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처음와서 한동안은 한인아주머니집에 세들어있었다.
주인이모는 이 동네에서 이름만 대면 다아는 유명한 미용학원의 강사로 일하신다.
당시 남편과 별거중이셨고, 최근 이혼소송끝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워낙에 힘들게 결혼생활하셔서(15년동안 구타와 폭행에 시달림) 적어도 위자료 30만불(3억가량)은
받으시지 않나싶었는데, 겨우 8만 조금넘게 받으셨댄다. 변호사비 떼주고나니 7만불남고.
백만장자인 남편이 아무래도 최고가의 변호사를 선임해 최대한 위자료를 안주는데 성공했나보다.
이혼시 여자에게 유리한 나라가 미국이라더니.
비싼 변호사를 선임할수있는 돈많은 남자가 그 여자보다 더 유리한가보다.
역시 여기도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통하는 세상.
약자를 위하는 세상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돈이 앞서는 물질만능 자본주의의 본산지국가 -_-;;
각설하고 이분이 일하시는 미용학원에 갔다가 학원생들이 무척 늙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늙었다고 뭐 진짜로 할머니,할아버지들은 아니고.
한국있을적 친구가 미용배우러다녀 아는데, 한국에선 보통 미용배우는 연령대가 많아봐야 20살전후다.
실업고다니면서 배우는 아이들도 많고, 더 어린 학생들도 있다.
근데 여기 미용학원생 평균연령은 그보다 15-20살위다. 20대도 거의없다.
30초반도 어린편이고, 30대후반 엄청많고 4,50대는 물론 60대학생까지 다닌다.
주인이모가 자주 털어놓는 말씀이 학생들이 워낙 나이많은 분들이라,
자꾸 강사를 우습게보고 기어오르려들고 깔보고 제낀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이 주인이모가 상대적으로 어린건 절대 아니다. 이분연세도 40대후반이다.
아니근데 그 학생분들은 왜 그나이가 되서 그때껏 뭔일하다가 갑자기 미용배우냐고 물어봤다.
뭐 한국서 옷장사하다 말아먹고 온 사람들도 있고, 다른거 이것저것해보다 잘안풀리거나해서
기술하나배워 먹고살자고 배우는 사람들도 있고.
무엇보다 아무래도 영어가 서툰 이민자들이 할만한건 기술직이라고 그래서 온다고 했다.
그러니까 조금이라도 모험이 따르는 공부나 일을 하기엔 좀 불안한 연령대분들이 단기간익혀
확실하게 밥벌어먹는 직업을 갖기위해 배우는거다.
그런데 진짜 황당한건 여기 미용사들 미용솜씨다.
난 정말이지 한국의 어디 변두리동네에서 8천원주고 머리깎던 솜씨들이 그렇게 일류인지
미국와서 처음알았다.
쫌 과장해 정말 딴거 하나도 안하고 빡빡미는 것밖에 할줄몰라도 여기선 미용사로 먹고산다.
비싸기는 또 좀비싸. 신랑과 나는 5월말에 한국방문하는 일정만 기다리며 몇달째 머리관리를 방치중이다.
여기서 엉망으로 하는 미용사 팁값이면 한국가서 완전 변신할건데.
일식당도 마찬가지다.
3주코스만 마치고 일식요리사가 될수 있는 나라가 여기다.
물론 여기도 시내중심가에 일본인이 경영하는 아주 최고급식당은 한국뺨치지만서두.
내가 배워서해도싶은 솜씨갖고 어설프게 빚은 한접시에 바가지씌워 내놓는거보면 참~
한국에 동네골목일식당 보조요리사총각 데려와 영업해도 근처 다른 일식당 쫄딱 다 망할것같다.
좋게생각하면 그만큼 생존경쟁이 치열하지 않다는 얘기도 되겠지.
한가지를 해도 엄청나게 잘해야 살아남는 한국에 비해 대충대충 하기만해도 팔리고 먹고산다는거니까.
교육도 그런것같다.
막 닥달해서 무조건 외우고 하기싫어도 억지로 해야하는 천편일률적 한국식교육이라고
창의적이고 아이의 자율성과 선호분야를 존중해 여유있게 교육하는 이곳과 비교를 종종 하지만.
밥 한그릇을 한사람이 먹는 것과 열사람이 덤비는 것은 엄연히 틀리다.
자기적성에 맞는걸 천천히 찾아가면서 그걸 즐기면서 공부할수 있고,
왜 1+1=2가 되는지 자세히 탐구할수 있는 동안에..
우리는 벌써 1+1은 가소롭고, 10+10=20이 된다는것까지 다 알아버린 다른 아이들이랑 진도를 맞춰줘야하고.
자기가 좋아하는 건 물론이고 다른 것들까지 다 지나치게 잘하는 아이들이랑 경쟁하기 위해
곁눈질을 할수가 없는 것이다.
늘 선진국교육과 비교당하는 골자가 배우는 과정을 배우고 즐기는데서 얻어지는 창의력과 자발의식이다.
근시안적인 결과를 얻는데만 경쟁이 너무 치열하니까 중요한 창의력을 잃는다고 한다.
뭐 그래서 멀리내다본 결과는 결국 창의력가진 이곳아이의 승리라고 한다지만,
내생각에 그건 애초 밥한그릇을 한사람먹을수 있는 조건의 승리인 것이다.
실컷 딴짓해도 결국 내밥은 내가 실컷 다 먹는다.
그런데 우리는 딴짓은 커녕 왠만큼 열심히해갖곤 한숟갈얻어먹기도 벅차다.
물론 그런 환경의 소비자로서는 행복하다.
그렇게 살아남은 프로의 상품과 서비스를 누릴수 있으니.
먹고사는건 당연히 더 힘들다. 소비자한테 팔리기위해서는 그이상의 프로수준을 유지해야하니까.
아직 섣불리 결론내리기는 경솔하지만, 선진국으로 알려진 나라에 나와살면서
나름대로 한국이 얼마나 professional한 나라였던가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