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작성하고 이틀 후인 오늘
다시 들어와 글을 다시 보고 댓글들 모두 읽고...
맞춤법에 대한 지적이 가장 많다는 사실이 부끄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 빚 -> 빛 이라고 잘못 사용한 것 때문에 많은 분들에게 제가 글에서 하고 싶었던 속내를 정확히 전달해드리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네요.
오타라기 보다는 제가 글쓸 당시 착각하고 경솔하게 사용한게 맞습니다.
앞으로 다시 글을 쓰게 된다면 오자는 없는지 여러번 확인할 듯 합니다.
정작 제가 드리고 싶었던 말씀은
의사가 잘먹고 잘살아야 한다는게 아니고
의사 봉급이나 수입을 올려달라는 것도 아니고
무능력한 의사도 대접받아야 한다는 것도 아니고
잘못한 의사를 용서해야 한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봤을 때
서로에게 깃들어 있는 불신이 너무 안타깝고 또 그것을 조장하는 여러 현실적인 구조적인 문제들에 고개가 숙여질 따름인 것입니다.
아직은 젊은의사이기에 현실적인 상황(경제적이든 사회적이든)을 따라가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소신을 갖고 환자만을 위한 진료를 해야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없어야 할 괴리감이 존재하는 현실이 슬프다는 것... 그것 뿐입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제가 쓴 글에 공감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면 의사나 환자나 서로에게 신뢰를 갖고 대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는 것입니다.
마녀사냥식으로 의사를 싸잡아서 불신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소신을 갖고 환자에 맞춰진 진료를 하고자하는 젊은의사의 사기를 꺽습니다.
과거의 광명을 되찾을 생각도 없고 현실적인 현상유지에 불만도 없습니다.
제가 본문에 쓴 현상유지라고 사용한 500-1000만원이라는 수익구조에 대해서
'그 정도나 많이 벌면서 무슨 현상유지냐'라는 분들도 계신 것 같은데
의과대학 입학 시점부터 15년(군의관이나 공보의 3년 포함)이라는 시간을 꾸준히 투자하여 얻는 수입이기에 현상유지 정도라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그리고 저는 개업해서 망한 의사가 아니고 현재 대학병원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개업할 돈도 없지만 개업해서 장사꾼으로 전락하기엔 의사라는 직업이 너무 아깝기에
택한 길입니다.
대학병원에서 환자를 봤을 때도 이런 괴리감이 계속 드는 현실인데 개업한 분들은 오죽이나 더할까 싶어서 더욱 안타까운 듯 합니다.
우리손으로 뽑은 정치인을 못 믿고 또 그 정치인들이 못믿을 짓을 하고
항상 보는 메스컴을 못 믿고 또 그 메스컴에선 거짓말을 해대고
하지만...적어도
의사는...그리고 의사와 환자는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정말 행복하겠습니다.
- 아래 원문입니다.-
저는 의사입니다.
소위 마이너라고 말하는 과를 전공했습니다.
톡에 맛들려서 틈날때마다 들러서 글을 읽기도하고 댓글을 달기도 하는데
문득 제 직업에 관한 글들을 읽어보다보니 여러가지 채널에 여러가지 내용들이 산재해 있기에 몇가지 해명해 드리고 싶은게 있어서 적습니다.
의사라는 직업을 택할 때 "사명감" "소명의식" 등으로 선택하는 것보다는 현실적인 만족과 안주를 위해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과거에 비해 최근들어 더욱 심화된듯합니다.
환자나 보호자, 또는 의사가 아닌 분들의 의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일반적으로 곱지 않습니다.
과거 20세기 후반기에 의사라는 집단이 많은 부를 축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에대한 환원이나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적은것이 원인이라면 원인일듯 합니다. 또한 의사집단 자체적으로도 단합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입지를 스스로 좁혀온 것도 원인이라 할 수 있을듯 합니다. 보기와는 달리 대외적인 권력이나 힘이 없는 집단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봤을 때 의사라는 직업은 좋은 직업은 아닙니다.
의사라는 직업이 행하는 의술 자체의 고귀함이나 알량한 자부심을 뺀다면 남는게 거의 없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투자한 돈과 노력 그리고 젊음....
