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단히 제 소개를 하자면, 30대중반을 넘어가고 있는 소위 여자 하나 잘 만나서 인생이
바뀐 남자입니다.
남들은 참 소개도 멋있게 하는데, 어째 소개를 써놓고 보니 영 아니네요.
맨처음 결혼할때는 처가 주위에서 계획적으로 접근했다 아니다
참 말도 많았는데, 한 2년지나고 보니 그런 말들이 쏙 들어가네요.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드라마틱한 인생역전이라고 해야 하나요?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제 인생을 조금 이야기 하고자하니 뻥이다, 소설이다..
그렇게 생각하셔도 좋고, 그냥 아 ~ 이렇게 사는 인간도 있구나 생각하셔도 됩니다.
글이 조금 긴 관계로 패스하실분 그냥 패스하시구요..
대학교 졸업후 한국5대기업에 속하는 곳에 입사후 6년정도 일을 한 후 이직 그리고
중견기업에 스카웃되어 해외 주재원으로 일을 했는데, 주재원생활은 한국에서
일할때보다는 참 편하더군요. 6시정도면 퇴근하고 수당도 거의 월급만큼 나오고 하다보니,
한달에 대충 600~700만원 정도를 받았던것 같습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그렇게 생활을 하던중 한 모임에서 여성을 만났습니다. 그냥 옷차림도 평범하고 자국의
대기업에서 마케팅 manager로 일을 하던 여성이었는데, 참 묘한 매력이 있더군요.
(외국은 20대 후반여성이라고 해도 능력이 있으면 manager를 달수 있는것을 보고 참
부러웠습니다. 한국은 언제 저런 문화가 정착이 되려나.)
항상 매사가 명쾌하고 얼굴은 그리 미인은 아니지만 자신감이 넘쳐 흐르던 그 여성이
좋았고, 몇번의 만남끝에 사귀기로 결정하고 만남을 2년정도 지속하다가 3년전 결혼을
했습니다. 즉 국제결혼이죠. 여자 부모님을 만나뵈러 집으로 갈때까지만 해도 몰랐습니다.
(참고로 결혼전에는 와이프와 부모님이 따로따로 살았음)
그 여자네 집이 그렇게 부자인줄.. 공항에 내렸더니, 벤츠가 Pick-up하고 그거 타고
한시간 정도 더 가니까.. 지금의 장인장모님 사시는 큰집이 나오더군요.
그때 벤츠는 처음 타봤네요. 한국에서 타던 차는 아방이었거든요.
저도 그렇고 처가집도 그렇고 국제 결혼이 처음인지라 외국인 사위될 사람을 보겠다고
친인척들이 무척 많이 와 계시는데 아 진땀만 비질비질 나는게 .. 하여간 어떻게 인사를
했는지도 모르게 대사를 치른후 한달후 장인장모님께서 한국에서 저희 부모님을 만난 후
결혼일자를 잡고 결혼 후 지금은 처가 계열기업에서 부사장으로 재직중에 있습니다.
업무능력을 어느정도 인정받아서 얼마전 승진했습니다. 물론 한국에서는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부사장이 되기는 힘들죠.
물론 와이프도 결혼후에는 기존에 다니던 회사를 사직하고 본사 사장으로 재직중인데
참 이게 못할짓입니다. 본사 회의를 가면 와이프한테 보고해야 하는 모양새가 영..
아무튼 그래도.. 옛날에 한국에서 회사생활 할때보다는 천국이죠.
출근 시 업무용으로는 S500타고 개인적으로는 X5를 타면서 거실만 200평인집에 살고
16개월 된 이쁜 딸과 퇴근후에는 정원에서 그네도 타고 자전거도 태워주고 비교적
다른 사람들보다는 여유로운 생활을 합니다.
