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훈련소 귀신 이야기 외전 5탄 : 해안초소 입니다.
겨울비가 내리는 아침입니다.
겨울 가뭄이 심하다고 하는데, 단비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저도 요즘들어, 단비를 만난것 같은 기분이랍니다.
무료한 일상의 한 부분에... 글을 쓰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기때문에 말이죠.
비록, 뛰어난 글솜씨는 아니지만, 읽어주시고, 공감해주시고, 또한, 반응해 주시니, 재밌더군요. ^^*
그러다보니, 어떤 의무감 같은것도 생기게 되네요. 하루하루 찍어야 하는 출근도장 같은 무거운 의무감이 아닌, 짝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보기위해, 일부러 다소 먼길을 돌아가는 설레이는 느낌같은 뭐 그런... ^^;
다시한번 별볼일 없는 글에, 읽히는 기쁨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그리고, 어제에도 적었지만, 메일로 소재를 보내주셔서 고맙다는 말씀 한번 더 전해드리구 싶네요~
소재를 보내주신 분께서, 답메일로 고민거리를 해결해 주셔서, 소개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
자... 그럼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해 볼까요...
잠시 마음을 가다듬고 주변을 환기시키겠습니다...
- 사람을 볼 때, 가장 먼저 어디부터 보시나요? 만약 뒷모습이라면, 다양한 대답이 나올 수 있겠지요... '목선', '머릿결', '체형', '힙라인', '종아리' 등등등... 하지만, 앞모습일 경우라면, 가장 먼저 눈이 가는곳은 역시나 '눈'일 것입니다...
'눈은 마음의 창'이다... 라는 말이 있죠... 그만큼 눈빛엔 많은 감정들을 담아낼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항상, 착하고 선하게 사는 사람들의 눈매는 선하게 변해가고, 욕심쟁이들은 욕망이 가득한 눈빛을 보이고... 또한, 누군가를 증오하는 눈빛은 섬뜩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눈은... 사람 인상의 70%정도를 좌우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기에 항상 선한생각, 좋은생각들을 하기위해 스스로 노력하기는 하는데... 살다보면 또, 그렇게만 살기가 쉽지는 않더라구요... 그넘의 다크가 뭔지... OTL
제 친구녀석중엔 그런 녀석도 있습니다...
죽마고우 친구인데, 중학교 시절. 조는것을 지독히도 싫어하는 선생님이 계셨죠... 자기 목소리가 수면제인건 생각도 못하시고 말입니다...(오히려 수면제인걸 아시고, 그게 컴플렉스 일지도 모르지만...) -_-;;;
12월 무렵. 바로 제자리 앞에 난로가 놓여지고, 그 따사로움에 저는 저절로 병든닭이 되어버렸답니다. 그러다, 그 선생님께 걸려서, 앉은 상태로, 뺨을 자그만치 서른대 이상 맞은것 같습니다... 저절로 눈물이 흐를때까지 말이죠...
신나게 맞고, 눈물이 흐르자, 때리는걸 멈추시고는 다른 사냥감을 찾아다니시더군요...
저도 눈물을 훔치며, 옆을 보았죠...
근데, 제 친구녀석이 아주... 대놓구 자고 있더군요...
선생님이 허리를 숙여 옆에서 그 친구를 힐끔보시고는... 그냥 지나가시는겁니다... ㅡ,.ㅡ;
'뭐... 뭐야...? 왜... 나만...'이라는 생각을 했지만, 이해 못할 상황도 아니였죠...
제 친구녀석은 눈이 정말 작았거든요... 제가 가끔 이모티콘으로 쓰는... ㅡ,.ㅡ <--- 이모양 있죠?
친구녀석이 콧물을 흘리고 있다면, 딱! 저 얼굴로 보일정도로... 그래서, 전. 저 이모티콘이 왠지 낯설지가 않더군요... ^^;
제가 그 친구의 눈이 작다구 '새우눈'이라 놀리면,
"그래도 난 세상이 와이드하게 보여~"라는 싸구려 멘트를 날려주는 좋은 친구랍니다.
눈에 대한 이야기를 하자면, 또하나 잊을 수 없는 이야기가 있는데...
결코 잊을 수 없는 그 눈빛... 훈련소에서 저를 보던 어머니의 눈빛만큼은 절대로 잊혀지지 않더군요...
저의 입대시기에 아버지께선 불의의 사고를 당하셔서, 자그만치 8개월여를 병원에 입원해 계셨어야했던 때였습니다...
8월의 하순엔 이미 육군입대 영장을 받아둔 상태에서, 8월초에 공군으로 입대하게 되었죠...
당시엔 무척이나 막막했었습니다... 아버지의 부재... 어린 동생들을 남겨두고, 집안엔 그어떤 도움도 되지 못할곳으로, 어머니만을 남겨둔채로 떠나야했던 안타까움...
입대날이 다가오고, 저의 친구들 대부분은 이미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고 있던 때여서, 저를 배웅해주는 사람들은 대부분 친척과 선배들 뿐이였죠...