남는 건 어느정도의 안정이겠지요.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말 그대로 어느정도의 안정입니다. 의사가 광명을 발하던 시기는 20세기를 끝으로 대한민국에서는 사라졌습니다.
게다가 요즘은 의사에 대한 반감이 높은 분들이 많아서 작은 실수도 용납되지 않고 멱살잡이나 심한경우 구타당하는 일도 빈번히 발생합니다.
과에 따라서 많이 다르긴하지만 산부인과나 소아과같은 경우는 특히 심하게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나는 안그렇다" 라고 말씀하시겠지만 하루 100명의 환자를 진료한다고 했을때 100명중 한명만 특별난 사람이라면 그 의사는 진료하는 날마다 한번쯤은 고통을 받게 됩니다.
게다가 흔히들 말씀하시는 의료사고....
의료사고 한번나면(특히 산부인과나 소아과) 작은 규모의 병원은 문닫는다고 생각하시면됩니다. 일반적인 경우 3-5년 정도의 기간동안 벌어들인 모든 수입을 전부 꼴아박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될듯합니다. 규모가 어느정도 있고 재정상태가 든든한 중대형병원들은 그마나 사정이 좋지만 그런 병원보다는 소규모 영세병원들이 더 많은 실정입니다. 그런 병원들은 의료사고나면 병원 팔고 경제적인 형편이 되면 다른 곳으로 이전하여 개업하던가 아니면 어디든 취직해서 빛갚아 나가야 합니다.
때문에 요즘 산부인과나 소아과 흉부외과등과 같은 정말 필요한 과이지만 몸은 몸대로 힘들고 수입은 절대 보장되지 않고 혹시라도 발생할지 모르는 의료사고 시 자신의 인생이 180도 바뀔수 있는 상황이기에 많은 의사들이 기피하고 있습니다. 그래선 안된다는 걸 알지만 의사도 사람이고 먹고 살아야하기에 몸도 편하고 가급적이면 피해보지 않으면서 살려고 도망치는 것입니다. 저 또한 그런사람중에 한명이구요.
요즘의 환자나 보호자분들을 대하고 있자면 최선을 다하는 의사보다는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의사를 바라십니다. 거기에 더불어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하면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주길 바라는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의사는 신이 아닙니다. 그저 공부하고 노력하는 과정의 한 인간일 뿐입니다. 의학이라는 것은 일백년동안 죽도록 공부만해도 현재 나와있는 지식의 발끝조차도 건드릴 수 없는 넓은 영역입니다. 무수히 많은 질병이 있고 무수히 많은 치료법과 이견들이 공존하는 세계입니다. 항상 그 환자에게 최선의 방책을 모색하지만 그 방법이나 시간 그리고 간과한 작은 부분들로 인해 사고가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저를 지도해주셨던 교수님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과거에는 정말 응급한 상황이면 보호자가 없거나 늦더라도 일단 교수님들이 수술방으로 끌고 올라가서 수술하거나 적절한 처치를 하였다고 합니다. 그런 과정에 혹시라도 환자가 잘못되었을 경우 보호자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면 보호자들도 수긍해주는 경우가 많았기에 가능하였다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안하는게 아니라 못합니다.
그렇게 했다가는 성공여부를 떠나서 보호자에게 두들겨 맞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보호자나 환자도 의사를 불신하고 의사도 보호자나 환자를 불신하는 정말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반드시 어떤 처치나 수술 시 동의서를 받고 시행을 합니다. 동의서가 없으면 응급환자라도 수술 못합니다. 그건 어느 대형병원이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이 없으실 수도 있지만 전 동료가 보호자에게 2단 옆차기로 맞는 것도 봤습니다.
통탄할 노릇인줄은 가슴깊이 느끼지만 그게 안타까운 현실인듯 합니다.
이런 환경때문에 많은 의사분들이 해외로 나가셨습니다.
큰 광명을 바라고 나가신것이 아니라 이런 지경을 보기 싫어서 나가신분들이 더 많습니다.
기껏 키워놓은 인재들이 남좋은일 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게다가 의대를 졸업한 엘리트 상위 10프로는 대부분 마이너로 빠집니다.
성형외과 피부과....
