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5-15(월) 만기
금쪽같은 내 새끼 촬영 이후, 아내가 원하는대로 2월 말에 3월달 생활비를 이체를 시작으로 매월 말 생활비를 아내에게 이체했다. 그리고 아내 명의로 된 자금들은 만기되면 집 살 때 보태기로 합의했었다. 그리고 만기가 두달 정도 지났지만 아내는 나에게 내집마련 자금을 이체하지 않았다.
남편: "3월 19일에 재형저축 만기였는데, 돈 받았음?"
아내: "네! 받았어요."
남편: "받은 돈 이체해주세요."
아내: "제가 갖고 있을게요. 돈이 부족할 것 같아요."
남편: "내가 왜 이체 해야 하는지 이유는 모름?"
아내: "내가 헛투로 쓸까 봐요?"
남편: "집 어떻게 구매할 건데? 매일 이사가자고 하면서 이제 나도 미래에 대해 생각하기 싫고 귀찮음. 왜 내가 다가올 미래를 생각하면서 사는지 의문이 드네. 나도 당신이 하는말처럼 내일 죽을지도 모르니 오늘만을 위해서 살까? 당신 명의로 된 신협 연금, 수협 적금 앞으로 자동이체 해지할게. 당신이 해지를 하든 유지하든 알아서 해."
아내: "여보 제발 이러지 말아요."
남편: "시작은 당신이 했고 난 이제 집사는 것도 포기하겠음. 당신이 말한 것처럼 될 대로 되라~"
아내: "어디로 이체해요? 여보 우리 가족 위해서 항상 힘써주는 거 알아요. 마음 정리하고 일하세요. 오빠 힘내요! 그리고 저 이제 마음 다잡아서 시부모님이랑 친정부모님께 행복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같이 노력해요!"
얼마 후 어머니께서 전화 오셔서 재형저축 이체 관련해 며느리가 전화가왔고 걱정하는 눈치였다. 앞서 아내는 앞으로 양가부모님께 행복한 모습을 보여 드린다고 했지만 아내는 이런 일도 시어머니께 말씀드려 어머니에게 괜한 걱정을 끼쳐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매일 이사가자고 하면서도 미래를 위해서라곤 생각하지 않는 아내의 태도에 나는 점점 지쳐갔다. 나 혼자만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것 같아, 이젠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아내의 말처럼 ‘될 대로 되라’는 체념과 분노가 뒤섞인 마음이었다.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도 아내는 변화를 약속했지만, 내겐 그 말마저도 믿기 힘들었다. 그리고 어머니께 걱정을 끼친 것에 대해 죄책감이 들었다.
2023-05-17(수) 아내의 세계일주
잠자기 전, 아내는 아이들에게 아빠가 회사 그만두고 (5인)가족과 함께 세계일주를 하는 이야기를 했다. 현재는 아이들을 키워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데, 18년간 다닌 회사를 퇴사하고 세계일주를 하자는 아내의 말이 나와 완전히 달라 답답함과 허탈함이 함께 밀려왔다. 내 현실과는 너무 동떨어진 꿈 같은 이야기라, 서로의 생각 차이가 점점 커져가는 느낌이었다.
2023-05-20(토) 내가하는 말은 언제나 잔소리였다.
19:28경, 아내가 "잔소리를 할 거면 혼자서 속으로 해줄래"라고 말했다. 그 말에 마음이 서늘해졌다. 나는 함께 살아가며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더 나은 방향을 찾고 싶어서 이야기한 건데 아내는 내가 하는 모든 말을 그저 '잔소리'로만 여긴다. 그동안 말로 풀어보려 했던 내 노력들이 전부 부질없게 느껴졌다. 더는 말하지 말아야겠다. 입만 아프고, 마음만 다친다.
2023-05-27(토) 슬램덩크 만화책 전집
1년 전쯤, 아내가 슬램덩크 만화책 전집을 사달라고 했었다. 그땐 아이 셋 키우는 상황에서, 만화책 전집은 사치라고 생각했고, 9평밖에 안되는 집에 꽂아둘곳도 없었다. 그래서 정보고 싶으면 아이들 어린이집 간 이후에 만화방에서 보라고 했고 사주지 않았다. 이후 아내는 결국 본인이 사서 친정에 두었다.
