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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감다 봉변당한 사연..

김멍게 |2009.01.31 16:05
조회 193 |추천 0

깊은 (개인?) 집안사정으로 인해 친가집과 담을 쌓고 사는 저는

설을 맞이하여 어쩔 수 없이 친가집에 끌려가게 되었습니다.

나이 25살에 가기 싫다고 때쓰기도 부끄럽고..

할머니의 큰아들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자 장손이 제가 안가면

아버지 체면상 말이 아닐것 같아 설날과 추석이면 늘 끌려가다 싶이 한답니다.

 

매년 아버지와 두번 트러블이 있는데 바로 설날 할머니댁 가기전과

추석 할머니댁 가기전이네요. (절대 전화하는 일도 없습니다..전....)

할머니댁은 양평의 한적한 동네인데, 진짜 말 그대로 한번 가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그런 시골 구석에 살고 계십니다.

 

예를들어 동네에 슈퍼하나 없어 먹고싶은게 있다면 들어올때 미리 사오거나

20분이라는 시간을 내리 걸어가야 길 끝에 딸랑하나 있는 편의점에 가야되는

정말 TV속에나 나올법한 한적한 동네입니다.

(마을 주민도 잘 안보여요.)

 

양평 할머니댁의 특징이 있다면

오래 사진분들이라 구들장이 무조건 따땃해야 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계시죠.

겨울은 물론 여름 또한 보일러를 항시 켜두고 계신답니다.

(추석에 가면 더워죽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분명 이번 설에도 할머니댁은 정말 훈훈했습니다.

역시 보일러의 힘일까요? 땃땃한게 잠이 술술 잘오더군요.

그리고 문제의 아침이 밝았습니다.

 

"진영아! 진영아! 가야지! 빨리 일어나서 씻어라"

 

라고 말씀하시는 아버지의 말씀에


"에이...쫌만 더 자다가 가요..."

 

라고 대꾸했다가 베개 내려찍기로 안면강타를 당한 후에야

씻으러 화장실을 가게되었습니다.

 

투덜투덜 거리며 거울을 본 저는 역시나 미남(?) 스러운 페이스를

자랑하며 온갖 표정연기를 한뒤에 씻을 준비를 하였습니다.

늘 씻을때 순서는 이빨닦고 머리감고 세수로 마무리 하는것인데,


그날은 화장실안이 쌀쌀해서 머리부터 감기로 했습니다.


아무생각 없이 손바닥에 샴푸를 뜸뿍 모아 머리에 쏟고나서

몸을 숙인 상태로 샤워기를 틀었습니다. 어짜피 좌측으로 돌리면 온수겠지

생각하고 최대한 끝까지 좌측으로 꼭지를 돌리고 샤워기를 머리에 대는 순간

전 진짜... 이게 바로 말로만 듣던 찢기는 고통이구나라 생각하며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렇습니다.

 

물.... 물이... 상상하기 어려울정도로 뜨거웠던것입니다.

전 화장실에서 머리가 너무 아파 발광을 하다 찬물로 머리를 행군 후에야

안정을 취하게 되었는데, 머리가 빨갛게 익어 화상을 입었더군요.

하도 물이 뜨거워 사진까지 직접 찍어왔습니다.


 

좌측은 보일러 온도구요.

우측은 실내온도 랍니다.

 

...딱 정수기 온도라고 하죠?;;

아무튼 설날부터 액땜한것 같아 기분이 우중충하긴 하지만

할머님께 받은 새뱃돈을 보니...마음이 살짝 놓이긴 한답니다.

 

그래도..

머리 익은 부분에서 머리카락이 조금 빠져서...

슬프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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