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실은 저는 배우출신입니다
그렇다고 아주 톱스타급 연기자거나
그런 사람은 아니고
70-80년대에는 주로 사극이나 시대극
이런데 조연이나 단역급으로 주로 활동하던
그런 사람입죠
사실 배우생활이라는게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사실 아주 톱스타급 연기자가 아닌 다음에는
생각보다 열악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이 많아요
저도 그 시절에 그래도 그렇게
영화나 드라마에서 조연이나 단역급 정도로 활동한
그 정도 수준의 중년의 조연급 연기자였다
그런 소리죠
사실 배우생활이란게 열악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중에 그나마 노래나 끼가 좀 되는이들은
밤무대 업소같은데 출연도하고 그러는 것 같은데
그런 끼마저도 없는이들은 배우생활이 정히 힘들면
다른 장사를 하던가 다른일을 찾아보던가 그런식으로
자기 인생을 정착해 나가는 것 같더이다
저도 뭐 대충 그런 비슷한 수준의 사례로
그래도 확실히 70-80년대엔
그러고보면 진짜 사극이나 시대극에
정말 많이 출연했었네요
그래도 그 시절엔 길을 지나가다보면
어...저 사람 어느어느 사극 같은데 나오는
배우 아닌가...
혹은 어느어느 영화에 조연이나 단역으로
나오지 않았던가
그 정도 수준으로 알아보는 사람이
많지는 않아도 이따금 있더이다
사실 사극이나 시대극이 대개
스케일이 크고 등장인물도 많은 작품이다보니
저희같은 조연,단역급 배우들에겐
그야말로 기회인거죠
그런면에선 전 요즘의 트렌드가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무엇보다 과거에 비해 그런
사극이나 시대극 혹은 가족극형 주말극이나 일일극등으
정말 쇠퇴하는 분위기로 가고 있어요
그게 또 우리때랑은 많이 현실이나 분위기가 다르겠지만
그래도 기왕이면 잘 알려지지 않은 남자 조연이나 단역배우들
기회가 많이 돌아갈수 있도록
옛날같은 사극이나 시대극 좀 많이 방송국에서
만들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갖고있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
저야 뭐 배우생활은 이미 한물간지 오래인
그런 늙은이긴 합니다만
그런 제 70-80년대 경험담을
조금만 털어놓고 싶어지네요
앞서 사극이나 시대극에 많이 출연했다는 말씀은
이미 드렸습니다만
그러고보니 80년대 초,중반 무렵
그때는 이미 제 나이도 40을 넘어섰을땐데
...’전설의 고향‘에 아마 많이 출연했던걸로
기억합니다.
제가 뭐...부끄럽지만 솔직히 그리 잘생긴 얼굴은 아니고
그래도 연기가 되거나 아니면 분위기가
사극과 잘 맞아떨어진다고들 생각을 하는지
전설의 고향의 경우엔 보통
양반댁 하인이나...귀신한테 놀라 쓰러지는
동네 주민이나 순박한 촌부...
