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업무에 너무 치여서 정말 오랜만에 동네 목욕탕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황당한 일을 겪고 기분이 너무 상해서 글을 올립니다.
사우나 다니시는 분들은 공감하실 거예요. 바로 목욕탕 텃세입니다.
지난주 목욕탕에 들어갔는데 주말이라 사람이 꽤 많았습니다.
샤워기 자리가 10개 정도 있는데, 빈 자리가 하나도 없더군요.
그런데 가만히 보니 10개 자리 중 6개는 사람은 없고 세면바구니와 수건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습니다.
이른바 자리 맡기를 해두고 다들 온탕이나 사우나에 들어간 거죠.
저는 5분을 기다려도 자리가 나지 않기에,
비어 있던 자리의 바구니를 옆으로 살짝 밀어두고 샤워를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5분쯤 지났을까요?
사우나에서 나온 60대 아주머니 한 분이 저를 보더니 사자후를 내뿜으시더군요.
"아니, 남의 자리를 왜 마음대로 써? 이거 내 바구니 여기 있는 거 안 보여?
요즘 젊은 사람들은 예의가 없어, 예의가!"
당황했지만 저는 차분하게 얘기를 했습니다.
"저기, 여기는 공용시설이잖아요. 사람이 계속 없기에 제가 좀 쓴 건데 그게 왜 예의가 없는 건가요?
자리를 이렇게 계속 비워두시면 다른 사람은 어디서 씻나요?"
그랬더니 아줌마에 반응이 가관입니다.
"내가 이 목욕탕 20년 단골이야! 여기 사장도 내 얼굴 다 알고,
이 자리는 내가 올 때마다 쓰는 지정석이나 다름없어.
여기 아줌마들 다 그렇게 써. 어디서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려고 들어?"
아주머니의 고함에 사우나와 탕에 있던 다른 단골 아주머니들도 우르르 나오시더니
저를 에워싸고 한마디씩 거들더군요.
"우리끼리는 다 이해하고 쓰는 건데 혼자 왜 유난이야",
"바구니가 있으면 자리가 있다는 뜻인데 왜 건드리냐"라며 집단으로 저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너무 기가 막혀서
"목욕탕 요금 똑같이 내고 들어왔는데 왜 누구는 자리를 전세 내고 써야 하냐"고 따졌지만,
아줌마들에게는 씨알도 안 먹혔습니다. 오히려 제가 동네 질서를 파괴하는 무례한 이방인이 되어버렸죠.
결국 저는 비누칠도 제대로 못 한 채 자리를 비켜줘야 했습니다.
목욕탕 사장님께 말씀드려봤지만,
사장님도 "단골들이라 저도 어쩌지 못해요, 그냥 좀 이해해주세요"라며 곤란해만 하시더군요.
20년 단골이면 공용 샤워기를 자기 안방처럼 점유할 권리가 생기는 건가요?
아니면 바구니가 주인이오 하는 이 아줌마들에 행태가 잘못된걸까요?
속 너무 답답해서 글 올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