많은 돈 = 편안함 이게 성립합니다. 솔직히 결혼생활 하면서 제 와이프하고는 별로 싸움을
해본적이 없는것 같아요. 물론 서로가 바쁜것도 있겠지만 대부분 많은 분들이 돈때문에
싸우는데, 돈은 어느정도 풍족하다보니 싸움이 적거든요. 그런데 문화가 틀리다보니
먹는 문제로는 약간씩 다툼을 합니다.
일례로.. 얼마전 대화를 옮겨보면 이렇습니다.
나 : 이번에 한국 부모님들 차를 바꿔드려야겠어
(저희 부모님 구형 소나타 타십니다)
와이프 : 그래 바꿔드려..
나 : 제네시스라는 한국 현대차로 바꿀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해?
와이프 : 마음대로 해.. 그런데 왠만하면 아우디나 브랜드가 있는 걸로 바꾸지
왜 꼭 한국차만 고집해? (솔직히 현대차 외국에서는 별로거든요)
나 : 그럼 그럴까?
와이프 : 그래.. 모델 결정해서 비서실에 말해놔.
한달 후 부모님이 전화하셨습니다. 앞에 동글뱅이 4개 있는 새로운 차가 집으로
배달되어서 왔는데 이거 뭐냐고..
우리 동네에서는 별로 못보던 차라고 하면서 차 내부가 무척 크다고.. 비싼것 아니냐고
하면서 말이죠.. (저희 부모님 현대 그랜져가 최고 좋은 차라고 알고 있습니다.)
얼마전 한국에 가서 보니, 여전히 소나타를 즐겨서 타시더라구요. 왜 안타시냐고 물었더니
이유는 기름도 많이 먹고 주위 동네 분들이 아마도 차가격하고 그런것을 말했는지
부담스러워서 못타겠다고.. 차량커버를 씌운채로 있더군요.
그래서 화가나서 돌아가시기 전에 그나마 힘있을때 좋은차도 타는거라고 말씀드리고
소나타는 그냥 폐차시켰습니다. 항상 어렵게만 사셨던 부모님을 생각해서 무언가를
해드려도 아까워 하시는 그분들.. 괜히 이런것 때문에 처가집에 흠잡히는것 아니냐고
자꾸 물으시는 그 모습이 아직도 선하네요.
이야기가 잠시 다른데로 흘렀는데..
이렇습니다. 참 편하죠? 어떻게 보면 와이프와 대화할때 성의가 없게 보일수도 있지만
문화적 차이가 있다보니 그런 부분은 이해를 해야 될것 같습니다.
그렇게.. 별 부족함 없이 사는 저한테도 한가지 아쉬운게 있습니다. 비오는 날에는
친구들과 파전에 소주를 한잔 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싶기도 하고, 가끔은
열무냉면이나 그런것을 먹고 싶은데, 제대로 맛을 내는 식당도 거의 없고,
즉 먹는것과 마음을 나눌수 있는 남자들이 소위 말하는 부X 친구가 없다는게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물론 가족이 있지 않느냐 하시는분도 계시겠지만, 가끔은 가족에게 못하는 말을
친구한테는 할수 있잖아요.
아무리 외국어가 유창하다고 해도, 원어민이 아닌 이상 감정을 전달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문화가 틀리다보니 왜 꼭 비오는날 파전에 소주가 생각이 나는지 그걸 잘 이해를
못하다 보니, 그냥 혼자 맥주하나 마시고 잡니다.
서민출신이라 양주나 와인은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버려야 하듯이.. 부와 편안함을 얻었지만 외로움이 항상 제 곁에서
떠나지 않네요. 그래서 가끔 한국에 한번씩 가기전에는 먹고싶은것 리스트를 만든 후
기간동안 다 먹어보고, 친구들과 새벽까지 술마시다가 들어와 자고 다시 시간되면
출국하고.. 그럼 또 한국 언제가나.. 그 생각하고.. 아.. 이게 제 생활입니다.
참고로 제 와이프 저희 부모님한테 정말 잘 합니다. 이젠 한국말도 많이 늘고 해서 그렇게
어렵지 않은 의사소통은 거의 다 되니까.. 고부간의 갈등도 별로 없구요...