그런 역들을 두로 맡았던 것 같습니다
전설의 고향이 아무래도 기억하시는분들은 기억하시겠지만
아무래도 전설...기담 이런걸 주로 다루다보니
잘생긴것하곤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연기가 되는 제게
그런그런 역할들이 많이 어울린다고
현장피디들이 판단을 해준건지
여하튼 그 시절 ’전설의 고향‘은 확실히
많이 출연했다는 소리입니다
양반집 하인이나 순박한 촌부
아니면 귀신보고 놀라 자빠지는
동네주민역이라던가...뭐 대충
그런걸로요
천상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은 더 이어가야 할 것 같네요
실은 첫 결혼은 실패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어쨌든 전 무명배우로 20년을 살아온 사람
다행히...오히려 나이가 들어서는
그런 역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들이 드는지
그런저런 사극이나 시대극등 등장인물이 많이 나오는
그런류의 드라마에 조연이나 단역으로 많이 출연했지만
젊은 시절엔 오히려 그러기도 쉽지않아
한 10년은 경제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던거죠
오히려 80년대가 되고 나이 40에 이를때부터
제게 그런쪽으로 더 기회가 많이 들어왔던거라고나 할까요
사실 그 시절은 지금과는 달리 이른바
방송사의 ’극회‘ 위주로 돌아가던 시스템이라
가령 뭐...어린이 드라마도 실은 몇 번 출연한적도 있어요
다만 외모가 거기서도 그런쪽과는 안 어울린다고
판단을 한건지
학교 선생님 역은 한번도 못해보고
대충 (어린이 드라마속) 주인공으로 나오는 아역배우의
친구 아버지...또는 부모님의 친구나 먼 친척
그 정도의 비중으로
간간이 출연했습니다
그 시절은 그런 시절이었어요
속된말로 까라면 까라던 시절이라고나 할까
가령 신인 개그맨중에도 어린이 프로 같은데
인형탈쓰고 나가 출연하는 경우도 있고
간간이 라디오프로에도 나가고 그런식으로
여하튼 방송사에서 시키면 시키는대로
특히 저희같이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조연이나 단역배우들은
어린이 드라마고 코미디고 인형극이고 라디오 드라마고간에
가리지않고 시키면 시키는대로 맡는
그런 시절이었던거니까요
하지만 오히려 그랬기에 그 시절은
중견배우들이 많아 소모되는 시대극,사극도 많고
어린이 드라마나 인형극...또 코미디도
드라마형 코미디가 많던 시절이라
- 지금의 시트콤이나 개그콘서트 같은 꽁트형 코미디하곤
또 다르던 시절이었죠
오히려 그 시절 80년대가
저희같은 무명의 중견배우들에게는
기회가 더 많이 돌아오던 그런시절이었다고
말씀드릴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식으로 쭉 꾸준히 활동하다보면
영화나 연극에도 섭외가 들어오고 하다보면
CF도 찍어보고 그럴수 있던 시절이었으니까요
아,참 첫 결혼 실패 이야길 하려고 했는데
바보같이...제 지난시절 넋두리 좀 하느라
이야기가 그만 곁길로 새버렸네요...미안합니다
이혼...뭐 구차하게 변명하진 않겠습니다
경제적으로 힘든 무명배우...그런 저의 젊은시절 10년을
견디지못하고 집떠난 아내...
원망하진 않겠습니다
아내가 집을 나갔을 때 큰애가 세 살
둘쨰는 아직 젖도 떼기 전이긴 했는데...
그래도...
그때의 일을 구차하게라도 주절주절 다 늘어놓으면
그걸로 개인 회고록 하나 쓸만한 능력은 되는 사람이긴 합니다만
이제와서 까마득한 옛날일이 되어버린일
구차하게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구질구질하게 주절주절 늘어놓지도 않겠습니다
여하튼 중요한건 대략 20대부터 30대 중반까진
무명배우로 힘든 시간을 살아왔지만
나이 40 다 되어가는 80년대부터는
오히려 웬만한 사극이나 시대극은 물론
경우에 따라선 코미디나 어린이 드라마까지
조연이나 단역 정도의 비중으로 자주 섭외가 되던 시절이라
벌이는 괜찮았습니다. 그러다 영화도 몇편 찍어봤고
CF도 찍어봤고
