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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지하철에서 맞으셨습니다.

청담비빔국수 |2009.05.23 02:18
조회 663 |추천 0

정말 분하고 속상해서 잠이 오지 않습니다.

방금 어머님을 지하철 역앞에서 모시고 오는길에 차에 타시고나서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시며 하신 말씀에 정말 잠을 이루기 힘드네요.

 

오늘 저녁, 어머니께선 오랫만에 초등학교동창분들을 만나러 잠실로 가셨습니다. (저희집은 서남권입니다.) 술을 드실것 같다며 차를 두고 약속장소로 향하셨습니다.

 

저는 올해 29으로 콩나물 그리고 사는 사람이라, 녹음실 아니면 집에 있습니다. 동생은 26, 대학생이구요.

 

뜬금없이 갑자기 자기소개를 한 이유는, 어머니께서 잠실에서 돌아오시는길에 2호선 신도림행 막차를 타셨다고 그러셨습니다. 지하철에 타자 문앞에 대짜로 뻗어있는 한 청년을 보시고, 왜 저렇게 말끔하니, 대학생같은 청년이 왜 저러고 있을까란 생각에 눈을 떼지 못하셨다고 그러시더군요.

 

자세히 보니, 얼굴도 약간 빨갛게 오른게 술을 많이 마시고 정신없이 쓰러져있는것 같아 보였다고 하셨습니다. 저희 어머님께서 유치원을 운영하시고 계시고 평소에 많은 곳에 기부도 하십니다. 특히나 '아들'같은 청년이 누워있는걸 참아 보고있진 못하겠다고 생각이 들고, 또 사람들이 아무도 깨워주지도 않고, 그 청년 위로 넘어서 타고, 내리고 있는것이 너무 속상하고 야속하게 생각하셨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서울대입구역쯤 지나자 어머니께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청년을 깨우기 시작하셨다 하셨습니다. "학생 집이 어디야, 이거 신도림까지 밖에 가지 않으니, 정신차려" 조용히 흔들어 깨워도 기척도 없자, 조금씩 소리를 높이셨다고 하셨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깨우자, 갑자기 눈을 확 뜨며 "뭐야!뭐야!" 소리지르며 어머니에게 주먹을 휘둘렀고, 저희 어머니는 놀란 나머지, 한두 걸음 뒤로 물러서셨는데, 일어나 소리를 지르며 계속 주먹을 휘둘렀다네요. 소란이 커지자 그때서야 주변사람들이 미친놈,미친놈해가며 그 청년을 막아 밀어냈고, 그 청년은 그때서야 정신이 들었는지 다른 칸으로 도망을 갔다고 합니다.

 

 그 와중에 어머니가 머리를 한대 맞으신것 같아 아직까지 머리가 아프다고 하셔서 자세히 보니 목도 긁혀있습니다.

 

 얼마전 기부하던 한 곳 아이들이 고맙다며 편지를 한장한장 모아 어머니에게 보냈더군요. 너무 착하고, 예쁜아이들이라고 정말 기뻐하시던 저희 어머니인데, 이런 생각지도 못한곳에서 봉변을 당하시니, 분을 삭히기가 너무 힘드네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술을 마시고 자주 인사불성이 됐던 제 탓도 큰 것 같네요. 제가 일하는 분야가 워낙 불합리한 경우가 많아서 20대 초중반엔, 속상하다고 죽도록 마셨던 경우가 많았거든요. 어머니 보시기엔 어쩌면 정말 남일이 아니라고 생각하셔서 깨우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청년이 내일 아침 정신이 들어 컴퓨터를 하다 우연히 이 글을 본다면, 많이 반성했으면 좋겠네요. 그리고 걸리면 가만 안두겠습니다.

 

 너무 속상하네요. 빨리 돈많이 벌어서 기사붙여드려야 마음이 놓일지...한숨만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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