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이 보인 현실
1
얼마 전 어머니를 여의고 아직도 상중인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어제 밤 꿈에 어머니가 나타나서 하시는 말씀이 복권을 사라고 일러주시더라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복권을 사러 가는데 혼자가기 멋적으니 함께 가잔다. 그 말에 나도 귀가 솔깃했다. 사실 나도 지난밤 귀하다면 귀한 꿈을 꾸었기에 의아해 하고 있는 중이였기 때문이다.
꿈에 교황성하가 수행원 둘을 대동하여 우리 집에서 사나흘인가 유숙하고 간 참 이상한 꿈인지라 종내 뜻을 알 수가 없어서 궁금증만 더해갈 뿐이었다. 내가 천주교를 골수로 믿는 것도 아니고 종교에 빠진 적은 더더구나 없는 무종교이기 때문이다. 단지 세계문화유산에 도시 전체가 등재된 바티칸 시티에 대한 공부에 심취해 있었기에 교황께서 내 꿈에 나타나신지도 모르겠다.
내 서재에는 약 사오천 권 정도의 책이 있지만 해몽에 관한 책은 한권도 없다. 기실 내가 그쪽은 도외시하고 가볍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 주위에는 해박하게 꿈 풀이를 해줄 사람도 없다. 단지 귀하신 분이 내 꿈에 보였으니 아마도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고 억지 풀이를 하며 만족해하고 있는데 친구로부터 전화가 온 지라 덩달아 복권 사러 길을 나섰다.
꿈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기원전 4000 말의 앗시리아와 바빌론의 설형문자 서판에 기록된 성직자와 왕이 꿈에서 자카르(Zaqar) 신의 훈계를 받았던 사회가 묘사돼 있는 것이 가장 오래된 것이 아닌가 한다. 또 기원전 2040~1786 년 체스터 비티의 파피루스의 기록을 보아 이집트 중왕국시대에 나름대로의 꿈의 해석의 체계를 세우고자 많은 노력을 한 것을 알 수 있다.
꿈에 대한 연구를 한 프로이트는 매우 단순하지만 예리한 관찰을 행했다. 즉 꿈을 꾼 사람에게 그 꿈의 이미지와 그 이미지에 자극되어 마음속에 떠오르는 생각에 대해 계속 말을 하게 하면 그는 자신이 말한 것과 의도적으로 말하지 않은 것들 가운데서 자신의 진의를 생각해내어 그 병(病)의 무의식적인 배경을 노출시키게 되는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꿈 상징의 원인이 억압과 욕망충족이라는 프로이트의 이론에 대해서는 누구도 반대할 수 없다.
인간은 꿈이라는 형태를 통하여 상징을 무의식적이며 자연발생적으로 산출하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의 현실지각에는 무의식적인 측면이 존재한다고 한다. 우리의 감각이 현실세계의 현상, 즉 어떤 광경이나 소리에 반응할 때조차 그 현상들은 현실세계의 영역으로부터 마음의 영역으로 이송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마음속에 것은 우리에게 의식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것들은 심적 사상으로 되는데 나중에는 일종의 회상에 의해 그것들은 무의식적으로 영역 밖으로 튀어 나오게 된다고 한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꿈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게 된 것이라고 카알 구스타프 융은 말하고 있다.
2
우리의 역사나 야사에도 신기한 꿈으로 인한 이야기가 많이 있다. 잘 알려진 기록들만 몇 가지 살펴보면 삼국유사 태종 춘추공조에 김유신의 동생 보희(寶姬)가 꾼 꿈이 용꿈임을 알아챈 동생 문희(文姬)가 꿈을 사는 기사를 싣고 있다.
어느 날 문희의 언니 보희가 서산(西岳)에 올라가 오줌을 누니 서울(경주)에 가득 차는 꿈을 꾸었다. 아침에 동생과 꿈 이야기를 했더니 문희는 그 말을 듣고 말했다.
“내가 그 꿈을 살게.”
“무슨 물건을 대신 주겠느냐?”
“비단치마를 주면되겠어?”
“좋아.”
문희는 치마폭을 벌려 꿈을 받으려고 했다.
“어젯밤 꿈을 너에게 주겠다.”
문희는 그 값으로 비단치마를 주었다.
그로부터 열흘 후, 김유신이 춘추공과 함께 정월 오기일(午忌日)에 김유신의 집 앞에서 축국(蹴鞠)을 하다가 일부러 춘추공의 옷을 밟아서 그 옷고름을 찢고는 말했다.
“우리 집에 들어가 꿰맵시다.”
공은 이에 따랐다.
김유신이 아해(보희)에게 꿰맬 것을 명하자 아해가 말했다.
“어찌 사소한 일 때문에 경솔히 귀공자를 가까이 하겠습니까?”