그렇게 입대전날까지 선배들의 배웅을 받아, 군대가기전의 마지막 자유를 즐기다, 입대날 아침...
한걱정을 짊어지신 어머니. 그리고, 작은아버지와 셋이서, 진주로 향했죠...
오후 1시입대...
째깍째깍..... 1초... 1초...가 지날때마다, 긴장감은 점점 더 팽팽해져 갔고, 어머니께서 걱정하실까봐, 얼굴엔 미소로써 의연한 모습을 보였답니다...
드디어 진주시내를 한바퀴 돌고, 입대시간인 오후 1시...
공교사 후문쪽에 차량을 주차한 후, 훈련소 측에서 마련한 버스에 올랐습니다.
가족들도 함께 부대안쪽의 전천후 학과장에서 이별의 시간을 갖을 수 있도록 해 주었지만...
전 그 시간의 끈을 더욱 놓기 싫어질 것 같아서, 후문에서 그냥 어머니와 작은아버지를 남겨둔채 버스에 올랐죠...
그 버스안에서 바라보았던 어머니의 눈빛...
언젠가 아마도... 어머니를 잃는 슬픈날이 온다면, 어머니에 대한 기억 중. 가장 먼저 떠오를 것 같은 너무도 많은 감정이 담긴 눈빛이였습니다...
자식에 대한 걱정... 또는, 약한 모습에 자식이 괜히 마음 약해질까봐, 강하게 보이려는 옅은 미소... 하지만, 참을 수 없는 막막함에 촉촉히 젖어오는 눈가...
세상의 그 어떤 연기자라 할지라도, 그순간 내어머니의 눈빛을 표현할수는 없으리라 장담합니다...
눈은 그렇게 깊은 감정을 이야기 할 수 있는 도구이지요...
그런데, 이런 눈이 정말, 무섭게 느껴질 수 있는 순간이 언제일까요? 낯선곳에서, 우연히 마주친 낯선사람이 지닌 살기가 가득한 눈빛... 그리고...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보이는 표독스러운 눈빛... 여러분은 그런 눈빛을 마주대한다면, 어떤 느낌이 드실까요...?
- 아래의 이야기는 안종훈님께서 보내주신 소재 원문을 문맥만 약간 손본 상태로, 그대로 옮긴것입니다...
안녕하세요^ㅡ^ 수호앙마님 글을 훔쳐보는 팬이라면 팬이랍니다.ㅋ
저도 군대 다녀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관심있게 글을 읽고 있는데요...
소재를 구하신다길래 제가 경험한 내용도 올리시면 좋을것 같아서요.ㅋ
참고로 살을 전혀 안붙인 그야말로 논픽션입니다.
우선, 간단하게 제가 있던 부대를 설명하자면
지금 현재는 사라진, 103여단 예하 제3경비단 이라고 하는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근처에 인접한 부대구요.
해안초소 경계근무를 주로 하는 곳이랍니다.
간단하게 당시 상황을 설명하자면,
보통 한달에 두번정도 취약시기에 탄력적 근무라고 해서 증가초소를 잡는 상황이 있습니다.
해안의 물매라고 해서 일종의 수심이 높아지고 월경이라고 해서 달의 밝기가 거의 없는 날이지요.(수심이 높아지고, 달이 어두우면, 공비의 침입이 용이하기에 경계를 더욱 촘촘히 한다는 의미)
이 날도 여느때와 같이 증가초소를 잡았습니다.
당시 제가 병장이었구요. 선임하사(임관한지 얼마 안된 지원 하사관 이었습니다.)와 이등병 후임. 이렇게 셋이서 초소를 들어가게 되었지요.
초소 이름은 S-44라는 초소였는데요. (S-44 초소에 관한 사건이 꽤 많습니다. 일단은 제가 겪은 일을 보내기에 다른 내용은 추후 보내드릴께요~)
그날따라 해무(해안가에 생기는 안개)가 몹시 많이 껴서 낮에도 앞을 분간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선임하사가 조금 늦게나와서 투입시간이 빠듯하긴 했지만, 베테랑 말년 운전병의 환상적인 드래프트와 초고속 질주 때문에 레토나(군용짚차)를 타고서 해안가 구석 절벽에 위치한 S-44초소 근처에 무사히 내렸습니다.
초소투입은 처음이었던지 선임하사는 약간 들뜬 모습이였습니다.
하긴, 그당시 제가 23살이었고 선임하사는 21살 이었으니, 이등병이나 다름 없었지요.
조금 군사지식이 풍부한 이등병이라고 할까요?ㅋ
더군다나 그때 저의 전역이 3달정도밖에 안남은 시점이라 선임하사가 은근히 저에게 친하게 대해 주더군요.ㅋ
그리고 동생같은 앳된 얼굴과 말투때문에 저도 나름아닌 신경을 쓰며 잘 적응하게끔 따라주었죠.
어쨌든 초저녁 여름이었지만 당시 안개가 너무 짙었고 달빛이 없었기에 주변은 생각보다 어두웠습니다.
