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길고 지루하더라도 끝까지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저는 진정으로 역겨운 기분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검은 리본과 국화꽃 한송이가 이렇게 더럽고 추잡해 보일 수 없습니다.
당대 볼 수 없었던 대규모의 범국민적인 추모.. 이것이 뜻하는 것이 뭔가요
휘둘리는 국민, 주체성 없는 국민,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죽은자를 추모하고 애도하여 슬픔을 표현하는 것이 뭐가 잘못이고 무엇이 문제냐고 비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허나, 참으로 웃긴일입니다.추모하는 행렬도, 눈물 흘리는 주체도 국민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를 저버리게 만든 것 또한 국민이란 존재인 것을.....
그렇게 밀어내며 공격하고 사실을 바라보고자 하는 눈동자는 돌리지도 않고 있다가 이제서야, 밀어내고 공격할 대상이 존재하지 않게 되자 아쉬워서 그런 것인가요?
그가 재직 당시 유행어처럼 퍼진 말이 있습니다.
'이게 다 노무현 때문이다.'
유행이라 함은 한 두 사람이 사용한다고 해서 표현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주체성 없는 여론과 정치권의 적대적인 야욕이 맞물려 형성된 날카로운 칼날은, 국민에게는 이빨과 발톱을 모두 뽑아버렸던 그에게 무방비로 다가갔고, '탄핵' 이란 말은 심심찮게 그를 위협했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얼마나 잘못 했느냐를 생각해 보았습니까?
그가 잘못한 것이라곤 주체성이 강했다는 것 뿐입니다.
그에게는 그의 강인한 주장을 뒷받침해줄 강인한 그의 편이 없었다는 것이 최고의 잘못 입니다. 그가 믿은 것은 정치권을 포용할 수 있는 수용력이 아니라, 언젠가는 자신을 믿고 받쳐줄 국민이란 존재에 기대하였을 것입니다.
허나, 만족해버리고 고여버린 민주주의 시각에서 강인함이란, 순전히 거슬리는! 잘라내버려야할 사족 이였던 것입니다. 타국에 자신감있고, 고개숙이지 않는 자세와 조금은 위험해보이는 발언도 국가의 수장으로서 국민의 이름으로 막힘 없고 숨김 없이 내 뱉었습니다.
이런 강인함에 반응한 우리 자세는
'굳이 이럴 필요가 있을까?'
'저렇게 까지 해야하는 것일까?' 라는 고인물의 흐르지 않는 반응들 뿐....
그가 독도문제에 관해 언급한 동영상을 본적이 있습니까?
http://www.mgoon.com/view.htm?id=2275215
저는 이 동영상을 대중매체가 아닌 인터넷 한 구석진 사이트에서 발견했습니다.
그는 독도문제를 신랄하게 비판했고 외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상당히 위협적인 발언도 서슴치 않았습니다. 그 당시 내가 동영상을 본 시기는.... 그가 이미 국민에 의해 만신창이가 되고 잊혀져 가고 있던 그런 시점이였습니다.
포퓰리즘 [populism]에 젖지 않은 외침... 우리는 흔히 사족이란 쓸데없는 것이고 잘라내버려야 할 존재로 치부해버리지만, 그것이 사족인지 돋아나는 날개인지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단 말입니까.
잘라내야 한다는 아우성에 스스로 주체도 없이 가위와 칼을 들고 그에게 덤지비 않았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요?
우리가 날개를 잘라놓고, 떨어지는 이에게 날개가 없다며, 날 수 없다며 슬퍼하다니......
고인이 만약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억울하겠습니까...
살아 있을 때와 죽었을 때가 너무 차이나지 않느냐...
조금만 더 일찍 이런 힘을 실어 줬더라면....
그랬더라면...
지금 검은 물결과 국화꽃 따위가 불필요 햇을지도 모르는데 말입니다.
이 물결 사이에는 분명 그분이 살아있을 때 처럼 모두가 비난하니까, 모두가 공격하니 자신도 따라 아무것도 모르는체
'노무현 때문이다.'를 외친 존재들이 끼여있을 것입니다.
지금도 똑같이 그분이 돌아가시니, 모두가 애도하니까, 모두가 슬퍼하니 따라서 검은 리본을 달고 국화꽃을 올리며 슬퍼하는 감정까지 주체없이 휩쓸리는 그런 이들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란 말입니다. (모든게 풍수지탄이고, 이런게 사족인것을..)
개인적인 고집일 지도 모르지만 나는 아직도 형식적인 검은리본과 국화꽃 한송이, 컴퓨터상 이벤트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애도의 물결, 그 어느 곳에도 검은 리본과 국화꽃을 달지 않습니다.
지금도 휩쓸려있을 주체성 없는 존재들과 다를게 없는 행동이 되버리니까요.
그중에 진심으로 슬퍼하는 사람도 물론 있을 테고, 저도 슬픔의 정도는 그 이들 못지 않다 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의 자세는 그분이 살아 있을 때나 더이상 볼 수 없는 현재나 차이점을 두고 싶지는 않습니다.
정치가 잘되고 편안한 국가의 국민일 수 록 자기나라의 대통령, 수장이 누군지 모를 가능성이 많다는 말이 있습니다. 잘하고 있으니 관심가질 일도 적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지금의 정부보다는 훨씬 조용한 기간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원하는 소리는, 좋은 소리든 나쁜 소리든 당당하게 외칠 수 있는 그런 기간이였으니 말입니다.
저도 얼마전 글을 하나 읽었는데, 어떤 분이 수험생일 때 청와대에 반 장난 삼아 대통령님 싸인을 받아달라는 메일을 보냈다는 내용의 글이였습니다. 이후 청와대 비서실에서 날아온 우편 이야기....
그시기 청와대 홈페이지는 로그인도 필요없었다고 합니다.
지금의 청와대 홈페이지에 가 보았습니까?
회원가입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국민이면 이름이 ID이며 주민등록번호가 비밀번호인, 우리는 이미 회원일터인데... 진정, 비방글이라도 올리면 역추적이라도 해서 제재하려는 자세인가 뭐인가요..
역사에 가정은 없다고 하지만 우리가 아쉬워해야 할 대상은 다시는 볼 수 없는 그분 이전에, 볼 수 있을 때, 같이 숨쉬고 있을 때 그 시절을 올바르게 인식조차 하지 못했던 우리 자신의 모습을 아쉬워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검은 리본을 달고 국화꽃 한 송이를 바칠 장소는 죽어있는 우리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
현대 이전 80년대만 거슬러 올라간다해도 권리와 정치에 관심이 많고 뚜렷한 주체는 정치인도, 공무원 고급관리도 아닌 지식인.... 바로 학생이였습니다. 수 많은 학생운동이 있었고, 지금은 그 학생들이 시간이 흘러 정치인이 되고, 사회에 영향을 행사하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 학생운동의 주체들은 인터넷을 보고 억울해서 운동을 벌였을까요?
대중매체를 보는데 누가 어떻다더란 말에 분개해서 일으킨 것이 학생운동인 것인가요?
순전히 주체성이 모여 형성된 엔트로피 현상입니다.
현재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글쓴이는 지방대에 다니고 있는 22살 학생입니다.
인터넷으로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현실이 한스러울 따름입니다.
이런 대화를 꺼내게 되면 고리타분하고 재미없는 사람으로 취급되는 것이 현 학생사회의 현실입니다.
여튼, 학생이든 누구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자신의 주체성을 가졌으면 합니다.
이리저리 휘둘리면 결국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더이상 무의미하게 꽃이 지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