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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거시기한 이야기

해내리 |2026.03.02 07:04
조회 163 |추천 0

 내 이야기를 한번 

 시작해볼까 ? 

 그러고보니 90년대가 벌써 

 30년전의 일이군 

 세월이 빠르긴 빠르다. 

 무슨 지구가 멸망하네 어쩌네 그런소리까지 있던 

 세기말...1990년대가 

 벌써 30년전 일이라니 

  

 그때 난 

 대학을 졸업하고 한 언론사에 취직 

 직장생활을 할때였다 

 그리고 

 어찌어찌하다보니  

 국민 학교때 동창과 재회하게 되었어 

 그때가 한참 초입기자 시절이니 

 방송국이든 어디든 한참 분주하게 

 취재활동하고 다니고 하던 

 그런때로 봐야할듯하다 

 실은 국민 학교때 5,6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그런 여자애였는데 

 

 무슨...한반에 학생이 60-70명 정도 되던 시절 

 그냥 이름 정도만 알고지낸 그 정도가 아니라 

 일단 5학년,6학년 2년동안 같은반이었고 

 잠깐 짝궁도 하고 

 서로 생일 때 초대도 되어 가서 축하해주기도 하고 

 무슨 이유와 곡절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둘이 같이 한강공원에도 놀러간적있고 

 뭐 대충 그런 사이야 

 사실 사는곳이 나나 그 애나 둘 다 

 아파트 단지에 살긴 했지만 

 그 애가 사는 아파트 단지와 내가 사는곳이 

 서로 대충 길건너 마주보고 있는 상황이었고 

 더 정확히는 그래도 버스정류장으로 

 한정거장이 조금 넘는 거리에  

 그 여자애가 사는 아파트단지가 위치해 있었으니 

 솔직히 국민 학생의 걸음거리로는 

 다소 부담스로운 거리라고도 할수있는곳에 

 살고있는데도 

 그렇게 서로 오가고 놀러가고 했다는건 

 그 자체만으로도 그런대로 

 가까이 지낸 사이라고 

 충분히 말할수 있을것같다 

 

 아, 참 그러고보니 

 아마 그 여자애네는 집안이 

 국민 학교 졸업하고 중학교 들어갈 무렵  

 가족이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기 때문에 

 그 여자애와의 인연은 대충 

 그렇게 5학년,6학년 2년 같은반 

 그리고 마무리되었다고 할 수 있다 

 

 아, 참 그러고보니 6학년 겨울방학때 

 그러니까 아직 졸업은 하기전 

 그 여자애가 이사가기 얼마전에 

 나름 아쉬웠는지 

 종이학 천마리를 내게 선물한 

 그런 기억도 있다. 

 무슨...70년대 있었던 어떤 유행가 가사마냥 

 ‘이사가던날 뒷집아이 돌이는 

 각시되어 놀던나와...헤어지기 싫어서...’ 

 그 정도까진 아니더라도 

 여자애가 나랑 헤어지기를 많이 

 아쉬워했던것만은 

 분명한 것 같아 

 막상 그렇게 이사가기 전날밤 

 혼자 집에서 밤에 밤새 울더라는 이야기는 

 시간이 훨씬 지난뒤에 그 여자애 

 친척동생으로부터 들어 알게되었다. 

 

 여자애 이름을 

 편의상 나리(가명)라고 하겠다 

 어쨌거나 그렇게 국민 학교 졸업하고 

 중학교 들어갈 무렵 이별하게된 나리 

 나중에 그렇게 20대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접어들 때 

 초입기자로 방송국 출입기자 생활을 하던 내가 

 사실 먼저 알아본 것은 나리였다 

 한참 그렇게 방송국 출입기자 생활을 하며 

 바쁘게 지내던 나를 

 자기 일 때문여 엑셔 한참 동분서주 움직이던 나리가 

 하루는 날 알아보았는지 다가오더라구 

 그리고 서로 출신과 신상을 확인하고는 

 국민 학교 동창 나리라는 것을 알았지 

 

 사실 그 시절만 해도 

 방송국에...여성 작가는 많아도 피디는 많지 않던 시절인데 

 가령 드라마나 시트콤에서 설정을 해도 

 여성은 보통 작가, 남성은 PD 

 그렇게 설정을 할 정도로 

 아직 여성 피디는 그리 흔치 않던 시절이었다 

 그때 나리는 시사교양국 신입 피디로 일할떄인데 

 여하튼 서로를 알아보고 감격의 재회를 한 우리 

 서로 눈물 글썽이며 그간의 회포를 풀었다 

 

