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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이 오그라드는 첫키스의 추억 ..

공익나부랭이 |2009.06.12 13:57
조회 12,452 |추천 12

 

안녕하세요 인천에 서식하는 24살 남자아이입니다

 

첫키스의 순간은 보통 사람들의 머릿속에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잖아요?

 

제것은 그러지가 못해서, 누구에게도 말 못할 사정이 있는 첫키스였는데

 

친구한테 말해봤더니 톡 될 것 같대서 한번 올려봐요 히히

 

글솜씨가 좋지 못해서 재밌지않아도 부디 용서해주세요;;

 

그럼 시작!!

 

 

 

 

 

--------------------------------

 

 

 

 

저의 첫 키스의 상대는

 

뭔가 단순한 좋아함보다는 조금 다른 감정이 있다는걸 알게해준

 

첫사랑이었습니다

 

그 때가 16살, 그러니까 중학교 3학년때인데

 

어떤 분들은 어린 아이들이 무슨 사랑을 알겠냐 하시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것도 따지지않고 정말 '감정' 만으로 상대를 대했던

 

어릴 때 하는 사랑이, 어찌보면 제일 순수한 것 같기도 하네요

 

아무튼!

 

그 때 그 아이하고 여차저차해서 만나기 시작했는데

 

중학생이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땅히 할 것이 있는것도 아니어서

 

데이트라고 해봐야 그저 저의 집과 그 아이 사이 집 중간에 있는

 

공원에서 손잡고 앉아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하염없이 얘기하는게 대부분이었죠

 

다른 지역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그 때 당시, 그러니까 2001년 여름 인천지역

 

중학교 학생들 사이에서의 유행은,

 

세미 바지라고 해서 교복을 줄여 입는거랑, 필라 단화를 신는거랑

 

짝퉁 잔스포츠 가방이랑, 짝퉁 브랜드 면 츄리닝 바지였습니다 ㅋㅋ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들이지만 그 때 당시에는 선풍적인

 

유행이었기때문에, 소풍이나 수학여행 갔을 때 형형색색 알록달록한 면 츄리닝

 

바지를 입은 수많은 아이들중 저 또한 하나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고 그랬더랬죠

 

빨간색 필라 (F 의 위에 작대기가 까매요 ㅋㅋ;;) 면 츄리닝과 하늘색 폴로

 

(반대방향으로뒤집혀 있어요 ㅋㅋㅋ) 면 츄리닝 등

 

무려 세개의 면 츄리닝을 보유했던 나름 트렌드세터였습니다 ㅋㅋㅋ

 

 

 

첫키스의 그 날은 어느 여름날 밤이었는데

 

토요일인가 일요일인가 그래서 저녁먹고 공원에서 7시 즈음에 만났던 것 같아요

 

동네 공원이지만 데이트가 데이트니만큼, 그녀에게 잘보이고 싶어서

 

수학여행갈 때 한번 입었던 강렬한 빨강색! 필라 면 츄리닝을 꺼내 입었습니다 ㄷㄷㄷ

 

 

그 아이도 O형, 저도 O형인지라

 

미친듯이 공격하는 모기들을 각자 한 30마리 정도씩 학살하며 3시간 정도를 얘기했어요.

 

모기들한테 피 한 500ml 는 뽑힌 것 같았지만 그건 중요한게 아니었죠. 행복했으니까요.

 

어둑어둑해지고 시간이 늦어져 그 아이를 바래다주기 위해서 일어섰습니다

 

그 아이 집 쪽으로 걸어가는데,

 

공원에서 그 아이 집 쪽으로 가려면 아파트 단지 바깥길을 지나가야 합니다

 

8차선 대로 옆에 있는 길인데 항상 트럭이나 트레일러들이 주차되어 있고

 

가로등도 거의 없어서 밤이 되면 굉장히 깜깜하고 인적 드믄, 무서운 그런 길이었죠.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며 길 가운데 있는 가로등을 지나갈 때 무심결에 본 그 아이 얼굴이

 

천사처럼 예뻤습니다 ㅋㅋ

 

 

'정말 키스를 하고싶다'

 

 

생각이 들어 잠시 걸음을 멈추고 가로등 앞에 섰습니다.

