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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EP.5 판남과의 사랑2

ㅇㅇ |2026.04.25 17:08
조회 91 |추천 0

 

EP5. 판남과의 사랑2


요즘 하루 시작이 바뀌었다.

원래는 눈 뜨면 바로 판부터 켰는데
이젠 아니다.

눈 뜨자마자 카톡부터 본다.

읽음인지
아닌지

그거 하나로 기분이 갈린다.

아침 8시.

눈 뜨자마자 폰을 들었다.

카톡.

읽음 1.

답장은 없었다.

괜히 채팅창 들어갔다가
아무 말도 안 하고 나왔다.

뭐 하는 건지.

씻고 나오고, 밥 먹는 척 하면서도
계속 폰을 봤다.

알림은 없었다.

근데 계속 확인했다.

학교 가는 길.

이어폰 끼고 음악 틀어놨는데
뭐 나오는지도 모르겠다.

손은 계속 폰 위에 있었다.

혹시라도
지금 답 오면 바로 보려고.

그 정도였다.

수업 시간.

앞에서 뭐 설명하는데
하나도 안 들렸다.

노트 펴놓고 펜 들고 있는데
계속 채팅창만 보고 있었다.

그때

톡 하나 왔다.

심장이 확 뛰었다.

바로 눌렀다.

“일어났냐”

짧았다.

근데

그거 하나에

이상하게 웃음이 나왔다.

나는 바로 썼다.

“응 방금”

보내고 나서
조금 고민하다가

한 줄 더 썼다.

“너는”

읽음.

조금 있다가 답 왔다.

“나도 이제 일어남”

그게 끝인데

그게 계속 머릿속에 남았다.

그날 이후로

우리는 계속 연락했다.

별 얘기 안 했다.

뭐 먹었는지
수업 뭐였는지
지금 뭐 하는지

진짜 아무 의미 없는 것들.

근데

이상하게 그게 제일 중요했다.

밤.

침대에 누워서

폰을 얼굴 위로 들고 있었다.

불은 이미 껐다.

방은 어두웠고
폰 화면만 밝았다.

톡이 왔다.

“너 오늘 뭐함”

나는 바로 썼다.

“그냥 집”

잠깐 멈췄다가

“너는”

읽음.

답이 바로 왔다.

“나도”

또 웃음이 났다.

이게 뭐라고.

조금 있다가

걔가 보냈다.

“너 맨날 집에만 있음?”

나는 잠깐 고민하다가 썼다.

“거의”

“나갈 일 없어서”

읽음.

그리고

조금 있다가 온 답.

“그럼 나랑은 계속 얘기할 수 있겠네”

손이 멈췄다.

…뭐지 이거.

장난 같은데

장난 같지가 않았다.

그래서

짧게 썼다.

“그럴 수도”

답이 왔다.

“다행이다”

그 두 글자 보고

한동안 아무 말도 못 했다.

심장이 조금 빨라졌다.

이상하게

조용해졌다.

문 밖에서 엄마가 불렀다.

이제 자라

나는 대답 안 했다.

대신

폰을 더 가까이 들었다.

톡이 하나 더 왔다.

“잘 자”

나는 한참을 보고 있다가

천천히 썼다.

“너도”

그리고

폰을 끄지 않았다.

화면이 꺼질 때까지

그 채팅창을 계속 보고 있었다.

이상했다.

판보다

이 사람이 더 먼저 생각났다.

진짜로

이상한 거 같았다.

근데

싫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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