 그리고 이따금 만나서 

 서로 식사도 하고 영화도 보고 

 그렇게 만남의 시간을 가졌는데 

 그렇게 어떻게보면 국민 학교 시절의 우정이 

 다시 회복되는듯한 시간이었다 

 다만 그때 나리는 한참 사귀는 남자가 있던떄라 

 우리 사이가 아쉽게도 더는 진척되지 못했고 

 한번은 대뜸 나리가 내게 묻더라 

 ‘결혼 안하냐 ?’고 

 뭐 20대때 젊은시절 주된 관심사가 

 자연스레 결혼,이성,연애 그런것들이 될 수밖에 없지만 

 막상 그렇게 대뜸 나리가 물어보니까 

 난 그냥 ‘생각없다’ 이렇게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 근데 나중에 알고보니 

 꼭 무슨 복잡한 가정사나 개인사연 

 또는 가슴아픈 사연이나 사정같은게 있는 경우가 아니더라도 

 결혼이나 연애 같은 문제에 답하기가 좀 당혹스러우면 

 흔하게 하는 변명이자 대답이더라 

 그래서인지 나리도 

 그런식의 나의 대꾸를 그렇게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않는 눈치더라 

 

 그리고 또 얼마쯤 시간이 지났을까 

 이번엔 나리가 그냥 흔한 호기심이나 

 한번 지나가는 말이나 실없는 농담이 아닌 

 제법 진지하게 묻더라 

 ‘아직 사귀는 사람 없으면 내가 한번 

 소개해줄 용의가 있다’고... 

 

 난 순간 당황했다 

 생각해보니...어쨌든 나리와 내가 함께 지냈던 시간이 

 국민 학교 5학년때부터 6학년 졸업무렵까지 

 2년이 채 안되는 

 짧다면 짧은 시간이고 하지만 

 어린아이의 기억으론 꽤나 길게 느껴졌을 시간 

 일단 그렇게 서로 상대집에도 가보고 할 정도의 시간이면 

 그래도 상대방 집안 사정 정도는 

 대충은 알고있을 사이지 

 일단 나리네는 부모님과 나리 밑으로 남동생이 하나 있는 

 그 시절 흔한...부모 밑으로 아들 하나, 딸 하나 

 그런 흔한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었고 

 아마 그리고 언뜻 그때 나리가 

 자긴 엄마가 자매가 많아서 

 이종사촌이 많다는 이야기까지도 아마 

 했던것같다. - 그...이사가기 전날밤 

 밤새 많이 울었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전해준이도 

 그 나리의 이종사촌 동생되는 애였으니까 

 

 그리고... 

 나리가 아마...난 부모님이 어릴 때 이혼하셔서 

 아버지하고만 산다는 이야긴  

 나리도 알고는 있었을텐데 

 한달에 한두번정도 대신 우리집에 나 밥과 밑반찬을 

 챙겨주시러 오는 당고모님(아버지의 사촌누이)도 

 나리와 한두번 인사나눈일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천상 내 커밍아웃을 좀 해야할 것 같은데 

 그렇다고 흔히 머릿속으로 떠올리는  

 무슨 동성애...성전환 그런 문제는 아니고 

 그러고보니 내가 한참 이성에 눈을 뜨기 시작한때는 

 나리는 이미 다른동네로 이사간뒤니  

 나리는 아마 그걸 몰랐을것이도 

 또 설사 알아도...내가 그걸 수줍고 창피해서라도 

 그것도 여자아이인 나리에게 

 굳이 말하진 못했을것같고 

 

 그게 그러니까 국민 학교 5,6학년 겨울방학떄일거야 

 주말에 달리 할 것도 없고 심심해서 

 가끔씩 TV에서 중계해주는 배구나 농구중계를 보곤 했는데 

 그때부터 이따금 

 말했지만 사실 그때라고 해봐야 아직 국민 학교 5,6학년 

 그 정도 나이니 

 나보다 최소한 열 살은 많을 

 농구선수,배구선수 누나들에게  

 눈길이 갔다. 

