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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그녀가 내게 다가온 그 날!!

jude |2009.02.22 23:51
조회 1,114 |추천 0

그녀가 내게 다가온 그 날
-jude
http://www.cyworld.com/jude_queen

 

 “기분 좋은 바람이 불어든다.”
 “오늘은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다.”
 “그녀가 내게 다가올 거다.”
 “그녀가 내게 다가온다.”
 “내게 다가와!”
 거울에 비친, 억지로 밝은 표정을 지은 자신을 똑바로 쳐다보며 주문을 걸고 있는 남자. 그리고 가방에 책을 넣는다. 제목은 ‘여자 이렇게만 하면 된다.’ 자신도 그런 모습이 한심한지 한숨을 내쉰다. 문을 나서며 습관적으로 귀에 이어폰을 가져간다. 남자는 봄이 옴을 알리는 가슴 설레게 하는 따스한 햇살을 야속하게 쳐다본다. 밝고 상쾌한 노래가 들어야 할 것 같은 날씨지만 남자는 토익을 위해 영어듣기를 하고 있다.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다들 학습효과가 있다고 하니까 듣고 있는, 일종의 고문이다. 토익을 남들 앞에선 영어실력과 상관없는 쓸모없는 시험이니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장애물이 되어버린 지긋지긋한 녀석.
 ‘다행이 버스는 제시간에 오는군.’
 버스를 올라타자 눈이 시리다. 커플들의 죽이고 싶은 애정행각 때문에.
 ‘남자전용버스, 여자전용버스를 만들어야 해. 아니면 솔로만 탈 수 있는.’
 허튼 생각을 할수록 자신의 처지가 슬프다고 느낀 남자는 창으로 시선을 돌린다. 이어폰에서 나오는 영어듣기에 집중하려 하지만 커플들의 이기적인(?)행동이 방해한다.
 ‘젠장!’
 빨리 자신이 내릴 정거장이 오길 간절히 바라는 남자. 이어폰을 꽂은 귀는 뜨겁고 이마는 땀이 맺혀있다.
 ‘덥다 더워.’
 창에서 익숙한 장소가 보이자 남자는 얼른 버튼을 눌렀다. 버스가 서자마자 허겁지겁 뛰어내렸다. 시원한 바람이 몸을 스치고 지나간다.
 ‘이제야 좀 살만하군.’
 신호등이 바뀌자 빠른 걸음으로 걸어가는 남자. 가방이 열려서 안에든 내용물들이 하나씩 떨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이상한 느낌을 감지하고 뒤로 손을 올려 가방을 만졌다.
 “아 진짜 미치겠네.”
 그렇게 말하며 떨어진 것들을 보려 돌았는데 한 여자가 떨어진 내용물들을 들고 있었다. 남자는 갑작스런 여자의 등장에 당황해 말을 못하고 멍하니 쳐다봤다.
 ‘말을 해, 말을 하라고, 자연스럽게.’
 남자의 속마음과는 180도 달랐다. 화장으로 치자면 속마음이 생얼이라면, 지금 남자의 행동은 패왕별희다.
 여자는 상냥하게 물건을 남자에게 건 냈다.
 “여기요.”
 눈웃음에 남자의 심장은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움직였다. 남자는 이어폰을 뽑고 말을 건 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여자가 건 내는 자신의 소지품 중 맨 위에 ‘여자 이렇게만 하면 된다.’ 라는 책이 있었다. 남자는 혹시 못 봤을 거라는 생각에 재빨리 손으로 제목을 가렸다.
 여자는 웃으면서 말했다.
 “이것도 책에 나오나 봐요.”
 남자는 참담한 심정으로 소지품을 받아 들었다. 마지막으로 여자가 말했다. 맑고 고운 그리고 새하얀 피부, 귀여운 미소 지은 얼굴 주먹 진 한 손을 살짝 아래로 내리면서.
 “화이팅.”
 남자는 고개를 숙이고 한 동안 자리를 움직이지 않고 중얼거렸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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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ㅋㅋ|2009.02.22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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