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중 정말 특이한 정신세계를 가진 사람이 있다.
그중 하나가 그녀의 남자관계이다.
그녀가 처음으로 남자라는 동물과 사귄건 중학교때라고 들었다. 뭐 남녀공학에 남녀합반이 곳에서 사귄다고 해봤자 중학생의 사귐이란 고작 편지나 주고 받고 가끔 전화통화나 하는정도이지만 그녀는 그것을 상당히 뿌듯해 하곤 했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다들 남자에 치여 죽을꺼라는 이상한 소문이 퍼지고 난후 그녀는 쓸데없는 고등학교 환상에 취해 살기 시작했다.
하지만 막상 들어온 고등학교는 그녀의 생각만큼 호락 호락 하지않았고, 뭐 결국엔 사회생활이 다 그렇듯이 그녀역시 다른 여인들 틈바구니 속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밀치지마!”
“아줌마! 여기 초코파이요!”
항상 매점은 시끌 벅적하다. 오늘도 쫙 서있는 줄 바구니 속에서 새치기를 하는 용감무쌍한 소녀 한명이 있었으니 그녀 이름 김경은!
뭐 보기엔 가냘파 보이고 말라보이며 (사실 실제적으로 엄청 말랐다. ) 긴 생머리에 곱상하게 생긴외모로 남자 꽤나 울리고 다닐 듯 법 하지만 사실 속내를 알고보면 그렇지도 않다.
그도 그럴것이 소개팅같은 것이 들어와 혹여 나가게 된다면 그녀를 본 모든 남자의 공통적인 반응은 OH~ GOOD!!이다. 하지만 일단 그녀가 입을 열면 남자들...10분도 안되서 딴곳 쳐다본다. 말을 안하면 참으로 곱상하게 생기고 가냘파 보이는 친구이지만 말이...참...리얼하게 ..거시기 하다.
경은이 본인은 자신이 엄청 터프한줄 안다.
여기저기 밀치는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초코파이와 딸기우유를 자랑스레 흔들며 다가오는 그녀를 보자니 한숨이 포옥 나오는건 어쩔수 없나보다.
“지지배들! 무지 많이 먹지 않냐?! 남자들은 알까나 몰겠다. 여자들도 매시간 쉬는 시간마다 이러는거.... 나 전번에 치마 줄인거 살쪄서 늘렸잖아! 다이어트 해야 하는데..”
하며 정작 그녀는 열심히 초코파이 떡 만들기에 여념이 없다. 님들은 먹어봤을려나? 초코파이 떡이란 초코파이를 뭉개서 봉투안에서 조물딱 대 떡처럼 만들어서 먹는것인데..우리들은 그것을 초코파이 똥이라고 불르면서도 열심히 먹어제꼈다.
우리는 매 쉬는 시간마다 매점에 내려가 남자친구 없는 서러움을 먹는 것으로 해소했다.
그런 그녀! 20살 되다.
그녀의 처음 직장은 병원이였다. 병원..... 난 항상 누누이 말했다. 괜찮은 레지던트 하나 꼬셔서 팔짜 고치라고....처음 나의 말에 코웃음 치던 그녀가 정말 의사에게 빠져버렸다.
그것도 결혼해서 애가 20살인 47살의 의사선생이랑....
그녀의 얘기는 이러했다.
처음 그녀가 병원에서 한 일은 안내였다. 진료를 받고 나온 사람들에게 약국의 위치를 알려주고 또 주의사항등을 재 확인 시켜주는 게 그녀의 임무였다.
그녀 항상 나에게 돈 많은 남자라 사귈꺼라고 했다. 뭐 고등학교때의 충격때문인지 그녀의 험한 말투는 고쳐지고 있었고, 내가 보기에도 써억! 사실은 아주 많이 괜찮은 애였다.
그런 그녀 눈에 뜨인 의사선생!!
난 내 친구지만 그녀의 눈이 중후함에 끌린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내친구중에도 중후함에 목숨거는 친구가 하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혼해서 애가 자기 나이 또래인 남자에게는 아니였다. 물론 중후함을 좋아하는 내 친구는 결국 10살이나 많은 남자와 알콩 달콩 사랑중이다.
어쨌든... 그녀의 말을 빌리자면 처음 진료실 문을 열고 나오는 그의 모습이 흡사...신성일 같았단다...
나참 신성일이라니....
처음 경은이의 이야기를 들었을 당시 난 정신적 패닉 상태였다. 나역시 사랑이라는 넘에 치여살기 바빠서 그녀가 사준다는 키위쥬스에 홀딱 반해 그녀의 이야기를 처음 접했었다.
신성일 닮았다는 그녀의 말을 난 뭐 대수롭지 않게 들었었고, 또다시 ‘터프녀의 지존’이라고 저장되어있는 그녀의 전화번호가 내 핸펀에 뜨기전까진 난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두 번째 그녀가 키위쥬스 사준다는 말에 또 홀딱 반해 나간 자리에 그녀는 예전보다 더 말라있었다.
“오우! 경은! 너 다이어트 했어?? 왜이렇게 말랐어?”
“왔니...”
왔니..는 말뒤에 점땡이라니...전혀 그녀 답지 않은 말이였다.
“무슨일 있어?”
“나..신성일이랑 M.T다녀왔어...”
M.T라면 뭐 친목도모 위해서 대학들어가면 가는 것 아닌가? 그걸 병원에서도 가는건가? 순간 나는 딸리는 머리굴리느라 여념이 없었지만... 도문지 무슨 M.T를 다녀왔길래 저리 심각할까 라는 생각에 어처구니 없게도 되물었다.
“M.T어디로 다녀왔는데?”
“부산...”