 일종의...처음으로 이성과 성에 눈을뜨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 

 사실상 그때부터 운동선수 여자들을 좋아하기 

 시작한 것 같은데 

 나중에 성인이 되었을 때 은근슬쩍 누군가에게 

 그런 고백(!!!)을 했더니만 

 그 사람은 약간 핀잔주듯 말하더군 

 ‘원래 여자들 제복 입은거 보면 다 이쁘고 멋져보인다’고 

 아무래도 그때 내가 한 말 

 취지가 잘못 전해진 것 같은데 

 난 그저...그게 여군이 되었든 스튜어디스가 되었든 

 게다가...제복은 하다못해 공무원이나 백화점 점원 

 은행원들도 착용하는 것 아닌가 

 그러니까 내 이성에 대한 취향은 

 단순히 제복입은 여자가 이뻐보인다 

 그 차원은 분명 아니야 

 

 처음에 내가 이성에 눈을 뜬 것은 

 확실히 국민 학교 5,6학년 겨울방학때 

 여자배구,여자농구 중계를 보다  

 배구,농구하는 운동하는 누나들을 보면서부터였고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내가...보통 일반적인 남성들이 생각하는 

 그런 ‘미인’의 기준에선 다소 거리가 있는 

 그런 여자들을 좋아한다는걸 

 깨닫게 되었다 

 가령 흔히 이야기하는 미스코리아나 슈퍼모델 

 그런 늘씬한 미녀나...그런건 난 별로고 

 가령 실제 가수나 탤런트 좋아하는 취향을 봐도 

 그저 단순히 이뻐보이거나 섹시하거나 그런 여자보단 

 뭐랄까...극중에서 뭔가 강렬한 느낌을 주는 캐릭터 

 가령 뭐...수사물에 나오는 여형사라던가 

 아니면 직장인들 애환 같은거 다루는 드라마에서 

 당차면서도 자기 할소리 다하는 여자 

 가족극 같은데서도 다소곳하거나 순종적인 그런 이미지보단 

 뭔가 할말,할소리 다하고 그런 스타일의 

 여자를 좋아했던 것 같다 

 

 다만 그런식의 커밍아웃... 

 솔직히...속된말로 쪽팔려서라도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도 그런말은 

 주변에 잘 못했던 것 같은데 

 또 이따금 그런말을 하더라도 

 내 말의 취지가 오해가 된것인지 

 이상한 핀잔이나 듣고 그리고 마무리되었다 

 그러니까 앞서 말한 

 ‘난 여군이나 이런 누나들 이쁘더라...’ 

 그렇게 말했더니 듣는 상대가 

 ‘원래 여자들 제복입은거 다 이쁘고 멋져보인다’ 

 그렇개 대수롭지 않다는 듯 핀잔을 준것처럼 

 

 가만...그러고보니 

 날더러...소개팅한번 해볼생각없냐고한 

 나리 이 아이도...  

 그런 여성에 대한 취향을 알지는 못할터인데 

 여하튼 국민 학교 5,6학년떄 2년동안 친하게 지내다 

 20대 중,후반 성인이 되어 만난사이니 

 그런말을 할 이유는 없고 알수도 업는게지 

 

 사실 그런 이유때문에라도 

 처음엔 지나가는말로 하더니 

 나중엔 두 번 세 번 사뭇 진지하게 

 ‘소개팅 한번 해볼생각 없느냐 ?’고 나오는 

 나리에게 

 난 당황해서 좋다 싫다...확실하게 대답하지 못한채 

 그냥 적당히 농담이나 장난으로 흘려버린채 

 그렇게 지나가고 말았다. 

 

 그러다 한 세 번째쯤엔 

 진짜 진지하게 물어보더라 

 이쯤되면 내가 귀찮아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에서라도 그만둘만도 한데 

 그래도...한 10여년만에 만난 국민 학교 동창이 

 두 번,세번 그렇게 진지하게 나오니 

 나도 뭐...적당히 장난이나 농담으로 치부하고 

 얼렁뚱땅 넘어가버릴 상황이 이미 아니다 자각하고  

 ‘좋다, 한번 해보자’ 

 그렇게 수락을 했지 

 

 사실 또 다른 문제가 하나 있는데 

 일단 내가 부모님이 어릴 때 이혼을 하셔서 

 어릴때부터 아버지랑 단둘이만 살았다는 이야긴 

 이미 앞서 했고 

 무엇보다 나리는 국민 학교 5,6학년때 같은반이었고 

 서로 집도 오가곤 했으니 

 그런 우리집안 사정은 어느정도 알지 

 가끔씩 나 밑반찬이나 밥을 챙겨주러 오시는 

 친척 아주머니하고도 인사나눈일 있고말야 

 다만... 