서울 강북에 새로생긴 아파트단지에
30평짜리 보금자리를 마련할수 있었던것도
그때의 일이니까요
엄마는 어릴 때 집을 나가...엄마없이 자라게 된 두 아이와
저까지 세 사람 그렇게 살아갈
그 시절 전형적인 중산층 아파트의 보금자리를요
이 생에서 제가
여자는 인연이 없나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살기로 했습니다
어차피 첫 결혼은 실패한 몸
그리고 어느덧 나이 40을 넘었기에
재혼을 생각하기엔 이미 너무 늦은 것 같고
엄마없이 자라게 된 불쌍한 아들놈 둘을 저혼자 돌보면서
그리고 이렇게 비록 무명의 조연,단역급 배우이지만
꾸준히 사극,시대극 자주 출연하고 연극이나 영화에도 출연하는
그런 활동으로 살다보면
한 10년 넘게 저 두 아이
군대 갔다오고 취직할때까진 충분히
생계수단으로 삼을수 있곘구나
그렇게 생각했지요
그러다가
뜻밖의 인연을 만났습니다
그것도 어느덧 제 나이 40대 초반을 지나
중반으로 접어들 무렵
시기적으론 80년대도 어느덧 중반부를 지나
후반부로 접어들던 시기에 말입니다
좀 쑥스러운 이야기이긴 한데
어떻게 하다보니 제가 출연하는 프로에서
알게된 젊은 여성 연기자와
그렇게 인연이 맺어졌습니다
’전설의 고향‘에 아마 귀신만나고 놀라
기절하는 동네주민이나 촌부역으로
자주 출연했다는 이야긴 앞서 말씀드렸죠
헌데 바로 그 프로에
귀신으로 출연하게된 여배우였습니다
일종의 ’귀신전문배우‘쯤 되는 여자였다고나 할까
다만 나중에 알고보니 제 아내가
전설의 고향에 귀신역으로 출연한건
불과 세 번이 전부라고 하네요
사실 전설의 고향이...요즘 젊은 친구들은
귀신이야기만 전문으로 다루던 그런 프로로
오해를 하게되나본데
전설의 고향이 귀신 이야기를 전문으로 다룬건
대체로 시즌제로 바뀐 90년대 중반 이후의 일이고
전설의 고향 초창기였던 80년대엔
예부터 전해내려오는 민담이나 설화 이런것들을
많이 참고로해서 제작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그 시절 전설의 고향에서
귀신 이야긴 전체적으로 여름에 납량특집 같은 형식으로
주로 다뤘던거고요
그러니 당시엔 전설의 고향 전체 에피소드에서
귀신이야기는 대략 20-30퍼센트 정도 비중이었던거죠
나중에 구미호다 뭐다 전설의 고향에서 다룬
귀신 이야기가 너무 유명해지다보니 이미지가
사람들에게 그렇게 박혀져버린것뿐
여하튼 당시 아내는 그래도 갓 데뷔한 신인 연기자는 아니었고
데뷔한지 그래도 한 3-4년 정도는 된
대학 졸업하고 그렇게 20대 중반을 지나 후반으로 접어드는
일종의 중고신인 위상이었습니다
나이차는 그래도 전 그때 이미 40대 중번으로 접어든때니
열여덟살차이죠 뭐...
그리고...다만 아내는 그렇게 톱스타급 연기자는 아니었고
저처럼 그렇게 전설의 고향 같은경우엔
이따금 귀신역 정도로만 나오는
그리고 그 외 다른 드라마나 영화에선
보통 술집여자 아니면 기생역...그 정도나 맡는
그런 비중의...그러니 저처럼 무명급 조연 내지
단역배우였던겁니다
아내하곤 어떻게 대화로 통하는 부분이 있었는지
집도 뭐 그리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음에도
자지 식사나 술자리를 갖게 되었습니다
영화나 연극도 같이 몇 번 보러 갔구요
대충 그 당시 아내는
데뷔한지 어느덧 3-4년이 되다보니
그래도 동기중엔 어느덧 톱스타급 신인 연기자로
거듭난 사람도 있는데
자긴 언제까지 현대물에선 술집여자
사극이라면 기생역
아니면 전설의고향 귀신역할
그 정도로만 끝나야하나...그 문제로
고민과 갈등이 많았던듯합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여배우의 위상이 그리 넓지는 못하다는 이야기
오래전부터 이 바닥에 있었습니다
사실 드라마가 되었든 영화나 연극이 되었든
결국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야기를 다루는거지
(* 설사 그것이 전설이나 괴담 심지어 SF 같은 유에프오,외계인의
이야기를 다룬다 하더라도 결국 그 뿌리도 우리네 일상이 밑바탕이 되어
만들어지는 소재인거거든요)
그러다보니...