그렇게 항상 익혀왔던 기동로를 눈이 아닌 발에 의지해 자연스럽게 걸어가기 시작했고, 뒤에서 장비를 챙겨오던 이등병 후임이 조금 뒤쳐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앞장 서 있었지만 초소에 다가올 때 즈음엔, 선임하사가 가장 앞에 있었고, 후임 이등병이 가운데. 그리고, 제가 뒤에서 받쳐주는 형식이 되었었지요.(초소 아래는 50여개 정도의 계단을 올라가기 때문에 장비를 든 사람은 위험하게 마련입니다.)
그날따라 조금 지쳐보이는 이등병 후임을 다독거리며 올라갔기에 선임하사는 초소앞에서 이미 기다리는 상황 이었습니다.
초소에 도착한 후, 주변에 민간인이 있는지 살펴볼 동안 이등병 후임은 초소 철문을 열기위해 열쇠로 자물쇠를 열고 있었지요.
선임하사는 뭔가 신기한듯 초소위를 기웃거리고 있었구요.. 아무래도 취약시기 처음 투입이다 보니 호기심이 많았겠지요...
그때 였습니다...
"XXX병장님? 자물쇠가 안열립니다...."
이등병 후임이 다급하게 말을 하더군요...
"뭐? 장난하냐? 똑바로 열어~"
"정말 안열립니다....아~"
이등병이라해도 다음달이면 일병으로 진급하는 녀석이라 자물쇠를 못여는 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지요...
하지만 이등병 녀석의 표정을 보니, 정말 억울해 죽을 것 같다는 투로 오버를 하고 있더군요.
"너 내가 열면 죽는다."
라는 엄포를 놓은 후...
그렇게 넘겨받은 초소키로 저는 자물쇠를 열기 시작했죠.
헌데, 이게 왠걸... 초병생활 하면서 휴가 및 비번일 경우 빼고는 항상 만져오던 자물쇠인데...
그날 따라 정말 희한하게도 열쇠가 헛돌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선임하사에게 잠시 도움을 요청했지요.
"선임하사님~ 랜턴 있으시면 좀 비춰주시겠습니까~? 어두워서 그런지 자물쇠가 잘 안열립니다.... 선임하사님? 선임하사님?"
몇번의 부름에도 선임하사는 대꾸 하나 없었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선임하사의 시선이 저를 향했죠...
어두운 상황에서도 그 표정과 눈빛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긴장....그리고 두려움.....
선임하사의 눈빛이 잠시 흔들리더니 이내 외쳤습니다.
"야~!! 튀어~~!!!!"
그리곤 선임하사는 이내 올라온 계단을 손살같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저희가 별 수 있겠습니까. 무슨 일인지는 일단 내려가서 물어보기로 생각하고, 이등병 후임놈과 함께 잽싸게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참을 더 달려 아까 레토나가 정차했던 지점에 다다르기 시작했죠.
그때까지도 선임하사는 가쁜 숨을 가누지 못한채 온몸을 떨고 있었죠.
"선임하사님~ 무슨 일이십니까? 지금 투입해서 이미 보고 들어가야 할 시간입니다."
저는 정말 그렇게 겁에 질린 사람은 그때 처음 봤습니다...;;
이내 선임하사가 말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너 .. 못봤냐?"
"보다니... 어떤걸 말입니까?"
"초소 위에 있던 여자 말이야..."
저 순간 전, 선임하사를 보며 실없이 웃었습니다.
"아~ 진짜.. 선임하사님 너무 하십니다~ 그거 마네킹 아닙니까~!! 하하하하"
옆에 있던 이등병도 키득키득 거리더군요.ㅋ
이게 무슨 상황이냐 하면 보통 S형 초소를 서치라이트 초소라고 해서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1층은 가면실, 2층은 근무자가 경계작전을 펼치는 장소이지요...
그리고, 2층에 서치라이트가 있고, 그 주변에 마네킹을 세워놓게 되어 있습니다.
즉, 자주 안 들어가는 초소의 경우 마네킹을 세워 놓음으로써, 마치 사람이 있는것처럼 하여, 적군이 접근할 수 없게끔 해놓은 일종의 허수아비 인 것입니다.
이사실을 잘 알고 있는 이등병도 같이 웃었던 거구요.
헌데, 그 다음에 이어지는 선임하사의 말에 전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넌 마네킹이 가발쓰고 립스틱 발른거 본적 있냐? 그리고, 날 쳐다보던 눈동자....정면이 아닌 곁눈질이었단 말이야!!!!"
그 이후 그 선임하사 취약시기에 S-44초소에는 제가 전역할때까지 절대 투입되지 않았구, 순찰이나 상황간부로만 근무하였답니다... 그리고, 선임하사가 보았던 그 여자귀신... S-44초소가 세워지기 전 절벽에서 투신해서 자살한 여자라고 하네요...
- 소재 보내주신, 안종훈(realzeze@naver.com)님 감사드리구, 보신분들 잘보셨다고, 인사한마디 남겨주시면 좋을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