 실은 그후 내가 중학교 2학년 무렵 

 아버지가 젊은 여자분과 재혼을 하셨어 

 새어머니가 생긴거지 

 근데 문제는 나리야 

 6학년 마치고 졸업할 무렵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갔으니 

 이후의 우리가족 변동사항은 

 알 리가 없다 

  

 나리와 재회후에도 

 딱히 그런 이야기까지 할 필요를 못느껴서인지 

 만나서 수다도 떨고 식사도 하고 그럴때도 

 아버지의 재혼...새엄마 이야기 

 그런 이야긴 거의 하지 않았었는데 

 막상 그렇게 나리가 진지하게 

 소개팅 이야기를 꺼내자 

 나리의 성의를 생각해서라도 

 야멸차게 거절할수 없었던 나는 

 일단 그렇게 귀띰을 했어 

 ‘실은 나 그후 아버지가 재혼하셔서 

 새어머니가 생기긴 했는데 

 그러니 그 정도는 상대 여자분에게 

 귀띰정도는 해줘... 

 정히 내키지 않으면 소개팅자리 

 안나오셔도 된다고’ 말야... 

 

 사실 우리떄만해도 

 아버지의 재혼 그리고 새엄마가 생기는게 

 솔직히 그리 흔한일은 아니었고 

 게다가 그것도 상대여성에게 

 ‘새엄마와 함께 사는 남자’라는 것 자체가 

 어찌 받아들여질지 모르는 문제라 

 난 망설였던거야 

 그때까지 내가 결혼이고 연애고 망설였던것도 

 실은 그 문제와 무관치 않다 

 헌데 뜻밖에 나리가 그런 문제엔 

 열려있는 사고인지 

 ‘뭘 그런걸 다 걱정하냐’며 

 씨익 웃고는 ‘알았다’ 

 마치 별일 아니라는 듯 대꾸하더라 

 

 결국 소개팅 자리가 만들어졌어 

 상대 여성은 나리에겐 후배가 되는 

 방송국 아나운서라는군 

 나와 나리보다는 네 살 연하인데 

 그러고보니 그때가 90년대 후반 

 나랑 나리가 어느덧 나이 20대 중반 지나 

 후반으로 접어들 무렵이니 

 우리보다 네 살 연하면 

 대충 계산해봐도 아직 방송국에선  

 한참 말단 신입아나운서일텐데... 

 무엇보다 우리때만 해도 결혼 적령기가 

 어느덕 대략 20대 후반 – 30대 초반 

 서서히 늦으지고 있을떄라 

 대학 갓 졸업하고 방송국에 신입 아나운서로 

 입사한 사람이라면 

 아직 선이고 소개팅이고 그런데 나가긴 

 좀 이를나이 아닌가 

 좀 의아하다는 생각도 들긴 했어 

 

 하지만 뭐 이건 무슨 어디 중매장이가 개업한 

 진지한 맞선자리는 아니고 

 그저 어울리는 또래끼리 하는 가벼운 소개팅이니 

 상대방 입장에서도 그냥 호기심삼아 

 나올수도 있는거긴 하지만... 

 여하튼 그렇게 

 나리와 재회하고나서 1년이 채 되지 않는 무렵 

 그리고 

 나리가 ‘소개팅 생각 없냐 ?’는 제안을  

 내게 한 세 번쨰쯤 말했을 무렵부턴 

 대략 두달정도 시간이 지났을떄 

 대망(?)의 소개팅자리가 만들어졌다. 

 

 나보다 네 살연하 아나운서랬는데... 

 그리고...아까 잠시 언급한 나의 성적 커밍아웃 

 그런 문제룰...나리가 인지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상대여성 

 일단 첫 느낌은 

 얼굴이 커보인다는 느낌을 받았어 

 - 사실 나도 얼굴은 큰편이라 그런걸로 

 상대흉볼 처지는 아니긴 하지만 

 나중에 시간이 지난뒤에 내 아내를 본 어떤이들은 

 ‘나이가 좀 들어보인다’ 그런식으로 

 느낌을 말하기도 했는데 

 일단 나리의 소개팅 상대 그녀는 

 그렇게 나이들어보인다고까진 할 수 없고 

 그냥 좀 얼굴이 크고... 

 뭐랄까...솔직히 일단 이쁘다,.못생겼다 

 그런 단순무식한 이분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 여인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내가 흠모(?)해오던 

 무슨...운동선수 출신이나 아니면 성격이 활달하고 적극적인 

 그런 스타일도 아니고 

 여하튼...미인은 아니지만 뭔가 내게 

 끌리는 매력이 생기는 여인... 

 뭐 그 정도라고나 할까 

 그녀의 첫 인상이 느낌이 그랬다는거지 

 그러니까...뭐 그렇게 야멸차게 거절하고 싶지는 않고 

 (* 이런자리 마련해준 나리를 생각해서라도) 

 그렇다고 당장 ‘이런 여자랑 사귀어보고싶다’ 

 뭐 딱히 그런 느낌이 드는 여자도 

 아니었다는 소리지 

 

 그렇게 소개팅 자리를 갖고나서 

 이후 내가 몇 번 그녀에게 연락을 취했다. 

