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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내림 받은 분과 대화를 했어요ㅠ

하얀손 |2009.05.11 12:52
조회 1,119 |추천 0

신내림 받은 분과 대화를 했더니?..


사전적 의미로 미신(迷信)이란 비과학적이고 종교적으로 망령 된다고 판단되는 신앙. 또는 그런 신앙을 가지는 것으로 점, 굿, 금기 따위를 가리킨다. 우선 점이나 굿을 보는 공통의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개인적 구복(口腹, 먹고 사는 일)을 위한 것이다. 인류애에 대한 보편적 가치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개인의 행불행을 위한 구복신앙이 되었을 때 바로 미신이라고 하는 것이다.


기독교와 불교 그리고 천도교를 비롯한 이슬람이 여타의 미신과 달리, 종교로 인정받는 것은 인류에 대한 보편적 사랑과 구원을 목적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독교과 이슬람은 신에 대한 복종으로 인류에 대한 사랑, 불교는 깨달음으로 중생에 대한 자비(慈悲), 천도교는 하늘을 공경하듯 인간을 사랑하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의 공통점은 각자 인류에 대한 사랑의 정신이다.  


물론 각 종교는 개인의 행복을 위한 주술적 요소가 있지만, 그것은 보편적인 인류애를 바탕으로 한 것일 뿐, 자신의 개인적 행복을 구가하고, 타인의 불행을 위해 저주를 퍼붓는 일체의 미신적 요소와 구별된다. 그러나 기존의 종교를 믿으면서도 인류애에 대한 보편적 정신은 외면하고, 개인적 구복을 위한 수단으로서 강조의 오류(일부의 요소를 전체의 특성으로 오인)를 범하는 신앙인들이 적지 않다.


언젠가 나는 신내림을 받았다는 여성분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처음 그녀도 신내림을 거부하고 평범한 사람으로 살려고 노력을 해보았다고 했다. 그런데 자신과 교제하던 남자친구의 운명이 눈앞에 보이고, 자신도 모르게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이다.’란 예언을 입 밖으로 자주 쏟아내게 되어, 결국 그 남녀는 헤어지게 되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그래서 신령님을 원망하고, 어떻게 하든 달아나려고 했다.


한때 그녀는 자신이 정신에 이상이 있어 그런가 싶어, 정신병원을 찾았지만 별다른 병명도 찾을 수 없었고, 다른 신앙심을 지니면 괜찮아 질 것 같아서, 교회에도 가서 간절한 기도를 했고, 산 속의 절에 들어가서 불공도 드렸지만, 모두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오히려 자신이 신령님을 멀리 외면할수록 꿈속에서, 혹은 현실에서 견딜 수 없는 육체적, 정신적 통증과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고 한다. 그래서 한 무술인(이모라는 명칭 사용)을 찾아가 신내림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그녀의 도움을 받아 신내림을 받고 난 이후에 자신은 육신과 정신의 안정이 찾아 왔다고 했다. 그리고 지금은 자신처럼 그런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받는 사람들을 위해 신당을 짓고 신령님을 모시게 되었다고 했다. 사실 그녀가 나와 이런 대화를 하게 된 계기는 신내림을 받기 전에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면서 심리치료를 위한 상담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나는 정신 병리학 및 심리학의 용어를 찾고, 활용해가며 그녀의 정신적 고통을 덜게 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한번은 내가 그녀에게 “어째서 신령님은 다른 사람들 눈에 보이지 않고 당신 눈에만 보일까요?”라고 질문하자, 그녀는 “저도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신령님이 저를 특별히 선택한 것은 분명하고, 나는 그 은혜와 사랑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했다. 나는 “신령이란 존재는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관념적 실체일 뿐 실재하는 존재가 아니다. 신령은 당신의 관념이 만들e어 낸, 아니 사회, 문화의 총체적인 학습에 의해 형성된 자기기만적 존재일 수 있다.”라고 우회하지 않고 정면으로 공격해 나갔다.


그러자, 그녀는 “다른 것은 몰라도, 신령님을 욕되게 해서는 안 된다. 재앙과 저주를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나는 “당신이 저한테 재앙과 저주를 내리시겠다는 말씀인가?”라고 반문하자, 그녀는 “아니오, 제가 아니라 신령님이 내린다.”고 답했다. 나는 “저는 다른 사람보다 기(氣)가 강해서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속으로 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당신의 기가 강해서 당장 재앙이 떨어지지 않더라도, 당신 주변 사람들에게 옮겨 갈 수 있으니, 그런(신령의 모독) 말은 입에 담지 않는 것이 좋다.”고 경고했다.


그리고 그녀는 “내 눈에 당신을 둘러싸고 있는 귀신이 보인다.”고 했다. 나는 그녀에게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졌다. 현재의 과학기술과 어떤 종교와 정신의학전문 지식으로도 그녀를 설득할 수 없다는 사실을 느꼈다. 사실 현대 과학이 발달한 오늘날에도 무당과 점쟁이는 아시아는 물론이고, 아프리카, 동서유럽을 비롯한 북남미 대룍에도 존재한다. 다른 누가 미신이라며 비난의 손가락질을 하더라도, 그들은 자신의 절대적 존재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으로 고수하고 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저는 신령님의 은혜로 마음의 편안과 행복을 되찾았으니, 한평생 죽을 때까지, 신령님의 은혜를 갚으며, 원한 맺히고, 서럽게 죽은 혼백을 위로하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위해 살겠다.”고 말했다. 나의 철저한 패배감을 맛보는 순간이었다. 어쩌면, 나에게 매일 교회에 나와 하나님의 축복을 받고 기도하라고 핸드폰 문자를 보내시던 나의 큰삼촌보다 낫다는 생각까지 했다. 독실한 기독교인 큰삼촌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장애까지 있는 작은 삼촌의 재산까지 가로채고, 새로 부인을 얻어 잘 살고 있다.


그저께 집안 어른의 육순잔치가 있어, 그 곳에서 큰삼촌 내외를 만났다. 새로 장가를 가서 낳은 한 살 된 아이까지 데려왔다. 나는 그에게 작은 삼촌은 오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순간 그의 얼굴이 흙빛으로 변하는 것 같더니, 금방 얼굴에 어색한 미소를 만들면서, 시간되면 자신의 집에 놀러오라고 하면서, 다른 친척들에게 인사한다는 핑계로 자리를 떠났다. 그의 하나님과 그녀의 신령님은 도대체 무슨 차이란 말인가? 나는 그녀에게 행복하게 살고, 기회가 있으면 찾아뵙겠다는 인사말로 마무리했다. 


                               http://www.cyworld.com/1004s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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