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팀은 저를 포함해 총 4명으로 구성된 아주 단출한 조직이에요.
한 명만 자리를 비워도 남은 인원들이 고스란히 그 짐을 나눠져야 하는 구조죠.
그런데 지난주 월요일,
저희 팀의 핵심 업무를 담당하던 A 대리가 갑자기 사직서를 들고 왔습니다.
A 대리: "과장님, 저 이번 달까지만 일하고 그만두겠습니다. 다른 곳으로 이직하게 됐어요."
나: "아니, A 대리. 갑자기 이러면 어떡해."
"우리 지금 하반기 정산 시즌이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거 알잖아. 최소한 한 달 전에는 말해줬어야지."
"인수인계는 어쩌고?"
A 대리: "아, 그게... 제가 남은 연차가 22일이더라고요. 오늘부터 그 연차 다 쓰고 퇴직 처리하겠습니다."
"사실상 오늘이 제 마지막 출근일입니다. 인수인계 파일은 제 바탕화면에 폴더 하나 만들어뒀으니 그거 보세요."
말 그대로 멘붕이었습니다.
A 대리가 담당하던 업무는 업체 미수금 관리부터 세금 계산서 발행까지,
숙련된 사람이 아니면 손대기 힘든 복잡한 일들이었어요.
그런데 당장 내일부터 안 나오겠다니요. 제가 붙잡고 사정했습니다.
나: "연차 수당으로 정산해 줄 테니, 딱 일주일만이라도 나와서 인수인계 좀 해줘"
A 대리: "과장님, 연차는 근로자의 정당한 권리잖아요. 그리고 요즘은 연차 소진하고 퇴직하는 게 상식이에요."
"인수인계 안 했다고 퇴사 안 시켜주는 건 근로기준법 위반인 거 아시죠?"
"저 내일부터 여행 갑니다. 연락하지 마세요."
결국 A 대리는 그날 짐을 싸서 나갔고, 다음 날부터 저희 팀은 지옥이 시작됐습니다.
며칠 뒤 업체에서 독촉 전화가 쏟아지는데,
바탕화면에 있다는 인수인계 폴더는 달랑 메모장 한 장에 파일들 확인 바람이라고만 적혀 있더군요.
결국 남은 팀원들과 매일 밤 11시까지 야근하며 어찌저찌 뒤처리를 했습니다.
한때는 믿음직한 후배였던 A 대리가 이제는 이름만 들어도 치가 떨리는 원수가 됐습니다.
본인의 연차 권리를 위해 팀 전체를 마비시킨 이 행위,
정말 법적으로 문제없으니 정당한 건가요?
아니면 조직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저버린 직업 윤리 실격인가요?
제가 정말 요즘을 모르는 구시대적 발상을 하고 있는건지..
다른 분들 의견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