 이제부턴 이름을 부르는게 편하겠군 

 승미(가명)라고 해두지... 

 뭐 남녀간 데이트란게 일반적으로도 

 보통은 남자가 먼저 연락을 취하고 리드하는게 

 일반적이긴 하지만 

 솔직히 내 성격이나 그 당시 내 처지로도 

 여자한테 그렇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는게 

 쉽지는 않은 일이었는데 

 승미 입장에선 그만큼 내가 자기한테 

 푹 빠져 있었던걸로 

 생각할련지는 모르겠다 

 그런대 솔직한 내 그 당시 감정을 말하자면 

 뭐...내가 먼저 몸이 달아있었다... 

 그런식으로 말한다면 굳이 부인하고 싶진 않지만 

 그녀에게 푹 빠졌다기보단 

 이 정도 여자라도...혹시 내가 놓치면 어쩌나 

 내가 망설이는 사이 이 여자에게 

 다른 남자가 생기면 어쩌나 

 그런 불안함이 좀 있었던 것 같아 

 그래서 내가 좀 더 적극적으로 

 승미에게 다가갔다... 

 

 그렇게... 

 이따금 같이만나 식사하고  

 영화나 연극도 보고...공원 같은데 놀러도 가보고 

 여행도 한 두어번 떠나봤던 것 같다 

 이쯤되면... 

 진짜 ‘그냥 친구’나...친구이상 연인이하 같은 

 애매한 사이도 아니고 

 일 때문에 불가피하게 만나는 사이도 아닌 

 그야말로 사귀는 단계 

 그 자체는 변명의 여지가 없지 

 그녀의 가족관계를 알게된 것은 

 조금 시간이 지난뒤에 

 부모님...그리고 위로 오빠가 둘인 

 막내라고 했다 

 순간...좀 당황했다 솔직히 

 솔직히...다른 남자들은 모르곘는데 나 같은 경우는 

 글쎄...모르겠다...내가 그만큼 취향(?)이 

 특이하거나 독특한건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남자들은 그런거 별로 개의치 않고 

 여자에게 다가가고 대쉬하고 그러는지 몰라도 

 난 솔직히 위로 오빠있는 여자는  

 부담스럽고 싫었다. 

 ‘왜 ?’냐고 묻는다면... 

 그건 별다른 이유는 없어... 

 그냥...싫었다... 

 

 그래서... 

 순간...내가 실수를 한 느낌이라고나 할까 

 이럴줄 알았으면 진작에 

 아니 승미를 만나기전에 사전에라도 

 나리한테...그 O승미라는 아나운서 

 형제관계나 위로 오빠가 있는지 

 그런거 정도는 물어봤어야 하는건데 

 나중에 이미 관계가 가까워지고 깊어졌을 때 

 보니까...큰오빠는 그래도 나보다 연상이지만 

 작은 오빠는 나보다 한 살 아래더라 

 뭐...승미가 나나 나리보다 네 살 아랫니 

 승미한테 오빠가 나보다 젊은 사람일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는것이긴 하지만 

 나 순간... 

 솔직히 숨이 턱 막히는 느낌이 들었다. 

 이거...내가 실수한거 아닌가 

 지금이라도 원점으로 되돌려놓아야하는거 아닌가 

 이거...모든걸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 

 차분히 판단을 해봤어야 하는건데 

 내가...그저 철없는 젊은 혈기에... 

 그래도 꼴에 남자라고 연애도 하고 장가도 가고 

 젊은시절 남자들 해보는건 다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섣불리...불필요한 다가섬을 가졌구나 

 크게 땅을치며 후회했었다 

 

 애초에 굳이 그런걸 안 물어본거 자체가 

 아직 무슨 결혼이나 연애를 전제로 한것도 아닌데 

 그것도...소개팅 제안에 응한것도 아니면서 

 미리 나리한테...그 상대여성 형제관계는 어떻게되느냐 ? 

 그런 질문부터 한다는것도 우습고 

 소개팅 자리에서도 미리 그런거부터 물어본다는거 

 실례일수도 있어서 

 그런건 뭐 나중에라도 적당한 시기에 

 자연스럽게 알게되겠지 하고 

 너무 안일하게 생각한건지... 

 너무 큰 실수를... 

 이미 돌이킬수 없는 시점에 저지르고 말았다. 

