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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부모님과 이별할 사람들에게 꼭 하고 싶은 현실적인 말

ㅇㅇ |2026.04.05 22:25
조회 49 |추천 0

나는 몇년전 아빠를 떠나보냈어
아프셨고 가족들에겐 준비된 이별이었지

나는 대단한 효녀는 아니었고
그냥 잘 자라준 평범한 딸
아빠는 속은 다정하고 겉은 무뚝뚝한 사람이었어
그냥 남들과 별 다를 거 없는 평범한 부녀사이였지
너무 좋지도, 나쁘지도 않는

내가 꼭 해주고 싶은 말은
부모와 헤어지게되면 현실적인 순간에 그리움이 사무친다는거야…

나는 부모님이 돌아가신다면
그 즉시 슬퍼서 장례식 내내 울줄 알았어

병원에서 투병하시는동안에도

종교도 없는 내가 두손모아 기도는 해봤지만
눈물 한번 흘린 적 없었어

아빠의 임종을 함께할때는 당연히 펑펑 울었지만
그 이후 장례식을 다치르는 내내 눈물한번 흘리지 않았어

그냥 나에게 큰일이 닥쳤다는 거만 인지되고
모든게 비현실적이었거든 (장례절차 등)
그냥 꿈속인가? 라는 말이 맞아

정말 다 끝내고나도, 모든게 비현실적인 느낌이야
내가 이렇게 무던해도 될까? 싶었어

그런데 그런 내가 결국 무너진 날이 왔어
장례를 치르고 경조휴가가 끝나
회사를 오랜만에 출근한 날에.

나는 그동안 아빠가 병원에있을때 의무적으로
점심시간에 아빠에게 전화를해서
길어봤자 30초의 통화를 해왔거든 건조하고 심심한 안부 전화였어

여느때와 다름없이 점심시간에 나와서
걸어가는 길. 딱 아빠에게 전화를 걸던 그 모퉁이에서.

무의식에 손가락이 아빠에게 전화를 거는데
그때 딱 뇌에 스위치가 켜진거야
비현실에서 현실로
아, 전화할 아빠가 없구나.

남에게 눈물 보이는 걸 두려워하던 내가 회사근처 길에서 펑펑 울어버렸어

그날부터 나는 아빠가 사라졌고, 더이상 전화를 할 수도 볼수도 없다는 게 현실적으로 다가왔어

그렇게 정상적이지 못한 상태로 일을 하고
퇴근 하고 집을 왔는데
아빠가 늘 누워있던 쇼파 침대
항상 앉아서 식사하시던 식탁의자

설거지하던 뒷모습

그 모든게 그제서야 실감이 나기 시작했어
글이 너무 길어졌지

그래서 내가 해주고싶은 말은
부모님의 빈자리는 일상에서
찾아온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어

태어나서 지금까지 항상 늘 있던 그거
그게 없어졌다는 걸 일상에서 느낀 그 순간부터 무너지는거야

그래서 나는 부모님과 지내는게
어쩌면 짜증도 나고 독립도 하고싶고 잔소리에 지루한 그 일상이 얼마나 나중에 가슴 사무치게 그리워할 순간인지 아니까

정말 소중히 보냈으면 좋겠어

특별한 걸 하라는 게 아니야
뭐 용돈 더 드리고 좋은데 보내드리고 그러라는게 아니야

그냥 지금 그 일상이 얼마나 행복한건지
그걸 뼈저리게 행복하게 느끼면서 즐겼으면 좋겠어

다들 행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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