어쨌든 세상이 보통 남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세상이다보니
남자배우에 비해 여배우는
진짜 아주 톱스타급 연기자가 되지 않았다면
맡을수 있는 연기폭이 그리 넓지가 않아요
기껏해야 술집여자 아니면 기생
혹은 병원에선 간호사 직장이라면 그냥 일반 직장여성
그렇게 주인공들의 보조적 역할 그 이상은 하지 못하는
한계가 분명 있었거든요
영화나 연극이라해도 그건 크게 다르지 않고
가령 남자라면야 그령 동네주민역을 맡는다 하더라도
가게주인도 있을수 있고 목수도 있고 철공소 직원도 있거
택시기사...그외 기타 등등...맡을수 있는 역할이 많지만
솔직히 여배우는 톱스타가 아닌 단역급 연기자라면
술집여자나 기생 혹은 귀신역할
그 외엔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거거든요
- 가령 기억하시는분들 계신지 모르겠지만
수사반장에서 여형사 역도 실은 60분짜리 극에서
대사는 어쩌다 한두마디 있는 비중이었습니다
그건 ’TV 손자병법‘에서 여직원 역할도 마찬가지고요
스토리 전체가 수사물이면 남자형사들 직장생활 애환을 다룬 경우라도
결국 남자 샐러리맨들 중심으로 스토리가 이어지기 때문에
여형사든 회사여직원이든 맡을수 있는 배역과 대사분량은
그렇게 폭이 넓지가 못해요
어쨌거나 그렇게 데뷔한지 3-4년이 되도록
술집여자나 기생 아니면 귀신역할
이대로 배우생활을 마감하게 되는지
그 고민과 갈등이 많던 아내를
종종 술도 사주고 밥도 사주고 그렇게
그래도 나름 선배로 위로해주면서
그렇게 사이가 진전되었던 것 같습니다
편의상 아내 이름을 은주(가명)라 해야할 것 같네요
그래야 스토리 진행이 원활할 것 같으니
은주가 그때 이미
제가 애딸린 이혼남이란 사실은
알고 있었던 듯 합니다
아마 그런건 제가 굳이 밝히지 않았음에도
그때는 지금과 달리 방송국 극회 중심으로
방송,연예가 소통이 되던 시절이다보니
굳이 제가 알려주지 않아도 방송사 같은 선,후배
혹은 동료지간에
이야기나누고 정보교류 하면서
자연스레 알게되는 듯 했습니다
일단 다행히 아내는 그런 문제는 전혀 개의치 않은채
절 만나주었습니다
솔직허 전 그보다 더 걱정이 되었던 것이
혹시 은주가 알고보면 무슨 잘나가는 집 딸이라던가 해서
은주네 집에서 저와의 결혼을 결사반대
혹시 저나 제 아이들한테 무슨 해꼬지라도 하지 않을지
오히려 그걸 걱정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어떻게 이 정도에서 그냥
친한 선,후배사이 정도로 선을 그어야하나
고민하던때였습니다
헌데 제 고민하던바를 은주가 대충 눈치를 챘는지
자기집안에 대해 밝히더군요
일단 그런 잘나가는 집안은 아니고
부모님은 그 윗대부터 대대로 지방에서 농사짓던 집안이고
위로 언니 하나 밑으로 동생 하나 더 있는
삼자매중 둘째라고 하더군요
그렇다면...집안환경이나 형제관계 등등
뭐 그리 딱히 부담스럽지 않은
그런 환경이긴 했습니다
한번 은주의 제안이 있어 날 잡고
지방에서 농사짓고 사시는 은주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습니다
사실 처음엔 은주 부모님은
나이많은 저를 결혼 상대랍시고 데리고 온것에
좀 당혹스러운 눈빛이더군요
다만 그래도 TV를 많이 보시는분은
저를 알아는 보시기 때문에
그저 TV에 가끔 나오는 사람 그 정도로 아시다보니
일단 장인어른보다는 장모님이 먼저
마음을 여시더군요
뭐 예나 지금이나 나이많은 아주머니들은
TV 드라마 많이 보시니까요
그렇게 TV에서 가끔 봐서 얼굴은 아는 사람
그런 사람을 사윗감으로 데리고 온것에
그런대로 마음이 누그러지신 듯 했습니다
참고로 은주의 언니는 고향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곳에