 

 하루는 승미가 

 날더러 보고싶다고 전화를 했다 

 그러고보면 지금까진 보통 

 내가 승미에게 만나자고 전화를 했는데 

 승미가 먼저 나한테 전화한건 

 이례적인 일이지 

 그게 아마...승미와 정식 교제가 시작된지 

 아직 반년은 채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고나 할까 

 승미가 날 집으로 초대했어 

 나에게... 

 보여주고픈게 있다고 하더군 

 그러고보면 승미의 사는집으로 가보는게 

 진짜 처음인건데... 

 

 승미는 그때 부모님은 지방에 계시고 

 오빠 둘은 아마 그들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지만 

 각기...따로 살고 있나보더라 

 승미는 자기가 일하는 방송국에 출퇴근하기 편하게 

 가까운곳에 오피스텔을 하나 구해 

 거기서 사는거였고 

 (* 아, 물론 나는 그때 아직 승미의 

 그런 구체적인 가족관계는 잘 모를때였다) 

 막상 승미가 자기집으로 초대하더니 

 보여주는게...딱히 별다른건 없었어 

 승미가 저녁을 직접 차려주긴 했지만... 

 미안한 이야기지만 승미가 딱히 음식솜씨가 좋지는 못했고 

 집안에 있는 케이블이랑 위성방송까지 나오는 

 최신식 TV를 보여주긴 했지만 

 뭐 TV야 요즘 세상에 TV 없는집이 있을리도 없고 

 무슨 19금 비디오라도 몰래 볼 수 있는 그런게 아닌이상 

 딱히 내가 특별히 감동을 줄만한게 없었다 

 - 그러고보니 90년대면 비디오방이 그렇게 흔하게 

 넘쳐나던 시절인데 무슨... 

  

 승미가 내게 술을 한잔 대접했고 

 밤늦게까지 곁에 있어주길 바라더라 

 밤에 실은 혼자 자기 무서웠다면서... 

 그러고보면 다음날은 출근을 안해도 되는 

 일요일이긴 한데 

 - 사실 승미아 방송국 아나운서니 그 특징상 

 일요일은 물론 새벽이나 밤에 방송이나 임시 당직을 

 맡아야하는 경우도 있을텐데 말이야 

 어쨌거나 그 주엔 딱히 그런건 없는 모양이었더라구 

 그래서... 

 승미와 술 한잔을 나눈뒤... 

 밤늦게까지 있었다. 

 

 ...... 

 무슨일이 있었던것인지 

 굳이 구체적으로 말하진 않겠다... 

 다만 나로선 뜻하지 않게 시작된 관계였고 

 ...뜻밖의 사실을 알았다. 

 승미는 OO였다... 

 요즘애들이 볼땐 굉장히 고리타분하고 꼰대스럽게 들릴지 몰라도 

 우리떄만 해도 꽤 심각한 고민이었어 

 무엇보다 나는...그날 밤 이후  

 심한 죄책감에 시달렸다 

 무슨...남자,여자가 피부만 닿아도 임신이 되는줄 아는 

 그 정도의 무지몽매한은 아니었지만... 

 일단 승미에게 첫 상대가 된 내가... 

 책임...을 져야하는거 아닐까... 

 그 고민을 했어 

 승미를 말없이 품에 안았어 

 그리고 진심으로 사과했다. 

 ‘승미야...미안해...OO일거라곤 

 진짜 상상도 못했어...;’ 

 

 사실 나도 그렇게 쑥맥이나 머저린 아니기에 

 대략 70-80년대부터 방송가나 연예가에 

 흘러나오는 이상한 소문이나 이야기들  

 못들어본 사람은 아니다.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건지 진위여부는 

 어릴때는 물론이고 솔직히 이런건 성인이 되어서도 

 판단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뭐 솔직히 중,고딩때는 그냥 어린 마음에 

 어떨땐 ‘아니야 !!! 나의 OOO은 그럴 리가 없어 !!!’ 

 그렇게 해괴한 소문들에 대해 

 때론 완강히 부인하기도하고 

 또 때로는 오히려 역설적으로 

 아니다...아니야 정말 방송가,연예가는 

 그런 더럽고 불결하고 음란하고...그런곳일지 몰라 

 방송,연예가 X들은 전부 쓰레기들이야 !!! 

 극단의 감정이 왔다갔다 한적도 있다. 

 

 지금은 그래도 20대 후반... 

 그런 철없는 사춘기 시절의 많이 충격받고 흔들린 감정들은 

 어느정도 정리가 된 나이지만 

 방송국에서 일하는 여자들을 

 전부 순결한 천사라 착각하는 망상도... 

 그렇다고 전부 더럽고 천박한 불결한 쓰레기들이라고 

 그렇게 생각하는 단계도 아니지만... 