그리고 사양했다. 그래서 아지(문희)에게 명했다. 춘추공은 김유신의 의도를 알고는 이 일을 계기로 아지와 가까이 지내더니 이후부터 자주 왕래하다가 결과적으로 문희와 결혼하게 된다. 바로 삼국을 통일한 무열대왕 김춘추와 김유신은 처남매부 사이가 되고 용꿈임을 알고 꿈을 산 문희는 일국의 왕비가 된 것이다.
위서(僞書)다 진서(眞書)다 말도 많은 <화랑세기> [18세 풍월주 춘추공] 편에도 유신의 누이 문희의 기사가 보이는데 약간 다르다. 오줌을 눈 것이 아니고 서악에 올랐는데 큰물이 경성에 가득한 것을 보고 불길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옷고름을 꿰매기를 시키고자 하였는데 병 때문에 할 수 없어서 문희가 바느질을 하여 드렸다고 한다. 그리고 보희는 꿈을 바꾼 것을 후회하여 다른 사람에게 시집을 가지 않았고 춘추공은 이에 보희를 첩으로 삼았는데 아들 지원과 개지문을 낳았다고 한다.
삼국유사에는 불국사와 석굴암을 창건한 김대성의 꿈 이야기도 싣고 있다.
김대성은 사냥을 좋아했다. 하루는 토함산에 올라가서 곰 한 마리를 잡고서 산 밑 마을에 와서 유숙했다. 그날 밤 꿈에 곰이 변해 귀신이 되어서 시비를 걸었다.
“네가 어째서 나를 죽였느냐? 내가 도리어 너를 잡아먹겠다.”
대성은 두려워서 용서해주기를 청하니 귀신은 말했다.
“네가 나를 위해 절을 세워 주겠느냐?”
대성은 맹세했다.
“좋습니다.”
꿈을 깨자 땀이 흘러 자리를 적시었다. 그 후로는 벌판의 사냥을 금하고 곰을 위해 그 잡았던 자리에 장수사(長壽寺)를 세웠다. 그로 인해 마음에 감동되는바 있어 자비(慈悲)의 원(願)이 더욱 더해 갔다.
삼국유사의 ‘김대성 설화’를 보면 김대성이 석굴암 주실 붓다의 머리위에 올리는 최종 마무리의 천개석을 올리기 전에 꾼 꿈 기사도 있다.
큰 돌 하나를 다듬어 감개를 만드는데 돌이 갑자기 세 조각으로 갈라졌다. 대성이 분하게 여기다가 어렴풋이 졸았는데. 밤중에 천신이 내려와 다 만들어놓고 돌아갔다. 대성은 자리에서 일어나 남쪽 고개로 급히 달려가 향나무를 태워 천신을 공양했다. 그래서 그곳 이름을 향령이라 했다.
정사에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성계가 안변땅에 있을 때 기이한 꿈을 꾸었다. 꿈속에 수많은 집의 닭들이 일시에 울고, 자신은 다 허물어진 어느 집에 들어가 서까래 세 개를 지고 나오는데, 꽃이 흩날려 지는 가운데 떨어진 거울이 쟁그렁 깨어지는 꿈이었다. 이성계의 역성혁명을 내다보고 조선 왕조의 시작을 점쳤던 무학 대사가 이 꿈풀이를 하게 되었는데 그는 닭울음소리를 두고 '高貴位 高貴位' 하고 풀이했다. 수많은 집의 닭들이 일시에 울었다는 것은 이렇게 높고 귀한 지위를 모두들 소리쳐 외친 것을 뜻한다는 것이다. 거기에다가 허물어져가는 집의 서까래 세 개를 지고 나왓으니 이는 임금 (王)이란 글자를 이르는 것이며, 깨진 거울은 지난 시대의 종언을 의미하는 것이니 곧 이성계, 당신이야말로 새로운 왕업을 일으킬 어른이시라는 꿈풀이를 했던 것이다. 꿈때문인지 어쨌는지는 모으나 어떻든 이성계는 왕위에 올랐고, 조선 왕조는 그 후 5백 년 동안 지속되었다.
야사에는 선조의 신통한 꿈 이야기도 전한다. 선조는 왜적의 침략을 예견하는 꿈을 꾸기도 했다. 전쟁이 일어나기 한 해 전인 선조 24년 가을밤, 선조가 꿈을 꾸는데 한 계집이 머리에 벼 한 단을 이고 남쪽에서 달려와 서울에 들이닥쳐 대궐에 불을 지르니 삽시간에 대궐과 온 도성이 불바다로 변하는 것이었다. 선조가 놀라 일어나 점쟁이를 불러 해몽하게 하니 점쟁이는 파자점(破字占:한자를 풀어 치는 점, 예를 들어 木子得國의 木子는 木+子=李 이므로 이씨가 나라를 세운다는 뜻이 된다.)으로 한 괘를 얻어 이렇게 풀이했다.