머리좋고 공부열심히 했으면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을 가서 더욱 정진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치고 자신의 삶의질을 위해 마이너로 마이너로 빠집니다. 안타까운 실태입니다.
요즘도 의사는 잘먹고 잘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의사도 먹고 살아야하긴 합니다.
잘먹고 잘살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의사가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성형외과를 예로 들면
10명이 개업을 한다고 했을 때
1인 당 개업비용은 적게는 3-5억 많게는 20억 이상입니다.
좋게 할려면 한도끝도 없이 액수는 증가합니다. 기본적인 것들만 준비하는데도 3-5억이 들어갑니다.
10명 가운데 1-2명은 잘풀립니다. 돈도 많이 벌고 환자도 많고...
그리고 4-5명은 현상유지정도는 합니다.
은행에서 빌린 대출이자 갚고 건물임대료 내고 직업월급들 주고
본인은 500-1000만원 사이의 수입정도를 건집니다.
그리고 3-4명은 ... 문을 닫습니다.
문을 닫을 때 본전치기로 닫는게 아니라 은행대출 원금 + 이자 라는 무시무시한 빛을 안은채로 닫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디든 취직을 해서 그 빛을 갚아나갈려면 적어도 5년 이상은 정말 알뜰하게 살아야 가능할 것입니다.
성형외과 전문의 취득하고 군대다녀오면 30대 중반....
개업해서 말아먹는데 1-2년....
그리고 그 돈 갚아나가는데 짧게는 5년....
그리고 나면 40대에 빈 손입니다.
흔히들 요즘 가장 잘나간다는 성형외과도 이지경입니다.
실력이 없으니 망하지 라고 하시는분들 계실텐데....실력이 성공이랑 비례하진 않습니다.
실력이 좋아도 환자자 꼬드기는 멘트 못 날리는 순진한 사람이라면 망하는 것이고
홍보할 자본이 없으면 또 망하는 것이고
비싼 의료장비와 고급 실내 인테리어 못따라가면 망하는 것입니다.
물론 정말 실력이 없어서 망할 수도 있구요.
저는...개인적인 바램으로는 환자가 왔을 때 나에게 확실한 치료방침과 소신이 있다면 정말 소신껏 진료하고 싶습니다. 손가락이 잘린 환자가 왔을 때 보호자한테 전화해서 지금 수술들어가겠습니다 라고 말하고 최대한 빨리 최선을 다해서 수술하고 싶습니다. 성격상 무뚝뚝해 보일 수도 있고 보호자분들이나 환자분들이 봤을 때 퉁명스러워 보일수도 있을지라도 자신의 가슴에 손을 얻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 말을 자신있게 할수 있는 그런 세상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합니다. 환자를 진료하면서 이런 저런 절차나 법적인 문제들까지 미리 생각하지 않고 정말 환자만 진료할 수 있는 환경이였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환경이였다면 보수가 적었더라도 흉부외과, 외과, 소아과, 산부인과, 등이 지금처럼 망하지는 않았을텐데 말입니다.
환자나 보호자를 믿고 진료하고 싶지만 가끔 부딪치게되면 유별난 환자나 보호자분들을 대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 방어진료(추후 발생할 수 있는 법적인 책임상에서 의사가 무사할 수 있는 범위정도로 진료)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의사가 환자나 보호자를 신뢰하고 환자나 보호자도 의사를 신뢰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처럼 의대 입시가 치열한 나라는 없습니다. 고급 인력이면 고급인력답게 열심히 살고 또 그런 고급인력을 고급인력 취급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금전적인 부분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지식과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리고 혹시라도 읽을지 모르는 수험생 여러분....
의대를 꿈꾸고 계시다면 정말 신중히 생각하시길 바랍니다.
의사라는 직업의 광명은 20세기가 끝남과 동시에 사라졌습니다.
여러분들이 바라는 돈, 명성, 사회적 지위....
이런 것들 없습니다.
다른 길들도 유심히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의사 인구가 총 10만이 넘었는데 그 가운데 수험생분들이 생각하시는 부와 명예를 누리는 분들은 10프로도 안됩니다.
그 10프로도 대부분 오래전에 의사를 하시던 분들이시구요.
시간이 지날수록 그 퍼센티지는 감소할테구요.
신중히 생각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