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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 6분, 데모하는 노인들?

하얀손 |2009.05.01 12:45
조회 261 |추천 0

추적 6분, 데모하는 노인들?


2009년 4월 29일, 노무현 전대통령이 대검찰에 소환하던 날, 대검찰청 정문을 사이에 두고, 보수 단체와 진보 단체가 각기 다른 목소리로 시위를 했다. 보수 단체인 뉴라이트연합측은 노 전대통령을 즉각 구속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진보단체인 노사모측은 명백한 물증없이 노 전대통령을 소환하는 야비한 정치적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시위 현장에서 흥미로운 여러 가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진보 단체들은 시위용품으로 노란색 풍선과 노란 장미를 준비한 반면, 보수 단체들은 가스총 및 전기 충격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진보 단체의 회원들은 대부분 20~40대의 젊은층인 반면, 보수 단체 회원들은 60~70대의 노인들로 구성된 것도 호대조를 이루고 있었다.

 

이날 진보단체의 소속 젊은층들은 인터넷을 통해 서로 의사소통하고 집회의 날짜와 장소를 정하고 2~3백여명 가량 모였고, 보수단체 소속 노인들은 50~70여명 정도가 모여 집회를 했다. 그런데, 노인들은 어떤 통로를 통해, 무슨 방법으로 이곳까지 오게 되었을까? 매우 궁금했다. 노인들이 시위용품으로 피켓과 현수막을 직접 만들었다고 보기에는 너무도 정교했다.


이날 시위가 끝날 무렵, 보수단체 소속으로 집회에 참석했던 한 노인을 추적해 보기로 했다. 그는 시위가 끝나자 느릿한 걸음으로 근처 2호선 서초역에 지하철을 이용(무료)하여, 교대역에서 대화 방면 3호선 지하철로 환승했다. 그리고 그는 종로3가에서 하차했다. 노인은 집회가 끝나고 집으로 가는 듯 했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이었다. 그는 종묘공원으로 향하고 있었다.


종묘공원에는 이미 수많은 노인들이 모여 있었다. 그날 대검찰청에서 시위를 벌였던 낯익은 얼굴들이 보였다. 그들은 주변에서 장기나 바둑을 두고 있는 다른 노인들에게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자신들끼리 모여 서서 무엇인가 열심히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우리가 미행했던 노인은 그 이야기 패거리에 망설임도 없이 끼어들었다.


그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지 궁금했다. 배낭을 맨 한 노인이 대검찰청에서 시위한 무용담을 자랑스럽게 이야기 했다. “저쪽(진보단체)에서 밀고 오면, 밀려 넘어진 것처럼 길바닥에 누워 버리려고 했는데, 그런데, 누가 먼저 넘어져 있어서 못했다.”고 하자, 다른 노인이 “기자들이 있을 때에 넘어져야지.”라고 소리쳤고, 또 다른 노인은 “넘어질 때, 다치지 않게 잘 넘어져야 돼. 이렇게.”라며 넘어지는 동작을 취했다.


그들을 둘러싸고 있던 주변에 노인들이 모두 웃었다. “지들이 젊어도, 노인이 쓰러졌다는데, 지들이 용쓸 수 있겠어.”라는 소리와 함께 다시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런데 특이할 만한 것은 그 노인들 주변에 건장한 4~50대의 청년 두 명이 연신 그들 주변을 돌면서, 다른 외부인들을 경계하는 듯 했다.

 


다른 특이할 만한 것은, 양복을 입은 60대 중반의 노인이 그 무리들 한가운데도 연신 연설을 하고 있었다. 내용은 시국과 관련한 보수적 입장에서 내용 전달이었다. 그는 능숙한 솜씨로 노인들에게 농담과 욕설 그리고 유머를 섞어가며 2시간 가량을 이야기했다. 그의 실체가 궁금했다. 그래서 인근 공원에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상점에 들어가 물어보았다.


상점 주인은 “저치(노인)들은 경제적 형편이 좋지 않으니까, 노상 이곳에 모여서 정치이야기를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때로는 자기들끼리 싸우기도 하는데, 입담이 좋은 사람이 최고라.”고 했다. 소위 그 노인들은 전문데모꾼들인 셈이었다. 공원에서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집회 장소에 보수단체에서 제공한 점심 식사를 대접 받고 버스를 타고 집회현장에 투입되는 것이었다.


그날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들이 보수단체의 소속 회원으로 참석한 한 노인에게 “하루 5만원 일당을 받았느냐? 선불인가? 후불인가?”를 묻자, 노인은 알듯 모를 듯, “저는 대답하기 곤란하니, 다른 사람에게 물어봐요.”라고 말하며 대답을 회피했다. 그 자리에 있는 진보단체 청년들이 “일당 받으셨으니, 조심스럽게 귀가 하세요.”라고 야유를 하자, 노인은 무엇인가 부끄러운 듯 얼굴이 붉어져 아무 말 못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상점 주인의 전언에 의하면, 불특정한 사람들이 신문을 복사해서, 노인들에게 나눠주고 정치적 이야기를 나누는 경우도 자주 목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들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노인들에게 끊임없이 정치적 선전과 선동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이제 대검찰청에서부터 미행해온 노인의 추적은 여기에서 끝내기로 했다. 더 이상 추적은 무의미했다.


젊은이들이 놀고 마시는 동안에도 힘이 없고 무력할 것 같았던 노인들이, 오히려 왜곡된 정치선전 및 선동으로 집단화된 정치 및 역사왜곡에 첨병 노릇을 열심히 하고 있었던 것을 전혀 모르다가, 이제야 발견하고 허탈감과 자괴감에 빠져드는 순간이었다. 뛰는 젊은이들 머리 위해 영악한 노인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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