 승미에 대해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한적은 

 추호도 없지만... 

 OO일거라곤...진짜 생각 못했다. 

 승미는 하룻밤을 보낸뒤 

 혼자 흐느끼고 있었다 

 정말이지...이런 70년대 동네 이발소 주간지 소설에나 나올법한 

 신파스런 한 장면을 

 내가 격게되리라곤 생각 못한거지 

 그래서 승미를 다시금 품에 안고  

 차마 입밖으로는 꺼내지 못할말로... 

 진심으로 사과한거야 

 ‘승미야 미안해...처녀일거라곤 정말... 

 상상도...못했어......’ 

 

 (* 18...아니못할말로..혼전관계가 무슨 자랑거리라고  

 대놓고 인터넷에서까지 사방팔방 자랑질하고 다니는 

 요즘 젊은 천박한것들보다야 백배 순수하고 낫지 

 뭘그래 !!! -.-;;;;) 

 

 그런일이 있고나서 

 승미를 만나면 

 더 아끼고 보호해주려고 했었다 

 조금이라도 더 감싸주고...안아주고... 

 승미를 처음 건드린 남자로서의 

 책임을 다하려고 했던것이라고나 할까 

 후우... 

 그런데... 

 승미의 가족관계를 그 뒤에서나 알게된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이럴줄 알았으면... 

 진작에 소개팅 나오는 여자 호구조사라도 

 미리 하고 나가던가 할걸... 

 그것도...그렇게 하룻밤을 보내고 난뒤 

 승미와의 교제는 당연히 계속 이어졌고 

 계속 만나면서 식사하고 여행가고 그러는 사이에 

 자연스레 궁금해서라도 물어본 것이다 

 ‘그...오피스텔을...직장(방송국) 출퇴근하기 좋은 

 가까운곳에 잡은건 그렇다치고...그럼 다른 식구들은 

 따로사는거냐 ?’ 

 승미는 뭐 그리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 듯 

 부모님은 원래 고향인 지방에 계시고 

 오빠 둘은 자기처럼 서울에서 직장생활 하긴 하지만 

 따로 산다고... 

 

 그제서야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던 것이다. 

 하필이면 오빠가 둘... 

 나로선 최악이다... 

 설상가상으로...큰오빠는 그렇다치고 

 작은오빠는 나보다 한 살 아래란다... 

 이런 젠장... 

 이걸 내가 어떻게 감당해야하나 

 차마 그 자리에서 승미한테 

 내색은 못했지만 

 집으로 돌아와 혼자 많은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혹시 모르는 이들은...심지어 한 60-70년대생 남자들이 봐도 

 (* 일단 여자한테 오빠가 둘인게 싫다는것도 

 이해 안가는 사람이 많겠지만) 

 ‘거 막말로 여자가 임신이라도 한것도 아는데 

 정 그렇게 마음에 안들면 헤어지면 되지 

 그걸가지고 그렇게 고민하냐 !!!’ 

 그런데 문제는... 

 내가 승미를 처음 건드린 남자라는 점이다 

 이게 무슨...70년대 이발소 주간지에서도 안나올 

 순정남도 아니고...무슨 찌질이 같은 소리인가 

 할련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날 

 그렇게 양심없는 인간으로 생각한다면 

 그게 내겐 더 서운하고 유감이다 

 (* 아닌말로 건드리고도 책임 안지는 니들같은 

   X들이 나쁜 X들이지 !!! -.-;;) 

 

 그래서 

 승미와의 결혼을 결심했다 

 더 망설이고 고민할 것 없다는 듯 

 진심으로 고백했다 

 결혼하자고 

 나리가 주선한 소개팅으로 승미를 처음 안지는 

 대략 1년이 채 안되는 시점이었을 것이다 

 많은 하객의 축하속에 결혼식을 올렸고 

 일주일 정도의 동남아 신혼여행 

 그 시절 중산층들이 흔히 할법한 

 딱 그 정도 수준의 결혼식을 올리고 

 그렇게 부부가 되었다. 

 

 아내와 그렇게 지금까지 

 25년 넘는 시간을 살았다 

 생각해보면 참 꿈같기도 하고 

 신기한 시간들이었다. 