그리고 오늘, 처가에서 그 책을 보았다. 나는 아내에게 “나중에 이사 갈 때 그거는(슬램덩크 전집) 집에 가지고 오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지금도 집안은 물건들로 가득했고, 아내는 정리를 못해 내가 직접 정리를 하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그 전집까지 집으로 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 말을 하면서도 마음 한편이 씁쓸했다. 내가 아내에게는 여전히 ‘공감하지 못하는 남편’으로 보이겠지. 하지만 우리 상황을 생각하면, 그건 감정보다 현실의 문제였다. 아내는 늘 필요보다 자기 욕심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나는 늘 아내의 그 모습이 견디기가 힘들었다. 이날은 생각이 많아지는 하루였다.
2023-05-27(토) 내집 장만
17:30경, 아내에게 이사 갈 집을 보여줬다. 처가와 같은 단지에 있는 45평 아파트였다. 아내가 원하는 넓은 거실, 화장실 두 개, 욕조, 여유 있는 주방 구조까지. 셋째가 태어나고부터 아내가 원했던 조건을 대부분 갖춘 집이었다. 아내는 눈에 띄게 만족해했고, 오랜만에 표정이 환해졌다. 사실 셋째가 태어나면서부터(2018년 9월) 아이들과 아내가 잠자고 있을때 핸드폰으로 이사할 아파트를 검색해왔다. 그리고 올해 초부터는 본격적으로 집을 보러 다녔다. 아내가 원하던 집을 찾기 위해 마음 속으로 준비해왔던 시간들이었다.
그리고 18:00경, 매수 계약서를 작성했다. 오랫동안 마음에 걸렸던 무언가를 마침내 내려놓는 듯한 순간이었다. 사실, 이 집을 결정하기까지 수많은 고민이 있었다. 아내는 1~2년 전부터 "남들은 넓은 집으로 이사 간다는데 우리는 언제 이사 가?" "애들 키우기 좁다, 불편하다" 매일같이 그런 말을 해왔다. 그 말들이 내 마음에 작은 파편처럼 쌓였었다.
그렇게 내가 택한 곳은, 내게 아무 연고도 없는 ‘처가 근처’였다. 아내가 학창시절을 보낸 동네, 그나마 아내가 정서적으로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게다가 장모님께서 “여기 6억 정도 한다더라”라는 말씀도 있었기에 그걸 ‘이 근처로 이사 오는 걸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결국, 나는 나의 고향도, 출근 거리도, 내게 익숙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로지 아내가 더 행복할 수 있을까 기대하며 그 집을 계약했다.
하지만 2023년 9월 이사 후 그건 단지 내 착각이였다. 환경이 바뀌면, 아내도 나아지리라 믿었던 내 바람이였고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더 예민해지고, 더 힘들어하고, 더 불안해졌다. 그리고 더욱 요구사항이 많아지고 자기 멋대로였다. 그날 집을 계약하며 느꼈던 안도의 마음은 불과 며칠 만에 다시 무력감과 허탈함으로 바뀌었다. 아내가 원하던 걸 다 들어줘도, 행복은 생각보다 멀리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시기적으로 1~2년 후 내집장만을 해야하는걸 알지만 아내가 그토록 원하는 문제를 빨리 해결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던거 같다. 더 이상 아내가 그런 불평들을 안하게,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으로 가격이 비싸다는 걸 알면서도 서둘러 움직였다.
2023-06-25(일) 아내의 쌍욕
22:00경, 냉장고 옆 약품함을 정리하다가 작은 바퀴벌레가 우루루 나왔다. 나는 속상한 마음에 아내에게 “이사 갈 집도 이렇게 쓰면 지금처럼 바퀴벌레가 나오니 평소에 청소 좀 해”라고 말했다. 그런데 아내는 혼잣말처럼, 하지만 또렷하게 “병신같은 인간”이라고 쌍욕을 내뱉었다. 그 순간 깊은 상처와 함께 허탈감이 밀려왔다. 내 말이 아내에게는 항상 비난으로 받아드리는것 같았다. 이처럼 아내와의 갈등이 끝없이 반복되는 현실이 너무나 지쳐갔다.