하긴 고부간의 갈등도 맨날 봐야 생기는데 일년에 한 2~3번보는데 생길 시간도 없을듯..
몇 안되는 친구들은.. 저를 대부분 부러워합니다. 회사 짤릴 염려도 없고, 그렇다고 찌질이
궁상처럼 사는것도 아니고.. 뭐가 부족하냐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해도..
배부른 소리라고 말을 합니다. 물론 배부른 소리일수 있겠죠.
절제된 생활에 대한 고단함 그리고 문화적 차이에 대한 외로움.. 부모님을 모시지 못하는
죄송한 마음.. 이것이 저한테는 무척 커이보는데.. 아닌가 봅니다.
심심하면 골프도 치고 여가 생활을 하라고 하는데, 저는 솔직히 골프 그런것에는 그리 큰
관심도 없고, 좋아하지도 않습니다. 골프도 쳐본넘이나 치는거지.. 한국에서는 그런 생활을
해본적이 없었던 사람이 그런것을 하루 아침에 좋아할수 있겠나요?
그렇게 특별한 취미도 없다보니 일만 하면서 산것 같네요. 덕분에 승진도 하고 했지만..
각설하고..
많은 분들이 신데렐라와 같은 신분상승의 꿈을 가진분이 많은것 같은데, 그것이 모두 장단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만약 신분상승을 한다 하더라도 하나를 얻으면 반드시 하나를 잃어야 한다는 것..
즉 공짜로 얻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진리인것 같습니다.
재수없으면, 평생을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살아가야 하는 고통을 참으면서 살수도
있답니다. 습관도.. 태어나고 자라면서 습득을 한 사람과 저처럼.. 다른세상에서 살다가
나이를 먹고 들어온 사람과는 천지 차이입니다. 아직도 친인척 모두 모여서 식사를 할때는
긴장이 되니까요..
그 모든 차이를 극복할수 있을때만이 비로서 한 구성원으써 기본적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는데 그것 역시 쉽지 않은 부분이고, 검증의 시간동안에는 주위의 매서운 눈초리를
다 감당할수 있어야 합니다.
정작 본인들은 괜찮은데 왜 친인척들이 더 사납게 구는 그런것 있잖아요..
그래도 다행인것은.. 수천억원을 가진 부자임에도 불구하고 장인어른이 자수성가해서
재산을 모은만큼, 가난한 집 사위에 대한 어떤 편견이나, 한국 TV에서 보는 졸부들의
그런 면은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래도 제가 편안하며, 능력이 되면 사위한테라도
기업을 물려준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Open mind를 가지고 계신 분입니다.
솔직히 수천억이면.. 한국에서도 준재벌에 속할수 있는 금액으로, 그런집의 구성원이 된
제 모습을 기뻐해야 하는게 정상인데도..
아직도 저는 옛날 동료들과 점심시간에 담배 한대 피면서 윗상사 욕도하고,
편의점에서 로또복권 산 후 당첨되면 내가 너 1억줄께 하면서 술한잔 하던때
그리고 3년만기 3600만원짜리 적금을 타면서 이세상 제일의 부자가 된듯한 느낌을
갖던 그때가 아직도 전 그립습니다.
다쓰고 보니 자랑 아닌 자랑같기도 하고.. 배부른 넋두리 같기도 한데.. 와이프한테
그렇게 부자면서 왜 나같은 남자하고 결혼했냐고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와이프 왈 : 우선 정직하고 세심한 배려가 좋았고, 무엇보다도 당당함이 좋았답니다.
그 후 느낀점은 돈은 스스로가 벌어서 무언가를 이룰때 스스로에게 당당할수 있고 남에게도 그렇게 보일수 있는 것이지 남이 만들어 놓은 밥상에 수저만 올리면, 당당하지도
못할뿐 아니라 눈치가 많이 보이는것 같습니다.
