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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재혼

sarah |2009.03.01 11:47
조회 958 |추천 0

3년전 엄마가 암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참고로 엄마는 성격이 너무나 안좋은 아빠로 인해 평생 마음고생 하시다 암까지 얻었건만 암투병시 힘들땐 엄마한테 죽어버리라고까지 말해 엄마가 너무나 가슴아파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한,,, 그러나 워낙 강한 엄마였기에 눈물은 우리 앞에서 흘리지 않았지만 분명 가슴만은 아팠을 것입니다. 그 말 듣고 멍하니 앉아있던 엄마의 넋빠진듯한 모습이 내 가슴에 상처로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아빠에게 한마디 하려고 해도 엄마는 아빠에게 그러면 못쓴다고 말렸던 사람입니다. 큰소리나면 엄마한테 스트레스가 되어 치료에 도움이 안 될 것 같아 참았지만 그때도 정말 아빠를 집에서 쫓아내고 싶었지만 엄마때문에 참았습니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도 평생 우리에게 따뜻한 사랑 베풀줄 모르고 오직 이기주의 자기만 위해 달라는 외아들 아빠를 평생 나도 미워했지만 엄마의 유지를 받들어 아빠에게 최선을 다해 효도를 하며 살았습니다. 늙어가는 아버지를 때론 불쌍히 여기며 엄마생각에 아빠에게 더욱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데 주위에서 아빠의 재혼얘기가 이웃들에게서 나오기 시작하면서 아빠도 원하는 눈치였습니다. 우리 자식들은 모두 반대했고 그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재혼을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아빠를 모시고 있는 언니에게서... 황당했습니다.

아빠의 재혼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빠는 엄마에 대한 조금의 미안함 마음도 없나 봅니다. 우리를 낳고 평생을 바쳐 남편과 자식들, 시부모, 가족들을 위해 헌신한 엄마를 헌신짝 버리듯이 버리고 욕되게 짓밟고 이제 선 한번 본 여자랑 결혼을 한답니다. 재혼은 뭐 빨리 하는거라고,,, 세상에 어쩌면 이럴 수 있습니까? 그것도 자식들 중 제가 제일 심하게 반대를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한테는 일언반구 한마디 말도 없이 일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대로 결혼을 하면 의절하고 싶다는 의사까지 표했습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아무말도 없이 결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엄마가 평생 살고 잠들어 있는 그 동네에서 새여자를 데려와 그냥 살겠답니다. 죽은 사람이 뭘 아냐고...  언니는 아빠가 딴데가서 사시지 않으면 자기네가 가겠다고 낼모레 이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 번 선 본 여자를 자식들과 맞바꾸겠다는 심보인지,,, 자식들이 뭐래도 자기 인생 새출발,  행복찾아 가겠다는 건지...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한 번 본 여자랑 결혼을 하겠다고 칠십넘은 노인 아버지가 평생 자식들과 연을 끊고서라도 결혼을 하겠다고 저럴 수 있습니까?

죽은 엄마를 그렇게 짓밟고 제대로 된 사람이랑 살아보겠다고 하면서, 그럼 우리 엄마는 제대로 된 사람이 아니었단 말입니까? 기가 막히고 화가 나서요...

자식들이 없는 것도 아니고, 모시고 살고, 손녀까지 있고 아빠한테 부족한 것이 뭐가 있는지? 왜 그렇게 결혼을 하기 원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이렇게까지 가정을 파탄내면서까지 그 결혼을 왜 꼭 해야 하는지? 열효자보다 악처가 낫다는 말이 있지만 이렇게까지 하면서 재혼을 해야 하는 건가요?

주위에서 어떤 이들은 아빠를 이해하라고 하지만 우리집 이런 속사정을 안다면 그렇게 말할 수 있을지.. 아빠의 결혼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저를 나무라지만 그렇다고 그 사람들에게 이런 속사정을 다 밝힐수도 없고..

밉다 하면서도 아직도 그대로 아빠의 체면이나 뭐를 생각하고 있는 건가요?

나는 자신의 결혼 반대한다고 자식으로 인정도 안 하는듯 애원하는 딸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니네가 반대해도 난 하겠다 하는 식으로 감행하고 있는 아버지. 저는 저를 버린 아버지를 용서할 수 없고 스스로 버린 아버지의 자리, 저도 그런 아버지의 자식의 자리 떠나고 싶네요.

아무리 이해하려고 노력해도 더 이해가 되지 않고 죽은 엄마를 생각하면 마음만 아픕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조카는 커서 그 사람이 자기 할머닌줄 알고 따르게 되면 어쩌죠? 저는 그런 꼴도 못 볼 것 같아요. 엄마는 그 손녀를 보지도 못하고 잠드셨는데... 그것도 싫어요.

생각않고 살아야지 하면서도 내 가슴에 큰 바윗덩이같이 맺힌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상처가 돼 가고 있는 거 같아요.

아빠랑 결혼하겠다는 사람, 언니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옆동네 살고 있음) 언니가 당연 싫으니까 표정이 밝지 않았겠죠. 그랬다고 당장 아버지한테 전화해서 큰딸이 그랬다고 말했더랍니다. 그랬다고 아버지 와서 야단입니다. 그랬다고... 언니한테.... 기 막히지 않습니까? 그 여자랑 울 아버지... 벌써부터... 아주 소름이 돋습니다. 그사람 친아버지 맞나요?

어쩜 우리 아버지란 사람 죽은 아내에 대한 배려나 고마움도, 자식들에 대한 미안함이나 이해심이 눈꼽만큼도 없을까요?

저를 이해할 수 있는 분들이 몇분이나 될까요? 정말 인연 끊고 싶어요. 나에게 아버지는 없다! 그런데도 마음이 너무 아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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