역시 비슷한 연배의 농사짓는 청년과 결혼해
살고 있었고
동생은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아내의 언니와 동생의 저를 째려보는듯한 눈빛은
차츰 결혼날짜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그 준비가
차근차근 진행되어갈때까지도
쉬이 변하지는 않더군요
은주를 집으로도 한번 초대했습니다
어차피 애딸린 이혼남인건 은주가 뻔히 아는 처지에
늦기전에 진작에 아이들과 친해질 시간도
마련해야 할 것 같아서 그리했습니다
말씀드렸다시피 아이들은 엄마없이 살아온 시간이
어느덧 10년 가까이인지라
그것도 TV 탤런트 출신의 젊은 연기자가 새엄마로 들어오는 것
일단 딱히 좋아하지도 딱이 싫어하지도 않는
그런 분위기더군요
게다가 설상가상 ’전설의 고향‘에 귀신역으로까지 나온 배우라니
아이들 표정이 좀 미묘해지긴 하더군요
막상 그렇게 결혼을 결심하고 주위에도 알리다보니
특히 방송가에선 저희를
’전설의 고향‘ 커플...혹은 ’전설의 커플‘이라
부르더이다
근데 말씀드렸지만...전설의 고향 커플이든 전설의 커플이든
저는 그래도 그 드라마에
주로 귀신보고 놀라 자빠지는 역으로
거의 단골로 출연하다시피하고
납량특집이 아닐때도 그저 동네 주민이나
순박한 촌부나 양반집 하인...그 정도로
단골로 출연하던 시절이니 억울하진 않은데
아내는 전설의 고향 귀신역 딱 세 번 하고도
마치 자신이 ’전설의 고향‘ 귀신전문 배우인양
게다가 남편과의 인연도 바로 그런 프로를 통해
시작된것이니
’전설의 커플‘ 혹은 전설의 고향 커플
이런식으로 이미지가 각인되는 것
좀 억울해하는 눈치였습니다
- 그래도 다른 드라마나 일반 현대물에선
보통 술집여자나 기생역으로 나오던 단역배우가
전설의 고향 귀신전문배우로 이미지가 굳어진다는건
그리 나쁘지는 않은 일 아닌가요 ? ^^;;;;
결혼생활은
대체로 무난했습니다
아이들하고의 관계
갈등이 전허 엾었다고는 할수 없습니다만
전체적으로 보면
아이들 입장에선 10년동안 엄마없이 살다가
그것도 탤런트 출신(* 비록 그리 잘 알려지지 않은
무명배우이긴 합니다만) 젊은 새엄마가 생겼다는것에
그리 싫어하진 않는 눈치였고
생각보다 은주(가명)
아이들하고 그런대로 잘 맞는 느낌이더군요
가령 뭐 취미라던가 성격...기호 그런것들이요
제가 어쨌든 재혼가정의 가장으로 살아보며 느낀건데
새엄마와 아이들의 관계도
궁합(宮合)이 맞아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궁합...이란 표현은 좀 이상한가요
여하튼 원래 궁합에 그런 의미까지 들어있다고 하니까...
그럼 궁합은 아무래도 부적절한 표현인 것 같고
여하튼 대체로 식성에서부터 취미나 기호 성격...그런개
100% 완전히 잘 맞아 떨어진다고까진 할수 없어도
그런대로 큰 문제나 무리없이 잘 맞는
그런 사이(?)였던 것 같습니다
21세기 들어와서 생긴 표현이긴 하지만
’코드가 맞았다‘고 해두죠 그럼
코드란 말도 영어인데다가 애초에 그 의미가
좀 애매한 상황에서 쓰여진것이라
이것도 좀 그렇긴 합니다만
그럼...궁합이란 표현도 적절치 않고...코드란 표현도
뭔가 좀 애매하고 난해하다면
그냥...거시기가 맞았다고 해두죠 뭐
여하튼 새엄마와 아이들 사이
그런대로 큰 문제나 무리는 없이
잘 맞아 떨어지는 그런 사이였다는 의미입니다 제 말은
가령 둘째 상철(가명)이의 경우엔
제가 재혼할 때 국민 학교 2학년이었는데
아무래도 갓난아기때 멈마랑 떨어져 살다보니
모정결핍이라던가 그런게 좀 있었습니다
은주가 그런걸 그런대로 이해를 하는지
처음 결혼후 한동안은
상철이를 품에 안고 자더군요
아이 정서를 좀 안정시켜주고...