2023-07-17(월) 아내의 폭력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둘째가 "엄마가 나를 발로 배와 가슴을 밟았다"고 말했다. 아내에게 직접 물어보니, 아이가 말을 듣지 않아서 그랬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가족이라면서, 보호하고 지켜야 할 아내가 자기 성질을 못이겨 또 다시 폭력을 행사했다는 사실이 나를 무겁게 짓눌렀다.
2023-07-19(수)~2023-07-21(금) 장인어른 장례식
장례식 마지막 날, 처가에 경조사를 위해 그동안 모은 자금으로 조심스럽게 처남에게 "내가 결제할 테니 어머니(장모님)에게 모르는 척해"라고 말하고 결제를 마쳤다.
장례식을 마친 후, 장모님께서 우리 집을 방문하셨고, 몇 번 거절했지만 결국 장례식 비용을 이체하셨다. 아내와 달리 남한테 신세 지는 걸 몹시 싫어하시는 아니 자존심을 상해하시는 장모님을 보면서 이런 부분에서 아내와는 반대되는 성격임을 다시금 느꼈다.
이 즈음 아내에게 우리는 먹고사는 데 큰 지장도 없고, 처남은 아직 직장을 다니지 않으니 절대로 처가로부터 유산을 받지 말라고 여러번 당부했었다.
그런데 나중에 아내를 통해 들은 이야기로는 현재 살고 있는 집이 처남에게 넘어갈 거라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 아내가 처가로부터 어느 정도 유산을 받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받지 말라고 해도 아내는 내 말을 듣지 않을걸 알기에 더 이상 말을 안했다. 결국 아내의 입장을 이해할 수밖에 없다는 씁쓸함과 답답함이 가슴 한켠에 남았다.
2023-07-23(일) 셋째의 유분증
15:50경, 셋째가 팬티에 대변을 보는 일이 또 발생했다. 아내는 “왜 아빠(친정 아버지)는 혼자 갔어? 나도 데려가지… 정말 살고 싶지 않아”라고 말했다.
작년부터 셋째는 동영상이나 TV, 장난감에 집중하면 화장실 가는 걸 잊고 팬티에 대소변을 보는 일이 반복됐다. 그 전에는 몸을 흔드는 등 신호를 보내기도 했지만, 아내는 늘 “화장실 갔다 와”라는 말뿐이었다. 답답한 마음에 나는 셋째에게 직접 손잡고 화장실에 데려가 주거나, 보고 있던 동영상을 화장실 쪽으로 옮겨 주며 화장실에 가도록 유도했다. 보통 이런 방식이면 아이가 스스로 화장실에 가게 되는데, 아내는 내가 어떻게 하든 전혀 변하지 않았고, 늘 말로만 “화장실 갔다 와”라고 반복했다. 아이에대한 그런 방임에 나는 늘 한숨이 깊어졌다.
2023-07-23(일) 힘든 아내
저녁식사 후, 둘째가 화장실에서 물놀이를 하며 화장지를 젖히자 아내는 “찢어죽이고 말려죽이고 싶다. 다른 집에서 태어났으면 행복하게 살 텐데”라며 나와 둘째를 비난했다. 그 말 속에 담긴 깊은 고통과 지친 마음이 느껴졌지만, 나는 그런 아내의 말을 할때면 답답한 마음에 아내에게 현실을 말해주고 싶지만 분명 비난으로 받아드릴께 뻔해 말을 아꼈다. 가지고 있는거에 만족 못하고 항상 남과 비교하면서 못가지거에 불평이고 불만인 아내가 답답했다.
2023-07-24(월) 아내의 폭언
퇴근 후 집에 들어선 시간은 저녁 7시 30분쯤이었다. 내가 들어온 것이 오히려 아내의 감정을 더 자극했는지, 아내는 나를 보자마자 이미 쌓여 있던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 결국 감정의 화살은 둘째에게 향했고, “씨발년, 개같은 년”이라는 거친 말이 그대로 쏟아져 나왔다.
