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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녀석- (9)그 녀석의 여자③

瓚禧 |2004.05.20 11:24
조회 4,037 |추천 0
 

(9)그 녀석의 여자③




솔직히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건 생각하고 말고 할 일이 아니였지만, 어찌됐든 그 당시 나는 내가 반에서 꼴찌를 한다고 해도 이보다는 덜 슬플꺼라고 생각할 만큼 우울하고 분했다.



분했다라...솔직히 말하면 정말 분했다.

내가 조금만 나이를 더 먹었다면 그 여자 만큼은 아니여도 조금더 그 녀석에게 좋은 여자가 될 수도 있었을텐데..내가 나이가 어리다는 사실이 조금 사실 아주많이 억울했다.



그 녀석을 다시 만난건 시아와의 만남 이후 3일만이였다.


사실 마음같아서는 그 녀석을 좀더 오래 안볼 생각이였지만, 나도 정이 들어서였을까?! 그 3일이 나에겐 천년처럼 길게 느껴졌고, 매일 핸드폰 들여다 보느라 수업도중 선생님 한테 혼나기 까지 했기 때문에 더 이상 이대로 내가 그 녀석을 피한다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이 덜컥 들었다.



“요 몇일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아팠어요....”


“아팠다니?!! 그럼 전화를 하던지! 연락도 안되고 내가 얼마나 걱정했을지 생각이나 해봤어?! 너 생긱이란게 있는 애야?!! 없는 애야?!! ”



그는 봇물처럼 쌓아둔 말을 꺼냈다. 사실 그 녀석의 저런 반응을 상상 못했던건 아니기에 나는 담담히 들을 수 있었다. 한참동안 말없이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던 내 반응을 예상 못했는지 그는 이내 나를 빤히쳐다보았다.




“야! 너답지 않게 왜 그러냐?!! 무슨 걱정있어?!!”


“오빠....”


“오빠 다음에 붙일 말!”


“달링.”


“그래! 이제 얘기 해봐...”


“난 오빠에 대해서 아는 게 너무 없어요!”


“아는것??!”


“네....”


“그건 아주 좋은 현상이야! 결혼만 해! 그럼 알려줄테니깐!”



그는 자기가 원했던 반응이였다는 듯 상황을 즐기고 있었다. 아주 만족스럽다는 표정을 짓고서 말이다. 아마 이런 우리들의 모습을 본다면 사람들은 참 아이러니 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울상 짓고 있는 나와 뭐가 웃긴지 싱글 벙글한 그라니...말 다했다.



“난 지금 장난 치는거 아니예요!!”


“그럼 뭐하는 건데?! 연락 두절 3일 만에 나타나선 지금 뭐하자는 건데?!!”



처음이 였다. 그 녀석의 화내는 모습은....사실 시후오빠랑 영화를 보고 왔을때도 그는 이정도로 화를 내진 않았다. 연락안했던 나에 대해 화가 났는지 ,아니면 지금 상황을 피하기 위해 쇼를 하는건지 정말 알수 없는 녀석의 행동에 난 당황했었다. 화를 내도 내가 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웃는 그 녀석의 얼굴에서 1초도 안되서 저런 표정이 나오다니...정말 악마 같은 녀석이다.



“대체 뭐가 궁금한거야?!!”


“오빠에 관해서 다요! 난 오빠에 관해서 아는게 너무 없잖아! 오빤 ...오빤....흑흑...이기주의자야!!!”



우는 내모습에 당황한 그라니.... 갑작스런 내 눈물에 그 녀석은 잠시 할말을 잃은 듯 했다. 그렇게 한참을 울었다. 평소같으면 울지말라며 다독여 줬을 그 이지만 그날은 아니였다. 멍하니 앞만 바라보던 그는 한참동안이나 말 없이 창 밖만 바라보았다.


내 울음소리가 진정될 때즈음 그는 입을 열었다.



“너에게 나를 보여주지 않은 건 아니야! 너가 나에게 관심이 없었을 뿐이지... 하지만 그런건 상관없다 생각했어. 모르는건 알아가면 그만인거니깐! 그런거 아니겠어?!! 서로 알꺼 다알면 뭐 하러 사귀고 결혼하니?! 모르는게 없는 사이인데.... 난 너에 대해서 더 알고 싶어 결혼을 말한거였고, 난 장난같은거 칠맘 없어! 나에 대해 알고 싶다고 했지?!! 그럼 이제부터 나에대해서좀 알아줘봐! 내가 꼭 이렇게 말을 해야 겠니?!....나에 대해 알 생각조차 없던 사람을 붙들고 나혼자 난 이런놈이야 라고 중얼댈순 없는거잖아! 세상에....천하의 김기상이 여자 붙들고 날좀 알아달라 매달리는 꼴이라니...”



그는 정말 답답한 듯 목까지 단정히 잠근 단추를 몇 개 풀었다. 생각해 보니 그의 말도 맞는 것 같았다. 난 그에 대해 알고 싶었지 알려고 노력하진 않았다. 그가 먼저 나에게 밝혀주길 바랬던 모양이였다.

그의 말처럼 그건 상당히 이기적인 모습이였다.



“미안해요.....오빠에 대해 너무조급했나봐요...오빤 너무 잘난 사람이니깐...그래서 조급하고 불안했나봐요...미안해요....”


“너도 충분히 대단한 여자라고! 천하의 나 김기상을 이렇게 사로 잡았으니깐!”


“그럼 한가지만 약속해줘요!”


“뭔데?!”


“앞으로는 어떤 사소한 일이라도 나랑 함께해요! 난 지금까지 오빠의 10년을 알지못했던 만큼 앞으로의 오빠에 대해선 누구보다 내가 오빠 전문가가 되고 싶으니깐요!”



그런 내 말에 그 녀석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고, 나를 살포시 안아주었다.

내가 아는 그 녀석은 적어도 거짓말 같은 것은 안하는 녀석이기에....난 그 녀석의 그 작은 다짐 하나에 온 세상을 다 얻은 듯 했다. 그 녀석의 마지막 한마디만 아니였다면 완벽했을 텐데....



“앞으론 미안하단 말 하지마! 잘못했다고 하는거야! 그럴때! 쿠쿡 알겠어?! 꼬맹이 아가씨?!!!”


정말 정떨어지는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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