분리불안증을 해소시켜줄 필요가 있다나...
(* 그러고보니 은주가 연구를 많이 했네요 ^^;;)
사실 아이가 이따금
무선운 꿈을 꾼다고 해서 걱정을 좀 했는데
내가 ’전설의 고향‘ 출연을 하지 말아야하나
그런 고민까지 잠시 했을정도로요
아이러니하게도 은주가 상철이를 품에 안고 잤을때부터는
무서운꿈을 거의 안 꾸었다고 하네요
참 아이러니죠 ?
하필 귀신전문(?)배우 새엄마가 품에 안고 자니까
오히려 귀신꿈...무서운 꿈을 더 안 꾸었다는건
무슨 조화인가...하늘의 인연인가
싶기도 합디다
첫째 민철이는 그때 5학년인데
이제 슬슬 중학생도 되어야하니 공부도 해야하고
진로문제라던가 이런거 진지하게 고민할때가
되어가긴 할떄인데
일단 전...제가 무명배우로 20년 고생하고
이혼까지 한마당이라...그런 문제때문에라도
애가 행여 연기자가 되겠다거나 방송,연예가로
진출하겠다던가 이런 소리는
안 나오길 바랬습니다
사실 제 집사람 은주도...
역시 무명배우로 기껏 술집여자 아니면 귀신역
그런 수준의 배우나 하다 그만둔 상황이다보니
역시 연예계 진출이나 연예인 같은건
안 했으면 하는...그런 바램을 내심 갖고 있더라구요
이 부분은 제가 은주와 확실히 궁합이 맞았던 것 같네요 ^^;;
다행히 민철이는
이런 애비나 제 새엄마 마음을 아는지
일단 공부쪽으로 방향을 잡은듯하고
대충보니까 컴퓨터나 그런쪽에 관심이 맞는것같아
그런쪽으로 전공을 택하도록
유도를 해주었습니다
다만 아이들이 조금씩 커가고
중학교...고등학교 들어가게 되면서
문제나 말썽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우선 큰애 같은 경우엔 중학교때
요즘으로 치면 소위 학폭 혹은 왕따
그 피해자가 된듯했습니다
처음엔 몰랐는데...집사람이 보니까
언제부터인가 통 말수도 적고 표정도 우울하고
게다가 불필요하게 용돈을 자꾸만 달라고 요구해서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는지
뒤를 좀 캐본 모양입니다
그러다...반 아이들 3-4명 정도가 아이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금품을 갈취한다는
사실을 알게되었지요
집사람이...비록 새엄마라도 아이 문제라서
바로 학교로 찾아가서 시정을 요구했지요
그러고보면...민철이든 상철이든
제가 재혼해서 새엄마와 산다는 것을
애들이랑 꽤 친하게 지내는 정도만 알지
그리 친하지 않은 아이들은 그런 복잡한 속사정까진
잘 모르는 것 같던데
- 가령 국민 학교를 같이 다닌 애들은 알겠죠
민철이든 상철이든 그때는 엄마가 없다가
이후에 생겼다는 사실을
뭐 애들이 굳이 자기 입으로 자랑스럽게(?) 말하진 않아도
같은 학교 애들끼리 교류하면서 알음알이로
그렇게 알게되는 모양입니다
민철이와 달리 상철이는
좀 뜻하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러고보면 저도 여하튼 아이들도 키우고
젊은 아내까지 생기다보니 배우활동은 계속했고
아내도 배우일은 결혼후에도 한동안 지속했으니까요
다만 아내도 어느덧 나이가 들다보니
귀신이라던가 술집여자 이런역은 잘 안들어오고
보통은 동네 주민이라던가 학부모
사극 같은경우에도 그냥 주막집 아주머니라던가
아니면 양반집 마님 같은
대개는 역시 조연이나 단역정도의 비중
아마 당시 인기리에 방영되는 일일극이나 주말극에도
주인공의 친구나 직장동료 대층 그 정도 비중으로
출연은 한 것 같은데
여하튼 저나 아내나 결혼후에도
조연이나 단역급 배우로의 활동은
계속 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헌데 문제는
사실 배우들이야 아주 톱스타급 연기자가 아닌 다음에는
특히 저희같은 무명의 조연이나 단역 연기자들이야
그냥 뭐...배역 들어오면 하는거지 꺼릴 이유가 있곘습니까
게다가 그걸로 생계수단을 삼아야한다면 더더욱요
아내가 아마 그 무렵 영화에도 몇편 출연했나본데
소위 말하는 19금...그런 영화에 출연했나봅니다
그렇다고 아주 노골적으로 성애물 그런걸 다루는
그런 영화는 아니고
그냥 내용 자체가 불가피하게 그런쪽의 묘사가
종종 나오는 영화인듯합니다.