 

영문을 모르고 절 바라보는 아이 얼굴이 너무 귀엽더라구요 아흑 ㅠㅠ

 

조심스럽게,

 

놀라지 않게 서서히,

 

 

키스를 했습니다

 

 

그 아이도 놀란 듯 하더니 이내 눈을 감더라구요

 

그렇게 예쁘게 키스를 하나했습니다

 

 

 

그 런 데

 

 

 

남자 분들이라면 70,000,000,000,000% 공감하실껍니다

 

그 시기에 겪는 괴로움 중 하나를.

 

좀 부끄러운 얘기이긴한데, 말씀드리자면,

 

2차 성징 질풍 노도를 미친듯 달리는 남학생들은

 

몸에서 한 특정 부분을 제어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녀석은 멋대로 고개를 쳐들기 시작하죠

 

정말 야한 생각을 하지 않아도 시도때도없이 일어서는 그 녀석 때문에

 

수업시간에 선생님께서 발표를 하라고 일어서라고 하실 때라던지

 

버스에서 내릴 때 라던지

 

곤혹스러운 경험들 다 있으실껍니다

 

얼마나 성가신지 정말 아침에 떼어놓고 저녁에 집에와서 다시 꼈음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들 정도죠

 

 

 

 

그 아이와 그런 일생일대의 감동의 순간을 보내고 있을 때

 

급격히 증가한 엔돌핀과 테스토스테론으로 인해

 

겸손해야할 그녀석이 고개를 쳐 들기 시작한겁니다 . . .

 

 

 

머릿속은 하얘지고

 

이 아이가 이걸 느끼게 하면 안돼 날 짐승으로 보게 해서는 안돼

 

저는 필사적으로 골반부를 그 아이에게서 이탈시키려 노력했습니다

 

점점 엉덩이를 뒤로 빼기 시작했고

 

결국 전

 


이런 꼴이 되어버렸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발로 그린 그림 죄송합니다 ㅠㅠ)

 

 

 

위쪽에서의 몽환적인 행복은 깨고 싶지 않았고

 

구부러진 허리는 저려오고

 

식은땀은 조금씩 .. ;;

 

그 아이가 눈을 안떴기를 바라는 마음 한가득이었고 ... 

 

 

 

짧고도 긴 시간이 지나가고

 

다소 부끄러워하는 그 아이를 집까지 잘 바래다 주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여기서 끝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다음날 여자 친구가 교무실로 불려갔습니다

 

별일 아니려니 했었는데

 

돌아온 친구 표정이 별로 좋지 않은겁니다

 

무슨일있었어?

 

물어봤더니 글쎄 ....

 

 

그 옆에 도로로 지나가시던 체육 선생님께서

 

우리의 아름답고 민망한 키스 장면을 목격하신거에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 후로 전 체육시간에 선생님 얼굴을 똑바로 보지 못했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얼마전에 도로에서 약주한잔 하시고 걸어오시는 선생님을 목격하고

 

정신나간 사람처럼 근처 전화박스로 몸을 숨겼었어요 인사도 못드리고 ㅠㅠㅠ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연락도 되지 않지만

 

JE아!

 

항상 행복하렴 ^^

 

 

 

급 훈훈한 마무리

 

아 어떻게 끝내야하지

 

 

좋은 하루 보내세요

 

 

 

추천수12
반대수0
베플ㅋㅋ|2009.06.12 14:03
귀여워.......ㅋㅋㅋㅋ 근데 남자들은 아무 이유없이 그냥 그게 그래요?? 신기하다....
베플삐뚤어질테다|2009.06.13 11:39
오빠곧휴가나온다 곧휴가철이다
베플인천소심녀|2009.06.12 15:44
아 귀엽다.. 그때로 돌아가고싶다 ㅎㅎ 나도 공원에서 손만 잡고 있어도 좋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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