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어릴적에 부모님이 이혼하셨어요. 제가 6살때쯤이었는데 당연히 부모님 중 누구도 이혼 얘기를 꺼내지 않았고, 엄마 손에서 자란 저는 아빠가 절 버린줄 알았어요.
그후에 아빠한테 잠깐 연락이 왔어요. 제가 중학교에 막 입학했을터에 엄마를 통해 연락이 닿았고 그러다가 아빠를 몇년만에 만났을때.. 아빠와 엄마가 다시 잘 지낼 수 있다는 바보같은 생각도 했죠.
그런데 그 만남도 얼마 안가고 한달에 3,4번 정도 만나다가 그것도 반년정도 만나고 또 갑자기 연락이 끊겼어요. 그렇게 또 시간이 흘러간거죠.
그러다가 아빠가 제 폰에 연락이 다시 닿았을 때가 제가 고등학교 2학년때였어요.
그때 아빠가 아파서 연락 못했고 그동안 미안하다고, 이제라도 용돈 주고 싶다고 문자 보내셨을때 얼마나 울었는지... 엄마가 제가 우는 소리를 듣고 방에서 뛰쳐올 정도였어요.
그후에 저는 아빠랑 대화하면서 지내고 있는데, 아빠가 엄마한테 문자 하는걸 비밀로 해달라고 하더라고요. 전 그때 뭔 일인지 몰라서 그냥 알겠다고 했고요.
그런데.. 제가 한번 휴대폰을 집에 두고 갔는데 엄마가 그걸 봤나봐요. 그래서 엄마가 저를 불러다가 한숨을 푹 쉬고는.. 그때동안 아빠가 감추려고 했던 말을 모두 다 꺼내셨어요.
제가 6살때 엄마랑 아빠가 이혼한 이유.. 그건 다름 아니고 아빠가 회사 돈을 횡령하고 엄마에게 이 사실을 숨기며 거짓말을 했다는거예요. 그러면서.. 그 사실이 결국 알려지니 아빠는 다른 여자 집으로 도망치신거고요.
아빠의 잘못으로 엄마는 아빠대신에 회사 대표에게 무릎까지 꿇어야했다고 하셨어요. 물론 그 돈도 엄마가 대신 갚아야했고요.
후에 아빠가 다시 엄마한테 연락이 왔을 때, 아빠는 엄마한테 거의 빌듯이 매달렸다고 해요. 아이가 중학생인데 그동안 아무것도 못해줘서 미안하다.. 못해준거 지금이라도 해주고 싶다.
결국 엄마는 아빠가 거짓말을 하지 않기로 약속하고 만남을 가진것이었어요. 그런데 아빠는 또 엄마와의 약속을 어기고 몰래 다른 여자를 만났다고 하더라고요. 엄마와 저와 일주일에 한두번 만나는 동안 대부분의 시간은 다른 여자와 만났대요.
아빠는 그 여자와 결혼까지 할 생각이었대요. 엄마한테 대충 둘러대다 도망칠 생각까지 했다네요. 거기서 웃긴게 뭔지 알아요? 아빠는 그 여자에게 저희 엄마를 자기 여동생이라 하고 저에 대한 존재는 아예 꺼내지 않았어요. 딸.. 자체가 없다고...
그러다가 원래 아빠가 고혈압에 혈관쪽 병이 있으셨는데 아빠가 그 여자와 술을 먹다가 약을 안 챙겨드신거 같아요. 그래서 병원에 실려가신거 같고 그 여자가 엄마한테 연락하면서 엄마도 그 여자에 대해 알게 되었어요.
후에 여자가 떠난 후에 (사실 도망친다는게 맞겠죠.) 외로우신건지.. 이제야 후회하시는건지 아빠는 몇년만에 저에게 따로 문자를 하신거였어요.
그 사실을 알고나니깐.. 눈물이 발칵 났어요. 그동안 아빠를 얼마나 그리워하며 살았고, 아주 작은 희망이라도 아빠와 엄마가 같은 식탁에서 웃으며 식사할 수 있지 않을까... 그 생각이 한순간에 와락 부셔지더라고요.
그 후에 아빠에 연락처를 끊고 살았어요. 아빠라는 단어 자체가 보고 싶지 않았거든요.
근데.. 최근에 아빠가 병세가 많이 악화되셨다고 아빠 친구 뿐께서 연락이 오셨어요. 엄마가 임신했을때도 몰래 담배를 피셨다고 하시던데 그게 문제가 되는건지 아빠 얼굴 한번 봐야하는거 아니냐고 그러더라고요.
저는 급하게 아빠랑 통화해서 왜 엄마에게 연락 안하고 저에게 하냐고 물어봤죠. 그러니깐 엄마는 아빠 얘기만 하면 누구든간에 끊어버린다고. 아빠 아프니깐 마지막으로 한번만 보고 싶은게 저라고 하더라고요. 이제 성인도 됐으니깐...
휴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