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 받았더니 혈당이 좀 높게 나왔거든
그 얘기를 친정 엄마한테 했더니 그날부터 전화할 때마다 운동 노래를 부름
시댁 갔더니 시어머니도 "젊은 사람이 왜 벌써 그러냐 좀 움직여라" 이러고
남편은 한술 더 떠서 헬스장 끊어줄까 이러는데
아니 운동이 좋은 거 누가 모름?
나도 알아 다 안다고
근데 애 보면서 집안일 하면서 그 사이에 운동 시간을 어떻게 빼냐고
진짜 하루를 한번 까보자
아침 여섯 시 반에 애가 깸 그때부터 밥 먹이고 씻기고
오전엔 빨래 돌리고 집 치우고 점심 차리고
새벽에 일어나서 하라는데 새벽에 나가면 애가 깰까봐 못 나가
남편은 자고 있으니 애 혼자 두고 나갈 수도 없고
애 낮잠 잘 때 하라는데 솔직히 그때가 내가 유일하게 숨 돌리는 시간이야
그 한 시간에 밀린 설거지하고 잠깐 앉아서 커피 한 모금 마시는 게 다임
저녁엔 남편 퇴근하고 애 씻기고 책 읽어주고 재우고 나면 밤 열한 시
그 시간에 문 연 헬스장이 어디 있냐고
저번에 큰맘 먹고 홈트라도 해보겠다고 거실에 매트를 깔았거든
근데 내가 누우니까 애가 신난다고 배 위로 올라타
플랭크 하는데 등에 올라타서 말 타기 하재
그게 운동이 되겠냐고 ㅋㅋ 결국 둘이 매트에서 뒹굴다 끝남
진짜 답답한 게
운동하라는 사람들 보면 다 자기 시간 있는 사람들이더라
혼자 살거나 애가 없거나 애를 봐주는 사람이 따로 있거나
나처럼 눈 뜨고 감을 때까지 애한테 통째로 매여 본 적 없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그렇게 쉽게 "하루 30분이면 되는데" 이래
그 30분이 없어서 이러고 있는 거 진짜 모르냐고
나도 건강 챙기고 싶어 진짜로
혈당 수치 보고 나도 겁났단 말이야
근데 지금 내 상황에서 그게 안 되는 걸 어떡하라고
해결책 하나 안 주면서 운동만 외치는 건 그냥 잔소리지
차라리 "내가 한 시간 애 봐줄 테니 다녀와" 이게 도움이지
운동 안 한다고 게으른 거 아니야
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닌 거지
애 어느 정도 크면 나도 할 거야
그때까지는 좀 그만 좀 했으면 좋겠어 진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