아마 대충 조연급 정도 비중으로 나왔나본데
그러니 영화 자체는 에로물일지언정
아내가 그런역으로 출연하지는 않는다는거죠
그런데서도 역시 그냥 주인공 동료나 이웃주민
그 정도 비중으로 나올테니까요
- 술집여자 역할 나이는 어느정도 지난거고요
근데 그걸...
아마 상철이랑...역시 그리 친하지 않은 친구 몇몇이
그걸 우연히 보게되었나봅니다
그것도...아마 얼굴을 알아보긴 한건지...
글쎄요...친구의 새엄마가 출연하는 에로물(?)이라니까
이상한 호기심이라도 발동한걸까요
- 헌데 그러고보면 19금 영화면 중학생들한테
비디오를 빌려주는것도 불법이고 보는것도 잘못된일인데
용케 그런걸 어디서 하나 구해서
지들끼리 돌려본 모양입니다
...후우...글쎄요
친구의 새엄마인 무명연기자가 조연으로 나오는 에로물
여기서 도대체 사춘기 소년들이 어떤 상상을 할지는 모르곘지만
여하튼...제 집사람이 출연한 그 문제의 영화를
지들끼리 돌려보고 있었고
그걸 상철이가 나중에 안 모양입니다
애들도 양심상 그런 이야기를 상철이한테 직접 하진 않았지만
지들끼리 돌려보는 과정에 우연히
상철이도 그 사실을 알았나봐요
나중에 해당되는 문제의 아이들을
집으로 불러들여 단단히 야단을 쳤습니다
‘영화든 드라마든 그냥 창작품인데...거기 배우로 나오는
아줌마가 니들 친구 엄마라고 해서...하필 그걸 돌려보면
뭐 어쩌겠다는거냐 !!! 게다가 에로영화라고 전부 그런 장면
만 나오는걸로 알면 오산이다. 솔직히 조연이나 단역으로
나오는 배우들은 그냥 평범한 일상의 장면들을 찍게되지
그런 장면 찍을일 자체가 없다’
대충 이런 요지로 따끔하게 혼쭐을 냈습니다
그리고 나름 미안하기도 해서...
