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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W 2부 (#40 : 정후의 추억 (3))

J.B.G |2004.04.30 09:37
조회 96 |추천 0

 

길고 긴 인생의 여정에서 정후가 60세가 되던 해의 어느날 정부기관의 사람들이 그의 집에 방문했다. 그리고 정후는 수진의 입을 통해 그들과 대화를 나누었다. 정부기관에서 나온 사람에 그에게 자신의 소개를 하고 있었다.

 

“저는 국제연합에서 유전공학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는 ‘올리버 스미스’라고 합니다.”

 

정후가 보고 듣기에 자신을 찾아온 스미스라는 이 젊은이는 패기가 있고 자신감이 충만해 보였다. 마치 젊은 시절 한때 오만하기까지 했던 자신을 보는 것 같았다.

 

“왜 내게 관심을 갖는 거죠? 대상자는 많을 텐데…”

“당신이 적임자니까…?”

“내가…?”

“국제연합은 이미 40년 전에 당신 같은 환자들에게 신청을 받았습니다?”

“신청?”

 

그는 한 문서를 꺼내서 그에게 보여주며 말했다.

 

“이것은 그 계약서 중 일부분 입니다. 우리가 연구하고 있던 프로젝트에 당신의 부친을 비롯한 세계의 대 부호들이 투자를 한 겁니다. 그리고 계약서의 내용에 따라 연구가 성공하면 신청자 중 일부를 선별해서 가장 먼저 시술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 하게 된 것입니다. 이 권리는 돌아가신 당신의 아버님께서 신청한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 후보자 중에 당신의 조직으로 만든 것이 가장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낳았기 때문에 당신이 최초의 시술자로 결정된 것입니다.”

 

정후는 무엇인가에 들떠 있는 듯한 그의 말에 알 수 없는 불안과 의심스러운 부분이 내포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내 조직샘플이 아닌… 날 가지고 실험해 보겠다는 건가요?”

“당신은 새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스미스 박사는 여전히 흥분과 약간의 감동이 섞인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아마도 자신을 찾아 오기 직전에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은 것이 분명했다.

 

“내가 거부한다면…?”

 

정후의 이 말에 스미스는 그만 얼굴이 새파랗게 변해버렸다. 정후는 그를 보면 생각했다.

 

‘아직 어리군…’

 

그러나 스미스는 곧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듯… 냉정함과 평정을 되찾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지금까지의 태도를 변화시켜서 다소 냉소적인 의문을 던졌다.

 

“다시 걷고 싶지 않습니까?”

“…”

 

정후는 스미스가 무엇을 하려는지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의 선택이 너무나 자명하다는 것도 정후는 잘 알고 이었다. 그리고 이 스미스라는 자도 그것을 알고 있을 터였다. 그래서 자신을 선택했다는 것도…

 

“여기 있는 이 친구와 함께 여행도 가고 싶겠죠?”

 

정후는 노기를 드러내며 반문했다.

 

“당신들 뭐야…”

 

이제 움직이기 못하는 육체가 봉인되어버린 그를 내려다 보며 스미스가 말했다.

 

“수진… 이라고 했던가요…? 이… 로봇… 도저히 현대 과학으로는 탄생할 수 없는 이 아름다운 인간 여성형 로봇과… 행복해 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 거라면 지금도 가능해 지금 당장 내 뇌를… ”

 

스미스는 냉정하게 잘라 말했다.

 

“그건 불가능 합니다.”

“뭐?”

“당신도 잘 알 텐데요… 이 로봇은 스스로 성장했습니다.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그래서 지구상의 그 어떤 컴퓨터 보다도… 그 능력이 뛰어나죠. 당신도 이제는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그러니까… 당신은 이 로봇의 메커니즘을 전혀 모릅니다. 당신이 설계한 것이 아니라… 그녀 스스로 설계하고, 진화한 것이니까…”

 

정후는 침묵했다. 그는 자신의 기억을 다른 컴퓨터에 전이 시킬 방법을 사실 모르고 있었다. 그것은 수진도 마찬가지 였다. 수진은 스스로 진화했지만 자신을 전이 시킬 방법은 아직 그 누구도 찾아내지 못하고 있었다. 설사 있다 해도 정후는 그런 껍데기로 수진과 행복해지고 싶지는 않았다. 그렇게 정후는 잠시 생각에 잠긴 듯… 침묵했다. 그리고 그는 한마디를 스스로 되뇌었다.

 

“그녀… 라고…”

“…”

 

결국, 정후는 위험한 도박을 하고 말았다.

 

“당신을 믿어보기로 하지…”

 

다음날.

정후는 헬기를 통해서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저택을 빠져 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그를 바라보며, 수진은 흐리지 않는 눈물을 닦고 있었다.

 

정후가 헬기로 이송되는 것을 확인하자. 국제연합 관계자들을 차로 저택을 빠져 나오고 있었다. 그러나 그 차 안에서 그들을 또 다른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

 

“저 로봇… 말야…”

“수진… 말인가?”

“수진인지…. 아무튼… 우리 손에 넣을 수 있을까?”

“손에 넣어도 통제할 수는 없을 거야.”

“그래 봐야 프로그램 아닌가?”

“그럴까…?”

 

스미스는 아직 자신보다도 자각이 부족한 옆 동료에게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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