3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그때 내가 정말 당당했어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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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 이럴수가.. 제 글이 헤드라인이 되다니 저초차 믿을수가 없네요.
판이라는 곳이 그냥 이런저런 글이 많이 올라오는 곳이라 대수롭지 않게 넋두리
비슷하게 글을 썼는데,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네요.
참고로 지금은 잠시 한국에 일이 있어서 금일 12시정도에 귀국해서 집에 있구요,
이렇게 말하면 또 한국에 살면서 거짓말 한다고 할것 같아서 인증샷은 없지만,
금일 귀국하고 주차장으로 이동하면서 보니, 금일 인천공항 D 주차장 근처에서
오리온기업의 광고 비슷한것을 촬영하더군요. 여자 연예인이 빈깡통 쳐다보면서
서 있는 장면이던데..위 내용을 인증샷으로 대신하고 싶네요.
3일후 다시 출국합니다.
리플도 보니까 좋은글도 있고, 아닌글도 있는데 맨 위에 있듯이 소설이라고
믿으셔도 좋고 다 좋습니다.
참고로 몇가지 오해가 있는것 같은데 해명 아닌 해명을 해드리겠습니다.
700만원 받을때부터 인생 폇다 그러시고 700만원 받으면서 왠 아방이 타냐
그러시는 분도 계신데..
주재원생활하면서 받은 600~700만원은 제가 중견기업으로
옮기고 받기 시작한 월급으로 주재원수당이 모두 포함된 월급입니다. 주재원
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한국에서 월급 + 현지주재원수당 이렇게 받거든요.
저 두개를 합친 금액으로 대기업 다닐때는 평균 250만 ~ 300만정도 받았으니
700만원 가까이 받은것은 실제로 따지면 3년이 채 안되니 사회생활을 하고서
넉넉하게 받은것은 솔직히 주재원 시절 2년 조금 넘은 기간이었습니다.
따라서 차량도 한국에 거의 없는데 바꿀 필요가 없었으니 그냥 아방이 계속
탄거구요.
그리고 저 91학번으로 7살에 학교 들어갔고요, 25세 가을에 즉 98년 2월
졸업하기전에 기업에 공채로 입사했습니다 (IMF 발생하기 전 입사)
따라서 31살까지.. 대기업근무 32 ~ 34세 중반까지 주재원 근무 그리고 그
후부터 현재까지 결혼 후 장인회사 기업에 재직중입니다.
제가 무의식중에 그냥 횟수로 2년 3년 그랬는데, 여기에 쓰는 내용이 무슨
조서도 아니고 몇년 몇개월 그렇게 정확하게 쓸 필요가 있는지 몰라서 그냥
두리뭉실하게 기간을 언급했더니, 바로 이렇게 따지고 들어오시는 분들이
계셔서 약간 보충합니다. 결혼도 엄밀히 따지면 횟수로 3년이지 개월수로 따지면
3년에서 몇개월 모자르네요.
마지막으로 거실 200평은 현지 평수 200평방미터라고 해야 하나요?
즉 한국의 평수로 하면 200/3.33 하면 대충 60평정도 되겠네요. 오해를 드려서
죄송합니다. 계속해서 현지 평수로 알다보니 그런 오해가 있었던것 같네요.
거실이 축구장 반 넓이 절대 아닙니다.
그래도 많은 분들의 따뜻한 리플에 힘을 얻어서, 계속해서 열심히 살겠습니다.
재미있지도 않은 글 읽어주시고 격려주신분들 너무 감사드리고요, 학교에서도
별로 1등해본적 없는 제가 헤드라인글에 뽑히게 해주신 모든분들께 다시한번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시차적응도 안되는데, 그래도 한국에서의 시간이 별로 없다보니 알차게 보내기
위해서 빨리 계획을 세워야겠네요.갑작스럽게 결정된 출장이라 먹고싶은것 리스트도 아직 작성 못했는데^^.. 아무리 그래도 역시 한국이 정말 좋으네요.
다들 행복하세요.
이상 너구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