일종의 ‘당근과 채찍’ 작전으로
집사람을 직접 시켜서 애들한테 맛있는 식사대접도
해서 보냈구요 ^^;;;;
뭐 그렇게...살면서 있을법한
특히 사춘기...한참 성에 대해 눈떠가는 나이에
흔이 있을법한 사소한 해프닝 한두개 정도를 제외하면
아이들 그 시절은 무난히 흘러갔던 것 같습니다
집사람의 경우엔 한 30대 중,후반까진 배우 활동을 계속했고요
다만 단역,조연급을 벗어나지 못하는건 여전히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 그건 뭐 제 신세도 달라진게 없구요
다만 아내의 경우엔
20대땐 술집여자나 기생 아니면 전설의고향류에서 귀신역
그런거 주로 맡던떄에 비해
30대땐...어느덧 90년대고 이미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활발하기 이루어질떄라
그저 단순한 동네주민이나 학부모역할
이 정도를 벗어나서
이따금 직장의 팀장급이라던가 그런역도
한두번 들어오더군요
그때가 이미 90년대고 실제 그때쯤이면
젊은 여성 직장인이 회사에서 팀장급정도 맡는일
흔히 보던 시절이니까요
하지만 저는 어느덧 나이 60에 이르고
어느덧 노역외엔 딱히 들어오는게 없어서
연기를 접고 아이들은 계속 키워야하니
다른일을 찾아보자 생각도 좀 했습니다
실은 90년대에 영화제작도 두어번 해보고
연극연출도 해봤습니다
실제 제가 단역 연기자로 활동할 때 알고지내던
방송국 PD 선배들은
영화감독이든 연극연출이든 그것도
아무나 하는거 아니라고 비웃거나
혹은 우려석인 목소리로 의견을 내비치더군요
그런 선배 피디들 보란 듯이
한번 잘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제가 만든 영화 두편, 연극 두편
모두 보기좋게 실패로 끝나버렸습니다
영화의 경우엔 한편은 좀 진부한 멜로물이었고
또 한편은 전설의 고향 출연하던 시절
대충 알게된 민담이나 전설 이런걸 모티브삼아
꾸며본건데...뭐 여하튼 결과적으로 실패했고
연극은 세익스피어 희곡을 한번 좀 획기적으로 재해석해서
만들어보려했는데
역시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렇게
20년 배우생활도 사실상 단역,조연급으로만 활동하고
마무리가 되었는데
영화감독이나 연극연출도 막상 도전해보니
일이 그렇게 쉽게 만만하게 되는게 아니더군요
그렇게 세상 만만한거 아니란거 다시한번 뼈저리게 깨닫고
어느덧 제 나이도 60
열여덟살 차이나던 아내도
어느덧 40을 넘겼고
아내와 재혼할 때 국민학생이던 두 아이도
20대 성인이 되어있었습니다
큰애 민철이는 4년제 대학을 나와서
그저그런 중소업체에서 직장생활을 하고있고
둘째 상철이는...
그래도 애비를 닮았는지 제 반대에도 무릎쓰고
연극판,영화판을 잠시 기웃거리는가 싶더니
아무래도 제 능력 밖임을 깨달았는지
이후엔 그리 크지 않은 언론사에 기자로 취직
스포츠,연예부 기자로활동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내와는 대략 2000년대 초반경부터
경기도 신도시에 작은 편의점을 하나 내고
그걸 운영하면서 이후 20년 세월을 지냈습니다
그런걸 생각해보면
무명배우 생활 20년
재혼생활 20년
그리고 이후엔 연기자 생활은 사실상 접고
편의점 사장으로 20년
그렇게 60년...아니 어느덧
80년 조금 넘는 인생을 살아왔네요.
지금와서
제 지나간 인생을 두고
성공했느니 실패했느니 하는식의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그래도 사극이나 시대극등에 조연이나 단역으로
자주 출연할수 있었던
1970-80년대 그 시절이
좋았던 것 같네요
확실히 등장인물 많이 나오는 그런 사극이나 시대극은
저같은 중견의 무명배우들에게
기회가 많이 돌아올 수 있어 좋고
무엇보다 지금은 느낄수 없는
훈훈하고 진한 감동이 있어
그런게 좋았습니다.
드라마 촬영 끝나고 나면 함께 고생한
많은 선,후배 중견배우들과
식사라도 하던가 술이라도 한잔씩 나누며
서로 지나온 이야기도 나누고
그러고보면 그때 함께 활동하던 중견의 조연,단역 배우들도
이제 어느덧 대다수가
이 세상 사람들이 아니네요
생존해 계신분들도 이미 대다수
70-80넘은 고령인지라
언제까지 더 사실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고
무슨 타임머신이든 타임슬립이든 그런게 진짜 존재한다면
그 시절로 돌아가
정말 다시 저같은 중년의 무명배우들 많이 나오는
사극이나 시대극도 찍고
때론 어린이 드라마 같은것도 찍고 라디오 드라마 같은데도 나가고
때론 코미디나 영화,연극무대에도 나가는
그런 시절을
다시 살아보고 싶습니다
이제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시절을요
나이많은 꼰대할배의 감성이라
요즘 젊은 친구들은 비웃을지 모르지만
그래요...이해하지 못할수도 있겠지만
그저...그 시절이 훈훈하고 진한 감동 느낄수 있는
그 시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