“계집사람(女人)이 볏단(禾)을 이면 이는 왜(倭)자가 분명하오니 필시 왜적이 쳐들어올 조짐이옵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영험한 꿈이요 점쟁이라 할 것이다.
우리나라 회화사상 한 왕조와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을 한 사람씩 셋만 들어야 한다면 신라의 솔거, 고려의 이녕, 조선의 안견을 꼽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안견이 우리나라 회화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나 비중은 이처럼 막중한 것이며 이러한 그의 위치를 확고하게 해 주는 것은 역시 현존하고 있는 그의 유일한 진작(眞作)인 [몽유도원도(夢遊桃園圖]때문이다.
1447년 안평대군은 꿈속에서 본 이상적인 무릉도원을 안견에게 설명하여 그림을 그리도록 했다. 불후의 명작 몽유도원도가 후세에 남겨지게 된 동기가 안평대군이 꿈에서 본 무릉도원을 안견이 그렸기 때문이다.
안평대군(1418~1453)은 세종대왕과 소헌왕후 사이에 태어난 여덟 왕자 중에서 셋째 아들이었지만 1453년 계유정난으로 수양대군에게 죽음을 당함으로써 불과 35년간의 짧은 생애를 산 불행한 왕자였다. 그러나 이 짧은 생애동안 문화와 예술부문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겼다.
몽유도원도는 안평대군이 세종 29년(1447) 4월 20일에 꿈속에서 도원을 여행하고 그 속에서 본 바를 안견에게 설명해 주고 그리게 한 것으로 3일 만인 4월 23일에 완성을 본 것이다. 그 자세한 내용은 안평대군의 발문 속에 잘 밝혀져 있다. 이 발문의 내용을 보면 좀 긴 편이지만 [몽유도원도]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하므로 약간만 적어 보겠다.
정유년(丁酉年) 4월 20일 밤에 바야흐로 자리에 누우니, 정신이 아른하여 잠이 깊이 들므로 꿈도 꾸게 되었다. 그래서 박팽년과 더불어 한곳 산 아래에 당도하니, 층층의 묏부리가 우뚝 솟아나고, 깊은 골짜기가 그윽한 채 아름다우며, 복숭아나무 수십 그루가 있고, 오솔길이 숲 밖에 다다르자, 여러 갈래가 나서 서성대며 어디로 갈 바를 몰랐었다. 한 사람을 만나니 산관야복으로 길이 읍하며 나한테 이르기를“이 길을 따라서 북쪽으로 휘어져 골짜기에 들어가면 도원이외다”하므로 나는 박팽년과 함께 말을 채찍질하여 찾아가니, 산벼랑이 울뚝불뚝하고 나무숲이 빽빽하며, 시냇길은 돌고 돌아서 거의 백 굽이로 휘어져 사람을 홀리게 한다.
그 골짜기에 들어가니 마을이 넓고 티어서 2,3리쯤 될 듯하여, 사방의 산이 바람벽처럼 치솟고, 구름과 안개가 자욱한데, 멀고 가까운 도화숲이 어리비치어 붉은 놀이 떠오르고, 또 대나무 숲과 초가집이 있는데 싸리문은 반쯤 닫히고 흙담은 이미 무너졌으며 닭과 개와 소와 말은 없고, 앞 시내에 오직 조각배가 있어 물결을 따라 오락가락하니, 정경이 소슬하여 신선의 마을과 같았다. 이에 주저하며 둘러보기를 오래 하고, 박팽년한테 이르기를‘바위에다 가래를 걸치고 골짜기를 뚫어 집을 지었다’더니, 어찌 이를 두고 이름이 아니겠는가, 정말로 도원동이다‘라고 하였다. 곁에 두어 사람이 있으니 바로 최항·신숙주 등인데, 함께 시운을 지은 자들이다. 서로 집신감발을 하고 오르내리며 실컷 구경하다가 문득 깨었다.
-중략-
이제 안견으로 하여금 그림을 그리게 하였으나, 다만 옛날 말한 그 도원도 역시 이와 같았는지는 모르겠다. 훗날 보는 자가 옛 그림을 구해서 내 꿈과 비교한다면 반드시 가부의 말이 있을 것이다. 꿈껜 뒤 3일 만에 그림이 완성되었기로 비해당이 매죽헌에서 이 글을 쓴다.
안평대군은 꿈속에서 도원을 발견하고 몽유도원도는 안평대군의 꿈을 재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안견으로 하여금 그림으로 그리게 하므로 우리는 걸작을 볼 수 있으며 또한 그가 만 29세 때에 짓고 쓴 수준 높고 세련되어 그가 당시에 이미 책잡기 어려운 예술의 경지에 도달한 발문을 읽고 있는 것이다. 토를 달자면 몽유도원도가 우리나라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본에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다행이도 내게는 어렵게 구한 화집이 있다. 몽유도원도 화집은 내가 아끼는 화집중의 하나다.