 생각해보면 

 1999년이면 지구가 멸망한다느니 어쩌느니 

 그런 이야기가 대략 20세기 후반부에 

 한바탕 돌아서 

 그 시절 어린시절을 보낸 세대 대다수는 

 90년대 후반에 가서 그런일이 벌어지눈줄만 알고 

 다들 불안해 했었는데 

 (* 요즘 젊은 친구들에겐 이해가 안갈 

   그 시절 어린이들의 정서이기도 하지만) 

 바로 그 20세기 끝자락에 결혼해서 

 어느새 사반세기가 조금 넘는 시간을 

 아내와 살아왔다는게 

 어찌 신기한일 아니곘는가 

 

 아내와의 사이엔 

 내라 이들 넷을 낳았다. 

 그러고보면 결혼하고 2년이 채 안 지난 시점에 

 첫 아이를 보았고 

 그후 평균 2-3년정도 터울로 

 내리 아들 넷을 낳았는데 

 솔직히 좀 서운해지더라 

 아니...아들을 넷이나 낳아줬는데 뭐가 문제냐고 

 다들 의아해할지 모르곘지만 

 난 내심 아들보다는 

 딸을 낳았다 

 남아선호사상 팽배한 이 나라에서 

 아들 넷을 낳고도 되려 딸을 바란다면 

 그게 더 욕심많고 도둑놈같은 심뽀곘지만 

 솔직히...딸 없이 아들 넷만 내리낳은 아내 

 서운한 감정이 

 없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뭐라고 할 사안도 아니니 

 그냥...산거지 뭐... 

 세상에...아들낳는 유전자 따로있고 딸 낳는 유전자 따로 있는지 

 그런것까진 나도 아직 잘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아내의 오빠 두명 

 큰 처남은 결혼후 딸 둘을 낳았고 

 작은 처남은 딸 하나, 아들 하나를 낳았는데 

 ...... 

 아내의 오라비들과 사이가 좋았는지 안 좋았는지 

 뭐 그런 문제까진 

 굳이 여기서 논하지 않겠다 

 그냥 참고 산거지 뭐... 

 

 그리고 이미 앞서 말했지만 

 아내는 방송국 아나운서 

 일 때문에 간혹 아침일찍 경우에 따라선 

 밤늦게 출근을 해야할때도 있고 

 심지어 휴일이나 한밤중 당직을 서야하는 

 그런일이다. 

 그래서 일찍 혹은 일요일에 출근하는 아내에게 

 대신 내가 밥을 차려준적도 무척 많고 

 뭐...그렇게 산거지 뭐... 

 다만 여하튼... 

 아들만 넷 낳고 딸이 없는 서운함 

 솔직히 한번은 토로하고 싶었다 

 

 솔직히 말하면... 

 막 이유없이 반 죽도록 두들겨패고 싶을정도로 

 아내가 싫어졌다.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안 들어서 

 그렇다고 ... 

 겨우...아들만 낳고 딸은 안 낳아줬다고 해서 

 혹은 아내한테 오빠가 위로 둘이나 있다고 해서 

 그런 이유로 사람을 그것도 아내를 

 두들겨팬다는건 말이 안되고 

 대신... 

 한번 그냥 아내에게 대뜸 

 뜨거운물을 끼얹어버렸다 

 묻지마 폭행대신 그 정도라면... 

 내게는 아내에게 하는 분풀이치고는 

 그런대로 속시원하게 한 셈 

 

 그날 아내는 무척이나 황당해하더라 

 그것도...아마 그때가 방송국에서 아침에 하는 

 시사교향프로 진행을 맡은지 얼마되지 않은때라  

 역시 새벽같이 출근을 해야하는데 

 평상시대로라면 약속대로 일찍 출근하는 아내에겐 

 새벽밥을 내가 차려줘여하는데 

 그러지않고 이제 막 분주히 옷갈아잆는 아내에게 

 욕실에 들어가 커다란 양동이에 뜨거운 물을 하나가득 담아 

 퍼부어댄거지 

 아내는 기가막히고 황당한 듯 나를 바라보더라 

 장난도 아니고 이게 뭐하는짓이냐고 

 나한테 뭐 화나는거 있냐고 

 어차피 아내가 새벽같이 일을 나가야하기에 

 긴 싸움으로 벌어지진 않았고 

 아내는 대충 수건으로 물을 닦은뒤 대충 다른 

 마른옷으로 갈아입은뒤  

 서둘러 출근을 하긴 했는데 

 그때 아내가 젖은머리로 아침방송을 진행하는걸 

 시청자들은 눈치챘나 모르곘다 

 물론 그날 새벽 있은 나의 그 황당한짓을 

 아는사람은 없을테니 

 

 뭐...그런 해프닝정도를 제외하면 그럭저럭 

 아내와 나는 지난 25년 

 별다른 큰 문제는 없이 

 딱히 좋지도 싫지도 않은 그 정도 수준으로 

 그런 시간을 살아왔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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