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래간만에 대학교 친구들과 놀다가 웃긴 일이 있어서 이렇게 사연을 올립니다.
저를 포함한 제 친구 5명은 안양에서 모임을 가졌습니다.
오후 3시경에 모여서 모임이 끝난 10시까지 저희는 주구장창 먹기만 했습니다.
만나자 마자 점심먹고, 까페가서 음료 먹고, 선술집가서 술 먹고, 아이스크림가게 가서 아이스크림먹고...
계속 먹기만 하다가 저희는 헤어졌습니다.
안양에서 제가 살고 있는 안산에 가려면 350번 버스를 타야합니다.
나머지 친구들은 전철을 타기 위해 안양역으로 향했고 저는 전철타고 간다는 오이도에 사는 친구를 꼬셔서 350번 버스를 탔습니다.
저와 제 친구는 뒷자리에 앉아서 수다의 꽃을 피우며 안산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근데 갑자기 친구가 저한테 귓속말로 이야기를 했습니다.
"나 똥마려"
전 황급히 창문 밖을 살폈죠. 아직 안양에서 안산 넘어가는 길목이라 어둑어둑한 산길이었습니다.
인적하나 없는 가로등만이 있는 곳이였기에 전 5분만 참으라고 친구를 설득했습니다.
제친구는 제 말을 듣더니 자세를 고쳐앉더니 좀 참는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갑자기!!!!! 제 친구는 저한테 '나 못참겠어' 라는 단 한마디 말과 함께 저와 상의도 없이 벨을 누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결국 저희는 인적하나 없는 산길에서 하차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종일 먹기만 했던 것이 문제가 되었지요ㅠㅠㅠㅠ
제 친구는 버스정류장 뒷편에 나무가 약간 우거진 곳으로 겁도 없이 성큼성큼 가더니
'나 보여? 여기 괜찮을까?'라며 물어보더군요. 결국 저는 더 깊이 들어가라는 조언(?)을 해주고 친구는 얼른 자리를 잡더니 일을 보더군요
한 3분여가 지나고 제 친구가 저를 급히 부르는 소리가 났습니다.
'휴지 있어? 나 휴지 없어 휴지좀 줘'
평소 비염이 있어 항상 휴지를 소지하고 다니던 저는 부리나케 가방을 뒤졌습니다.
근데!!! 제 가방에 휴지처럼 생긴것도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 야 나 휴지 없어~'
저희 둘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가방을 뒤졌지만 휴지 대용으로 쓸 만한것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겨울이라 낙엽잎도 변변찮은 것들만이 남아있었죠ㅠㅠ
주위에 굴러다니는 박스를 찢어줄까도 생각했었는데 차마 흙 묻은걸 주기엔
저에게 제 친구는 많이 소중했어요ㅠㅠ
거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제 친구가 그날 치마를 입고 왔기에 양말도 없었습니다. 또, 산길이라 바람도 많이 불어서 춥기까지 했습니다.
결국 제 친구가 저에게 큰 결심을 한 듯이 말하더군요.
'나.......남자친구가 사준 장갑 있는데 이거 쓸까?'
'야 안돼, 딴걸 찾아봐~'
전 말렸지만 대안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친구도 남자친구가 사준 장갑을 버리기에는 아까웠는지 선뜻 행동으로 옮기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더니!!!!!!! 그러더니!!!!!!!!! 저한테 대안책을 하나 내놓는다는것이!!!!!
'저기...............손으로 해결하고 장갑 낄까?'
라고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얼굴도 이쁘장하게 생긴 애가!!!!!
얼마나 상황이 급했으면!!!!!!
전 그것만은 절대 안된다고 말렸습니다.
결국 제 친구는 오빠가 사준건데...라는 말과 함께 이름모를 산중턱에 가지런히 놓아두고 왔답니다.
마무리 하고 저한테 자랑스럽게 오더니 이러더군요.
'나 그래도 깨끗하게 네 번이나 닦았어!!!^-^'
'그게 무슨소리야?ㅋㅋㅋ 장갑 한 짝당 두번씩 닦았다고?ㅋㅋㅋㅋ'
'응!!!!^-^'
올해 그 주변의 나무들은 제 친구덕분에 건강하게 자랄껏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