내가 살고 있는 읍내에는 복권을 파는 곳이 없기에 친구와 나는 경주까지 가며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복권을 사왔다. 그토록 유명한 로또 복권을 거금 이 만원어치를 구입하면서 무의식적으로 하늘에 당첨되는 기도를 올리며 기원하는 나도 모르는 내 마음의 간사함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3
일확천금 횡재라는 요행의 사회적인 물결 속에서 나 자신 흔들리고 있는 저 밑바닥에 깔린 마음의 요사함이 결국 나도 어쩔 수 없는 소시민적인 인간인가 보다. 처음 해보느라 여섯 개의 숫자도 자동으로 받았다. 친구도 이 만원어치를 구입하고 “다음주부터 고생 끝 행복시작이다”라는 실없는 소리를 하며 둘은 웃었다. 그러나 大富而僞天이요 小富而僞勤이라 했다. 큰 부자는 하늘이 내고 작은 부자는 노력하기 나름이라했던가 속인의 탈을 벗지 못하고 꿈에 의지하여 요행을 바라는 재미도 어찌 생각하면 나름대로 솔솔한 기대감에 쌓이는 희망과 스릴도 있을지니 이것도 스트레스를 푸는 한가지의 방편은 되는 것 같은 생각도 든다.
후일담을 말하자면 지난 토요일 로또를 확인하니 친구는 네 개의 숫자가 한 장 맞았다며 십 만원 당첨이라 했다. 나는 세 개의 숫자가 맞아 만원 당첨이다. 반 본전은 했다 하며 둘은 싱겁게 웃었다. 그러나 교황성하가 우리 집에 유숙한 꿈은 다른 일로 나타났다.
지금 우리 집 마당에는 봄꽃들이 만발해 있다. 노란 개나리와 활짝 핀 두 그루의 목련에 촘촘히 만개한 네 그루의 벚꽃과 우람한 자두나무가지에 하얗게 눈 내리듯 핀 별사탕같이 맑은 꽃, 앙증맞은 앵두나무꽃, 선혈이 흐르듯 붉고도 붉은 명자나무꽃, 구근에서 올라와 수줍은 듯이 피어난 노란 수선화, 그리고 무리지어 만개한 데이지꽃, 저절로 핀 노란 민들레와 보라색 고운 제비꽃, 뱀딸기꽃 등이 아우러져 바람이 스쳐 지나가면 꽃비를 뿌리고 있다. 안평대군이 꿈속에서 본 도원경은 아니라 해도 내게는 바로 우리 집 마당이 무릉도원이요 별유천지다.
아내가 서울로 출장을 가고 나 혼자 있기가 심심하여 친구를 불러 바둑을 두고 있는데 울산에 살고 있는 친구 셋이 땟거리로 몰려왔다. 친구들은 밤을 밝히는 환한 정원등 아래에서 꽃 잔치에 벌린 입을 다물 줄 모르고 감탄을 연발하며 신선놀이가 따로 없다며 때 아닌 밤꽃놀이를 즐기며 마당에 숯불을 피워 놓고 꽁치와 가자미 우럭, 새우와 조개 등을 구우며 질펀하고 흥겨운 술판이 벌어졌다. 아마도 교황께서 꿈속에서라도 누추한 우리 집을 방문하여 유숙한 것은 친구들이 우리 집을 찾아 오리라 한 예시였나 보다.
2004, 04, 01 새벽에
푸 른 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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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페라 모음곡

팝페라 모음곡( Popera Plus)
1.Lascia ch"io pianga-sarah brightman
2.Spente Le Stelle - Emma Shapplin
3.Solveig"s song<레르퀸트 중에서>-Meav
4.Time to say goodbye-andrea bocelli
5.Alla Luce Dal Sole - Josh Groban
6.The Salley Gardens - 임형주
7.Varson-anne vada
8.Casta diva-filippa giordano
9.Forever Is Not Long Enough - Erkan Aki
10.Amazing Grace - Charlotte Church
11.I Dreamt I Dwelt In Marble Halls - Meav
12.Winter light-sarah brightman
13.Pokarekare Ana - Hayley Westenra
14.Adle E Allenina Silje Vige
15.Woman Wisdom - Juliana
16.Adagio - Lara Fabian
17.To Treno - Maria Demetriadi
18.Hush Little Baby - Yo-Yo Ma
19.Ave Maria - Rebecca Luker
20.Water is Wide - Izzy
지금 흐르는곡은sarah brightman - Lascia ch"io pianga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