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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치고 인생 무너질 뻔 했습니다..

안운 |2009.02.25 14:59
조회 38,203 |추천 7

 

안녕하세요..

스물일곱 남입니다.

 

바로 어제 있었던 일을 적어볼까 합니다.

저에겐 정말 큰 교훈이 된 일입니다...

지금  이순간에도 정말 손이 덜덜 떨리고 눈물이 날 것만 같군요 ㅠ

 

서울 집 떠나 울산에서 생활한 지 1년 갓 넘겼습니다.

 

아직 신입사원이라 급한 볼 일이 있어도 눈치가 좀 보이기에

한가할 때 사적인 일좀 보려고 어제 점심 전에 급한 일들을 다 마쳐두었습니다.

 

병원에서 진료시간을 3시로 잡아놔서 시간에 맞춰가야 했죠.

일을하다보니 세시가 가까워져 50분에 출발했습니다.

20분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그날 간단하지만 수술을 하는지라

10분늦으면 다음 환자를 보기에

최대한 맞춰 가려고 많이 밟아서 갔어요.

 

그 시간엔 공단 내 도로엔 차가 많지 않아 밟아도 무난하지만 시내에선

그러면 안 되는 거였죠..

 

교차로를 지나 시내로 접어드는 순간 200미터 앞에서부터 밀리는 게

보이기 시작하는겁니다.

안되겠다 싶어서 승객을 태우고 출발 중인 버스를 지나자마자

그 속도 그대로 2차선으로 파고 들어갔죠.

...

.

.

.

 

이게 진짜 큰 실수 였죠..

왕복 4차도로였는데 버스랑 인도 사이에서 오토바이가 나올 줄이야..

사람이 버스에 오르락 내리락하는데 오토바이가 그사이로 나왔을 줄은 몰랐죠.

사실 버스 지나자마자 사이드미러도 안보고 바로 꺾었거든요.

 

차가 2차선에 반쯤 진입하는 순간,

 "쿵!"

 

크진 않지만 분명 둔탁한 소리였어요.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깜짝 놀라서 미러를 보니 오토바이가 휘청휘청하며 길가로 가는겁니다.

다행히 뒤에 버스가 가속중이라 비켜갈 수 있었던 거 같고,

저도 바로 길가에 차를 세웠습니다.

 

놀라서 미친 듯이 뛰는 가슴을 부여 잡고 차에서 내려 달려갔습니다.

오토바이는 좀 큰 스쿠터였고 아저씨께선 어깨를 잡고 계시더라구요..

 

"죄송합니다. 괜찮으십니까?"

 

제 질문과 동시에 헬멧을 집어던지시고 제 멱살을 붙잡으며

 

"니 미칬나!  사람죽일라 캤나!"

 

정말 무서웠습니다. 머리 속이 멍하고 그냥 다리에 힘이 풀려버리는 순간이었죠.

 

전 머리숙여 계속 죄송하다고 일단 병원부터 가셔야겠다고 아저씨께 사정했죠.

 

순간,

 

"니 타지서 왔나?"

 

라고 물으시길래 고개를 들고 쳐다봤더니 아저씨 잠시동안 말씀이 없으십니다.

어깨만 홱홱 돌리실 뿐...

 

" 일단 가자"

 

경찰서든 병원이든 좋다.. 저렇게 사고후에 말이라도 할 수 있는 피해자만 해도 어디냐라는

생각으로 따라갔습니다. 어떻게든 죄값은 받아야겠단 생각으로..

 

한 1키로쯤 가시다 세운 곳은 다름아닌..

오토바이상가였습니다.

'아.. 아까 던진 헬멧카바땜에 일단 이거부터 사시는갑다..'

아니나 다를까..

 

"여기예~ 헬멧 카바하나 주소!"

이러는 겁니다.

"카바는 없는데예~"(상가 주인)

 

전 잽싸게 주인한테 그럼 헬멧통째로 하나 달라고 했고

 

아저씨께 곧바로 드렸습니다.

 

또 한참 새헬멧에서 비닐을 벗기시며 말씀이 없으십니다.............

 

그리곤 밖에 나와

 

"니..  내 자빠졌음 우짤 뻔 했노.

진짜 조금만 더꺾었음 내죽고 니 감옥가는기다..

