이 반대할까 두려워 어머님께 우리집안 이야기를 안했다는거...

단지 아버님만 일찍 돌아가신줄로만 알고계신다는거...

그래서 내가 어머님께 전화했었습니다.

"어머님 오빠가 어머님께 말씀드리지 않은게 있는데요.. 사실은 이렇쿵 저렇쿵 합니다. "

"(상당히 놀라시며) 왜 이야기를 이제하는건데? 너라도 이야기 했어야지.. "

"저는 오빠가 이야기 다한줄 알았습니다. "

이렇게 이야기가 오가다가 전화를 끊었습니다.

밤새도록 울고불고 오빠에게 화내고 도데체 왜 그랬냐고??

오빠는 그런일때문에 날 놓치기 싫었답니다..

그렇게 날이밝아 전날 못싼 이사짐을 싸고 이사를 했습니다.

이사후 나를 꼭 안아주면서 어떻게 해서든 나랑 꼭 결혼할거라고... 그렇게 나를 다독여주더군요..

그렇게 겨우 마음 추스리고 일주일후..

태극기 휘날리며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오빠어머님 오빠에게 전화해서 둘다 무슨이야기를 하더군요.

잠시후 어머님 나에게 전화오더니

"니들 정말 결혼해야겠냐? "

"내가 니들때문에 못살겠다."

"이 결혼 안하면 안되냐? "

"정 해야된다면 이렇게 해라. "

"결혼식장에 엄마대신 다른사람을 세워라. -.-"

있을수가 있는 일이예요?

우리엄마 나를 어떻게 키웠는데... 그렇게도 사랑하는 딸 결혼식을 보지말라는게 말이나 되는 소리예요?

전화받으면서 난 아무말도 못하고 울기만 했더랬죠..

전화끊고.. 오빠.. 나를 위로한답시고 위로하는데 그게 위로가 될까요?

하지만 우리는 서로 사랑하는데..

그날 저녁에는 우리끼리 합의봤습니다. 오빠 어머님이 결혼을 반대는 하시지만 당장있을 결혼식때문에 저러시니까 우리 결혼식은 올리지말자.. 그냥함께 살자.. 그렇게 합의를 봤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새집에서(오빠집은 따로있지만.. 거의 같이 있었습니다. ) 2주동안 애써 태연한척 하면서 오빠랑 함께 살았습니다. 문득 어머님의 반대를 생각하면 슬퍼졌지만 그래두 함께있는동안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엄마..

도데체 날은 잡아놓고 왜 결혼식장 잡는일이 감감 무소식이냐고... 자꾸만 다그치더군요..

불쌍한 우리엄마 상처받을까봐 아무이야기 못하고 나혼자 끙끙대고 그렇게 닥닥하는거 받아들이고만 있었습니다.

"그쪽에서 엄마때문에 결혼 반대하냐?"

내가 할말을 잃었습니다.. ㅠ.ㅠ 지금와서 후회하면 어쩌겠냐마는 엄마에게 그렇다고 솔직히 말했죠.

바보. 멍충이....ㅠ.ㅠ 나만 상처받으면 되는거지.. 왜 엄마에게 그렇다고 그런건지..ㅠ.ㅠ

우리엄마 너무 상심이 컸습니다.. 얼마나 힘들어했는지 모릅니다.

그러다가 하루는 오빠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나와 같이있을때...

전화 내용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옆에서 느껴지기를..

우리엄마도 내가 오빠어머님께 받은 상처 이상으로 오빠에게 상처를 주는 말들을 많이 한것같아요.

"니들집안도 생각해봐라. 그게 잘된집이냐?"

"육체적인 장애는 아무것도 아니다. 정신적인 장애가 더 큰법이다. 지금 니들집안이 그렇다. "

"우리딸 아직 젊고 선자리도 많이 들어오니 니가 일찌감치 물러서라.. "

등등... 그런말을 했나봅니다.

오빠... 집안에 대한 상당한 열등감이 있는데다가 워낙 자존심이 강한 사람이라 전화를 끊고나서 바로 하는말이 "우리 결혼못하겠다. " 그러더군요.

그러고 나서 오빠의 행동과 태도가 많이 변한듯했고

아침에 가벼운 싸움에 내가 "오빠짐싸가지구 오빠집으로가요. " 그랬더니

저녁에 오빠물건이 하나도 없더라구요. 혼자서 펑펑 울었습니다.

이사하면서 늘 함께 있었는데 혼자서 잠을 자려니 도저히 잠도오지 않고 아침에 눈떴을때도 미칠것같았습니다.

그러다 오빠는 오빠집에서, 나는 우리집에서 서로를 왕래하게 되었고 도무지 오빠의 맘을 알길이 없었습니다. 결혼을 위해 적극적으로 설득하려는 모습도 보이지 않았고 그냥 그렇게 시간만 흐르고...

그러던 와중 지난주에 오빠에게 메일을 썼습니다.

헤어지던지, 결혼을 하던지... 오빠뜻에 따르겠다고... 그러나 난 오빠 놓치기 싫다고...

결혼할 생각이며 빠른시일내에 답변을 달라고.. 내가 힘들어하지 않게...

답변이 이틀뒤에 왔더라구요.

줄줄이 글을 늘어놓더니 결국은 헤어지자는 말이었습니다.

제일마지막에 사랑한다는 말과함께...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습니다. 지난주 3월 10일에...

그리고는 나 이렇게 그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채 매일 아침 함께 눈을 떴던 그 집에서 혼자 일어나 아침을 맞이합니다.

겨우 이정도밖에 나를 사랑하지 않을걸까요??

그정도 시련을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 손톱만큼도 없을만큼???

매일 아침에 눈뜨는게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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