그 순간 잠시 말을 걸어볼까도 생각했지만, 어떤 말도 아내에게는 잔소리나 비난으로만 들릴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대신, 충격을 받았을 둘째를 부드럽게 안아 다른 방으로 데리고 가며 아내와 잠시 떨어뜨려 놓았다. 당시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거 같았다.
2023-07-28(금) 공황발작(강릉 여행3일차)
결혼과 연이은 출산으로 인해 멀리 여행을 떠나는 일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을 모르고 자기 기분만 중요한 아내는 오래 전부터 여행을 가자고 이야기했었다. 그러던 2023년 다행히 어느 정도 아이들도 크고 여행자금이 모인 덕분에 우리 다섯 가족은 강릉으로 떠날 수 있었다.
새벽 1시 30분경 나는 공황발작으로 잠에서 깨어났다. 얼마 전, 7월 19일 장인어른께서 임종하신 후 깊어진 슬픔이 여전히 마음을 누르고 있었던 것 같았다. 결혼 전, 아내의 부모님께서 저녁을 같이 하자고 집으로 초대해 주셨을 때, 나는 장인어른의 깊은 인품과 덕망을 보고 이 가정을 믿고 함께하고 싶다는 확신을 가졌었다.
그토록 존경하던 분이 너무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신 현실은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쉽게 사라지지 않게 만들었다. 문득, 내 부모님 중 한 분이 돌아가실 때도 같은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스쳤지만, 아직은 가족의 죽음을 직접 겪어보지 못했기에 확신할 수 없었다.
장인어른이 돌아가신 뒤, 한동안 공허함과 허무함이 몰려왔고, 이런 감정을 조금이라도 털어내기 위해 인터넷을 검색을 하던 중 불교를 접하게 되었고 마음이 무겁게 느껴질 때마다 반야심경을 낭독하며 그 뜻을 되새겼다. 짧지만 깊은 문장들은 내 슬픔을 조금씩 녹여주었고, 마음을 다잡는 데 큰 위로가 되었다.
2023-08-17(목) 또 차없음을 원망
아내는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다음에 태어나면 차 있는 남자와 결혼하겠다.” 그 말은 듣고 나는 아내가 답답해보였다. 나는 결혼 전부터 차보다 집을 선택했고, 결혼 전부터 집을 마련해 10년간 월세로 돌린 뒤, 얼마 전 우리가 살 집을 얻기 위해 아깝지만 그 집을 팔았다. 늘 우리 가족이 살 집이 먼저라고 생각했고, 아내도 잠시나마 그 생각을 존중했었다.
그런데도 아내는 차가 없다는 이유로 나를 탓하며, 그 불만을 아이들에게까지 전달하고 있었다. 곧 아내가 원하던 넓은 아파트로 이사할 예정이었지만, 이번에는 나에게 차까지 사 달라는 요구가 더해졌다. 정작 본인이 차 있는 여자가 되면 될 텐데, 왜 차는 남자만 사야 하는 것인지 이해되지 않았다. 그리고 차가 있다고해도 차 운전도 못하는 아내를 보면서 마음속에서 서운함과 답답함만 쌓여갔다.
2023-08-19(토) 냄비 태움
저녁을 먹고 난 후, 아내는 냄비를 태우고 말았다. 지난 2~3년 동안 아내는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 자주 보였다. 설거지를 하면서도 핸드폰으로 크게 음악을 듣고, 글이나 댓글을 읽고, 카톡을 확인하며, 쓰레기를 치우고, 세탁기를 돌리는 등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려 했다. 아이들이 어린이집 가고 난 후에 나눠서 할일들을 가족이 다 있는 저녁시간에 몰아서 했었다. 그러다 오늘 결국 세탁실에서 핸드폰을 보던 중, 냄비를 태우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보며, 한 번에 너무 많은 일을 하려는 아내의 습관이 결국 이런 사고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