나도 마 깜짝 놀랐다. 죽는 줄만 알앗다."

 

이러시는데 전 그냥 또 무조건 죄송하다고 빌 수 밖에요..

그 말씀 듣고 정말 너무 무서워 상상할 수도 없었어요...

 

 "니.. 타지서 왔고 보아하니 아직 한참 신입 같은데 오늘 걍 똥밟았다 생각해라.

 나도 마 똥밟았다 생각할끼구마.. 카바만 살라캤는데 5천원 낼거

 2만원 좀더 손해 봤다 생각하라마.  "

 

전 아니라고 이제 병원 가자고 했고 이어서 아저씨께선..

 

"됐다. 니가 니 잘못한거 바로 인정했고 니도 사람이라 실수한기고

내도 마 괘안타. 뭐 낼 아침 어깨나 쫌 쑤기지 않겠나?  아프다 해도 내돈으로 병원 갈끼다

고마 됐고 운전 조심하래이! 고만 가봐라 "

 

 

아 진짜 눈물 날 것만 같았습니다.

 

아저씨께선 그렇게 어깨 몇번 더 돌리시고 유유히 가셨습니다.

전 그냥 그자리에 서서 되새기고되새기며

한참동안 마음의 눈물만 흘리다 왔습니다..

 

 

정말 여지껏 사고 한번 없던 저에겐 크나큰 교훈과

정말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걸을 뻔 했던 일이라 생각됩니다..

 

긴 글 읽어주셔 감사드리고 톡커 여러분들도 항상 안운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아저씨 정말 감사합니다... 이제부턴 정말 안전운전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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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해서 보니 메인에 떳군요..

 

전 말로만 듣고 티비로만 보던 따나라 얘기같던 일이 저에게 터져

하루종일 근신중이었습니다.

 

후... 피해자 아저씨께선 끝까지 병원 안가시겠다고 됐다고

하셨거든요 전 불안해 죽겠는데 말이죠.. 사실 사고난 지점

100여미터 앞에 경찰서도 있었구요

 

전 경찰서가 걱정이 아니라 오로지 아저씨 몸상태였고

계속 병원가자고 붙잡을 때마다 한사코 뿌리치셨고

 

굳이 한마디 하신 걸 쓰자면..

 

" 이래 된게 얼마나 다행이고..

아침에야 좀 쑤시는 거 빼곤 암것도 없다 이까이껀.

이래가 병원가봐야 쪽팔린기다.

니나 내나 참말로 암탈 없이 서로 암일 없이 사람도리 하고

해결된 게 참말로 다행인기다.

내 여기서 더 아프다캐도 난 헬멧 받은걸로 충분히 된기고

니한테 꼬투리 잡아 병원비 타내고  이런거 읎다.

어여 가본나."

 

완벽하진 않지만 이렇게 말씀하셨죠..

 

저도 왜 명함하나 드릴 생각을 못했는지는 이 글 보고 알았네요..

죄송합니다 아저씨..

부디 큰 휴유증 같은 건 없으시길 바래요.

 

 

마지막으로

읽어주신 분들 , 리플 달아 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리고

정말 안전운전하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 정말 많이 깨달았기에 앞으론 조심할겁니다.

 

아~ 낼이면 금요일이군요.  하루만 더 버티시고 ㅋ

 

 

 

행복하세요~

 

추천수7
반대수0
베플Azure|2009.02.25 15:08
역시 밑으로 내려갈수록 살만해. 서울이었으면 바로 드러눕는건데. 당신 운 좋았어. *** 오 생에 첫 베플. 살짝 싸이공개 합니다. http://www.cyworld.com/azure83
베플사원|2009.02.26 08:07
ㅈ ㅓ기 이짜나................... 너 연락처 주고 받고 안 했으니까.. 너너너 뺑소니로 갈수도 있어.. 조심해열
베플기름쟁이|2009.02.26 10:40
글은 잘 읽었는데요.. 젊은 분이어서 잘 모르신 거 같은데 그런 상황에서 연락처도 안 주고 그냥 보내면 나중에 뒷탈이 큽니다. 진짜 전문적으로 노린 범죄자라면 님은 뺑소니에 벌금에 장난 아니게 돈 물겁니다. 그니까 앞으로는 조심하세요.. 인터넷 등을 통해 교통사고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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