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그리고 천사 no.2... 네~ 왕중왕입니다..
요즘도 그렇지만.. 고3들의 로망은 수능 끝난 그 다음에 있다.
방학을 하는.. 그리고 졸업하고. 대학교 가는 그 시간까지
원서 쓰는 일 말고는 아무것도 없다! 그냥 대놓고
학교 가서도 비디오 보고 노는게 전부였다.
논술을 준비하는 몇몇 친구들을 제외하고는 그 당시 할일이라고는
운전면허시험 준비? 그리고는 대학교 입시설명회(대학탐방인가??)
뭐 이정도가 전부였으니.....
간혹 애들은 밤새고 학교 와서.... 3시간을 연짱으로
잔다고 고생하며 책상위를 침으로 제대로 도배하는
녀석들도 있었다..
나는... 물론... 만화책 넘길 때 마다 떠오르는 그녀를 생각하며
그렇게 읽었던 만화책을 학교에서 한 번 더 읽어주는 것이
나의 그 수능 끝난 날의 일의 전부였다...
집에 돌아갈 시간.. 부리나케 책을 챙겨서....
버스타고 돌아와서 내리자 마자 집으로 와서 가방부터 풀어
헤치는 것이 아니라.. 바로 비디오 가게로 달려간다..
최대한 빨리... 완전.. 전속력으로 뛰었다.
당시 내가 다닌 고등학교는
버스를 타고 1시간이나 걸리는 먼 곳이었다.
원래 살던곳이 그동네가 아니었고, 이사를 하는 것을 알았던 나는
물론 가까운 곳에 학교 지원을 했었지만..
전혀 뜻밖의 학교에 진학하고 만다...
처음에는 어쩌지 하며... 절망을 했었지만
남녀공학이라는 엄청난 메리트..
게다가.. 남자는 4반.. 여자는 8반이라는.. 초특급 메리트를 가진
그런 학교... 3년동안.징글징글 무서운 남자애들만
상대하다가 싱글싱글 화사한 여고생들을 상대하자니..
이사를 해서도 전학을 갈 수 있었지만..
전학 가고 싶다는 생각 전혀 들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2년을 그렇게 멀리까지 통학을 해야했다.
고3때는... 시장 가시는 할머니들 짐까지 들어드리며
첫차에서 할머니들과 인생을 나누는 기쁨도 함께하며...
폭풍우가 쏟아져서 휴교령이 내려졌던 그날에는....
번개를 동반한 폭풍우에도 너무 일찍 학교를 간 나머지
휴교가 된 줄도 모르고 버스타고 가면서 곳곳에 부러진
가로수들을 보며.. 무서워서 버스에서 잠도 못자던...
그런 힘든 것들을 충분히 감수하며 다녔던 곳이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였다....
지금 기억나는 것중에.... 더 놀라운 것은.......
나는 내가 우리학교 학생들 중에서 가장 먼곳에서 학교를
다닐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보다 더 멀리에서..나랑 같은 버스를 타고 통학하는
여학생이 하나 있었다.
2년이나 같은 버스를 타고 다녔기에
버스에서 말 한 번 걸어볼 수도 있었지만..
전혀 ... 한번도 그럴 생각은 해보지 않았다.. 절대로..
이유인 즉슨.. 아마?
언터쳐블한 얼굴..... 그당시 나도
참 사람 제대로 가리던 녀석이었나보다 -_-;;
.... 괜한 학교이야기로 이야기가 많이 딴데로샜네.. -_-;
다시 이야기에 집중 하자면..
나는 그렇게 버스를 타고 내려서 집으로 한참을 뛰었다..
아니 비디오 가게로 뛰었다.
숨을 조금 헐떡이기도 했지만..
그녀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뛰어서 비디오 가게에 도착하니
웃는 얼굴을 한 그녀가 나를 참 반갑게 맞아주었다.
일단 책가방에서 빌렸던 책을 돌려주면서..
어제 안면텄던 기억을 떠올려서..
이정도 이야기는 가볍게 봐주겠지 하며
질문 드렸다
"오늘 몇시까지 일하세요?"
"아~ 저요? 10시까지 일해요"
"아 그래요? ^^ 알겠어요~"
그리고는 책을 안빌리고는 그냥 집으로 왔다.
집에서 이런 저런 생각을 곰곰히 하고
뭐 하면서 시간을 떼울까 하며... 저녁에 다시 책을 빌리러 가야지
하고 마음을 먹으며.. 혼자 이런 저런 노래를 들으면서
그녀를 떠올리기 시작했다.