“좋은데로 갔네! 난 부산 어떻게 생긴지도 모르는데...”
“장난하냐?! 나 심각해...”
진짜 심각해 보였다. 난 진짜 안갔다오고 부러워서 말한건데... 어찌됐든 뭔가 내가 생각하는 M.T가 아닌거 같아 되물었다.
“무슨 M.T말하는거야??”
"MOTEL"
순간 난 먹던 키위쥬스를 쏟을뻔 했다. 모텔의 약자도 M.T이구나..난 그때 처음 알았다... 어찌됐든 경은이가 M.T라...
정말 뜻밖이고 세상이 놀랄일이며 해외 토픽 감이다.
뭐 나이 20살에 모텔 갈수도 있지 하겠지만 경은이는 남자를 사귀어 본적도 없으며 따라서 남자랑 손한번 잡아본적도 없고 그녀의 첫사랑이랑 일컷는 그 중학교때 사귄 남자역시 손도 안잡아 본 사이였다. 게다가 고등학교때 모여 앉아 야한 이야기며 키스 얘기를 하면 더럽다고 먼저 피하던 경은이였다.
그런 경은이 남자랑 모텔이라....
놀랄만한 일이였다.
“언제부터 그런사이였어?.....”
“꽤나.....”
“그가 유부남이란 사실은 알고 있어??”
“응.....”
그녀는 태연한척 오렌지 쥬스를 한모금 마셨지만 덜덜 떨리는 손을 내가 못 볼리 없었다.
하긴...그녀도 이런 얘기 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친구로써 다그치기 보단 얘기를 들어주는 편이 훨씬 더 도움이 될거 같았다.
“하고 싶은 말이나 울고 싶거나 그런거 있음 다 해.. 친구로써 오늘은 이해해 주마..”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기다렸다는 사람같이 눈물 한방울이 토옥 탁자위에 떨어졌다.
내가 그녀를 알기 시작한지 횟수로 10년째지만 그녀가 운건 초등학교때 남자인 짝꿍과 싸우다가 힘에 밀려 제 뿔에 화나 운 것을 빼고는 처음이였다.
“나도 내가 안되는거 ..이럼 안되는거 아는데....그가 점점 좋아져...”
사실 내 친구라서가 아니지만 경은은 상황판단 능력이 탁월한 편이였다. 모든 확실히 정리하는 것을 좋하는 그녀로써는 이번 일이 정말 해결 안될 중요한 일이였을 것이다.
“부인이 돌아 오면 어떻게 될까?....”
그 신성일닮았다는 의사선생 부인은 지금 자식의 교육 문제 때문에 3달정도 미국에 갔다는 말을 경은을 통해 얼핏 들은거 같았다.
나쁜 내 머리에서 그 이야기가 갑자기 떠오른 건 경의적인 일이지만 그것보다 그런 것을 걱정하는 경은을 위로하는 일이 더 급선무였다.
“앞으로 어떻게 할셈이야?”
“모르겠어..아무것도....”
“그럼 생각하지마... 그냥 하고 싶은데로 해...”
사실 뭐 결혼하신 분들에겐 조금 미안한 말이지만.... 난 사랑은 말리면 더 커진다고 생각한다. 뭐 그냥 놔두면 안될사랑은 사그러들기 마련이라고 생각하는 주의라서 애써 그녀를 뜯어 말리고 싶은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다.
“그래도 될까 싶어.... ”
“아님 말고...너가 중요하지..남들보다야...”
난 앞에있는 키위쥬스를 원샷 해 버렸다. 사실 다른 친구라면 이쯤에서 술이라도 한잔 하자고 말하고 싶었지만 술이라면 한잔에도 얼굴 빨개져 해롱 대는 사이다만 먹어도 취해버리는 특이 체질의 경은이에겐 택도 없는 소리다.
아쉽지만 이런 마음 키위쥬스로라도 달래야지....
그녀와의 만남이 있은 후 3달이 지난 어느날 또다시 내 핸드폰 액정에 ‘터프녀의 지존’이 떴다.
사실 난 그녀의 이름이 뜨길 은근히 기다렸는지도 모른다. 내 친구의 이야기지만 내가 더 그 뒤가 궁금해서 였을까?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카페로 향했다.
경은은 항상 앉는 창가 자리에 앉아있었다. 조금 더 말라 보이고 좀더 수척해 보였다.
내가 앉자마자 키위쥬스를 시키고 나서야 경은은 나를 바라 보았다.
“나 신성일과 헤어졌어..”
“언제?”
“어제.... 잘지내라고 문자오더라구....부인이 돌아왔대..”
결국 모든 내가 지금 까지 내가 읽어본 불륜 얘기의 종말과 동일하게 흘러갔다...
남자는 바람을 피면 돌아올 확률이 높다는 얘기가 사실이였나 보다.
“괜찮아?....”
나의 물음에 친구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정말 어색했다. 하지만 같이 웃어 줄 수밖에 없었다. 뭐 그렇게 내 친구의 파란만장한 불륜은 그렇게 끝나버렸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내 친구 M.T만 갔지 아무일도 없었단다..다만 M.T갔다는게 너무 가슴 떨려서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혼자 괜히 오바하고 쑈한거다... 그래서 내가 정말 아무일도 없었냐고 되물으니 친구 한마디 했다!
“어! 얘기하다가 내가 모텔 같은 곳 한번도 안봤다고 하니깐 데리고 가서 보여주더니 봤으니깐 됐지?! 하더라구.. 그리고는 나왔어”
정말 어이없고 대책없는 순진 빵 내친구에 그렇다고 그곳만 보여주고 온 신성일 닮은 의사선생도 참으로 대단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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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글을 올리네요~부족한 점 많을텐데... 많은 질책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