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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한번 먹고 싶다.

햇살가득 |2004.05.07 01:22
조회 1,318 |추천 0

이 동네에서만 벌써 31년을 살았다.

서른 한번의 봄이 지나갔고 또 그 횟수만큼의 아카시아 꽃이 피었었다.

딱히 군것질 거리가 없던 탓도 있었지만  5월이면 주변에 피어난 그 꽃을 왜 그렇게 많이

따먹었던지.....

온종일 아카시아를 따먹다보면  숨을 내쉬고 들이쉴때마다 콧구멍속 깊은 곳에서 느껴지던

그 향기와  약간의  달콤함이 참 오래도 남아있곤 했었는데.......

마을 주변 야산에는 아카시아가  오지게도 많았었다.

차(car)라는것이 많지도 않은 때 이기도 했지만 우리 마을에는 찻길이 없었다

시내에 살다가 이사를 온탓에 마을 아이들에게는  깨깟한놈(깨끗한놈) 으로 불렸지만

밤이면 찾아 오는 그 적막함,  밤새들 소리에  뒷간도 가지못하고 아침 까지 참아야 했던 일들....

그래서 인지는 몰라도 그때는 아카시아를 그냥 따먹어도 되었었다. 배탈도 나지 않았고

입속에서 지금지금 거리는것도 씹히지않았었는데....

그러나 지금은 산도 없어지고 논밭도 없어지고  마을뒤로 고속 도로가 생기고 옆으로는 대공원에

박물관에  비앤날래 관이 생겨 있고  논밭이 있던 자리에는 온통 술집 밥집 노래방이 생겨 나 있다.

그런것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아카시아는 이재 , 발돋움을 해도 가물 거리는 먼 산에서 향기만을 바람에 날리고 있다.

꽃술도 담글수가없고,먹을수도없고.....

딸아이에게 아카시아 꽃은 먹을수도 있다고 가르켜 주고 싶은데,  오늘 나는 아이에게

아카시아 꽃을 먹을수도 있었다고만 말할수 밖에 없었다.

다시한번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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