.... 그리고는 지금쯤 가면 되겠다 싶어 3시간쯤 지난 후에
다시 비디오가게를 찾아갔더니...
제길.... 졸라 늙은이 아저씨가 그녀에게 껄떡되고 있었다.
환타지 소설이.. 뭐가 재밌냐며..
제대로 치근덕 되는아저씨;;;
은근 스팀받고 쫌 많이 짜증지대로였지만
나는 그녀가 나를 보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다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와버렸다....
사실 껄떡되는 아저씨는 덩치가 산만했는데...
내가 잘몬 건드렸다가는 사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잘 모르는 그녀에게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을꺼라는
생각에....
... 오해는 무슨 오해 -_-;; 절대 그런건 모르겠고
여튼... 피해서 있다가 1시간 후에 다시 찾아갔다.
책방에는 초등학생 몇명만이 있었고
나는 또 자연스럽게 플라이 하이 만화책의 그 다음 5권을 빼내 들고
그리고는 새로 나온 비디오까지 하나 빌리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계산하러 가서는...
"저기요 이거 진짜 재밌어요~ 나중에 시간되시면 한번 보세요"
라며 말을 하자 웃으며 알았다고 그녀가 대답했다.
그리고 나는 넘쳐나는 자신감에..
질문콤보를 때리기 시작했다.
노팍 : 저기 근데 몇살이세요?"
비디오(아직 이름이 없으니 비디오 라고 해두겠다) :
몇살같아 보이는데요?
노팍 : 제가 열아홉인데요. 저보단 많아 보이는데...
비디오 : 아... 정말요? 저 생각보다 나이 안 많은데...
노팍 : 그래요? 몇살인데요?
비디오 : 저도 열아홉인데요
컥... 열아홉이라.. 사실.. 나랑 동갑이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그 당시 사실 어린 마음에..
연상과의 사랑을 꿈꾸던 나는 충분히 그녀는
적어도 스물이나 스물 하나쯤 되겠거니 라고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그정도 나이면 나는 충분히 감수할 수 있다고도 생각했다.
그도 그럴것이 나랑 동갑이라면 학교 다녀와서 바로 출근하고
그러기에는 시간이 좀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노팍 : 그럼 동갑? 친구네요... 완전 반갑네요.
비디오 : 그렇네요. 저는 저보다 한참 동생일 줄 알았는데
동갑이라 그러니까 신기하네요.
노팍 : 아... 그러셨구나.
(나중에 안 이야기지만...그녀는 내가
고등학교 1학년쯤이나 될꺼라고 처음에 생각했다고 한다.
지금도 나름 동안이긴 하지만 당시도 동안을 자랑하던
나였었기에 +_+;;;; ... <때리진 말아주세요 ㅠㅠ 동안인걸
나보고 어쩌라고 >.<;;; ㅋㅋ ㅈㅅ ㅈㅅ ㅈㅅ ㅈㅅ>)
노팍 : 아 그러셨구나. 여튼 수고하세요. 전 가볼께요
전화 드려도 되죠?
비디오 : 네? 아...... 안녕히 가세요..
전화 드려도 되죠 라는 말을... 나는 무슨 근거로 했을까 라고
의문을 가지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전화번호를 따는 내용도 없었으려니와
물론.... 내가 전화번호를 받은 기억도 전혀 없다..
그렇지만....아까 분명 언급했던 내용은..
비디오 하나를 빌렸다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책을 빌리면 책에 있는 바코드 스티커에는..
비디오가게 이름과 바코드만 나와있었다.
그래서 나는 비디오를 한편 빌리기로 결심한 것이다
물론 책 한권 값의 다섯배가 들긴 하지만
비디오 테이프를 빌리면 바코드 스티커 뿐만 아니라
비디오 대여점 전화번호가 써있는 스티커가 붙어있기에
나는 그것만 믿고.. 10시까지 일한다는 그녀의 말에
확신을 가지고 전화해보리라 마음먹고 그런 말을
넌지시 던졌던 것이다.
집에 돌아온 나는 어느정도의 시간을 가지고 조금 있다가
그렇게 전화를 무작정 걸었다
비디오 가게로.
신호음이 울리는데.. 한번이 울리기가 무섭에
다짜고짜 전화를 받더라..
비디오 : 네~ 왕중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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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3부에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