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이 멈추질 않았다.
아까 그 남녀갈등 글.
아직도 댓글이 달리고 있었다.
또 긁혔네
여자들 특징 나왔죠
화면을 보다가, 그냥 꺼버렸다.
더 보면 진짜 터질 것 같았다.
근데 문제는
그 감정이 사라지질 않는다는 거였다.
가슴이 계속 답답했다.
뭔가 더 써야 할 것 같았다.
더 세게.
더 크게.
그래서
다시 글쓰기 버튼을 눌렀다.
"요즘 ooo 왜 이렇게 띄워주는지 모르겠음"
제목부터 던졌다.
이름은 일부러 흐렸다.
그래도 다 알 거다.
본문은 생각보다 쉽게 써졌다.
요즘 여기저기 계속 나오던데
솔직히 왜 인기 있는지 모르겠어요
타이핑이 점점 빨라졌다.
표정도 맨날 똑같고
연기도 잘하는지 모르겠고
잠깐 멈췄다가
한 줄 더 추가했다.
예전부터 좀 가식적인 느낌 있었는데 저만 느낀 건가요?
엔터.
등록.
올리고 나서 바로 새로고침.
조회수 28.
댓글 2.
생각보다 빠르다.
하나 눌렀다.
공감
나도 그 생각 했는데 말 못 했음
입꼬리가 올라갔다.
역시.
나만 그런 거 아니었다.
근데
두 번째 댓글.
갑자기 왜 까요? 근거는요?
…아 또 시작이다.
바로 답글 썼다.
느낀 걸 쓴 건데요? 무조건 칭찬만 해야 됨?
새로고침.
댓글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맞는 말임 솔직히 과대평가임
요즘 이미지 메이킹 너무 티남
이런 글 쓰는 이유가 뭐냐
섞였다.
편 드는 댓글이랑
물고 늘어지는 댓글.
그리고
팬들.
이건 딱 보였다.
갑자기 말투가 달라졌다.
근거 없이 까는 거 진짜 별로네요
이러니까 판 이미지 안 좋아짐
심장이 다시 빨라졌다.
손이 다시 움직였다.
근거 없는 건 님 생각이고요 저도 느낀 거 쓴 거임
거의 동시에 답글.
느낌으로 사람 평가하는 게 더 문제 아닌가요
숨이 짧아졌다.
그래서 더 길게 썼다.
그럼 칭찬도 느낌으로 하는 거 아닌가요? 왜 까는 건 안 됨?
알림이 계속 쌓였다.
이번엔 아까보다 더 빨랐다.
글이 위로 올라가고 있었다.
톡선 근처.
손끝이 떨렸다.
이거
터진다.
문이 열렸다.
엄마였다.
나는 화면에서 눈도 안 떼고 말했다.
"지금 좀 바쁘다고"
엄마가 한숨 쉬었다.
"하루 종일 그거만 하냐"
대답 안 했다.
그냥
댓글 하나 더 달았다.
어느 순간
댓글이 100개를 넘었다.
욕도 같이 늘어났다.
관종
열등감
인생 좀 살아라
읽다가 멈췄다.
손이 잠깐 굳었다.
근데
그 다음 순간
더 세게 썼다.
연예인 하나 비판했다고 이렇게 발작하는 게 더 웃김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이건
그냥 글이 아니었다.
싸움이었다.
그리고 이번엔
사람이 훨씬 많았다.
새로고침.
내 글이 더 위로 올라가 있었다.
댓글 수 163.
나는 화면을 보면서
작게 웃었다.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근데
그 순간
문득
이 생각이 스쳤다.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손은
멈추지 않았다.
다시 키보드를 눌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