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사진有]영화<친구>의 촬영지였던...내 살던 곳...

김해순 |2009.06.23 04:46
조회 5,988 |추천 1

안녕하세요~ 저는 81년생 29살 부산여자입니다.

81년생이라면 격어보지 못했을 제 어린시절 이야길 해볼까 해요...

 

여긴 부산이긴 하지만...안창마을이라는 마을이 있어요...

(예전에 이라크 김선일피살사건이 있었죠. 그분이 돌아가셨을때 조용하던 우리마을에 잠깐 시끌벅적 했던 적이 있었어요. 그분의 부모님이 바로 우리동네에 사셨거든요...)

 

참고로 제가 살던곳은...

영화[친구]의 첫장면에 나오는...

소독차가 붕~ 지나가면 아이들이 따라다니며 와~~~~~~~하고 따라다니던...

(그 영화 찍을때 저희동네에서 그 소독차를 봤어요^^ 영화볼때 어찌나 반갑던지 ㅋ)

그 장소가 바로 제가 어렸을적...아니 23살때까지 살던 저희 동네였습니다.

그런때가 진짜 있었거든요...제가 초등...아니 국민학교떄는요^^

저도 소독차를 따라 다녔어요^^*

정말 지금 생각해도 왜 따라다녔을까...생각하는데요...

소독차에서 나는 기름냄새가 달콤하게 느껴져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사실 지금도 잘 모르겠네요^^

 

집들이 대게는 이렇게 슬레이트(?) 지붕으로 돼 있었고,

저희집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면 사진에서 보듯이 이렇게 보였거든요...

 

 

 

이제 기본 설명을 드렸으니...여러가지 추억 이야기를 해볼게요^^

 

 

추억...1.

부엌에서 목욕하려고 빨간고무대야에 물을 가득 받아놓고 몸을 불리는데...

멍하게 천정을 봤더니, 나무기둥 위에 쥐와 눈이 마주쳤죠...

눈싸움 지기 싫어 몇분간 쥐와 눈싸움을 했었죠...ㅡㅡ+찌릿

놀라지도 않아요...자주 있는 일이라...

 

추억...2.

비오는 날이면 어김 없이 집에 있는 대야란 대야는 다 나와야 했어요...

큰방 작은방 곳곳에 비가 샜거든요...

자다가 대야를 발로 차버리기라도 하면...

엄마한테 혼나기 일수였어요^^ 

 

추억...3.

지붕위에서  고양이가 야옹야옹할때면...

천정 위 쥐때들이 뛰어다니는 소리가 들렸어요...

그럴때면 턱을 괴고 TV를 보던 나는 천정을 보며

"또 뛰네...에효~시끄럽다!!!" 하면서 닿이지도 않는 천정에 점프를 하며 구시렁 거렸었지요...

 

추억...4.

도둑이 없는 마을이거든요...우리마을이...

하루는 엄마가 꿈을 꾸셨는데...

갑자기 문이 확~ 열리면서 바람이 슝~슝~ 들어오더래요...

이상한 기분에 눈을 떠보니...

도둑이 문을 열고 들어와서 엄마를 빤히 보고 있더래요...

놀란 엄마는 옆에 있던 아빠를 깨웠는데...

그 도둑이요... 다 늘어난 런닝을 입고와서는...아빠랑 눈이 마주쳐서 그냥 뛰어갔데요...

사실 가져갈 것두 없는 집인데...뭘 보고 들어왔을까요?

 

추억...5.

위에 보시다시피 집이 다 저렇잖아요...

중국음식이든, 치킨이든...음식을 시켜먹기가 참 곤란해요...

찾아오기가 힘들거든요...

그런데 저희집은요... 간단해요...

'여기요...피아노있는집인데요...'

 그럼 다 알아요...신기하죠? 요즘 시대에...

 

추억...6.

태풍이 오던 날 밤,

꿈속에서 헤엄을 쳤는데...

엄마가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옆에 도랑물이 집으로 다 들어와 이불이며 가방이며 홀딱 젖어 있었어요...

젖은 가방을 메고 등교했던게 기억나네요...

 

추억...7.

겨울에 벽이라도 한번 치면 ,

몇십년이 쌓여 두꺼워진 벽지안으로 흙이 떨어지고,

벽을 붙잡고는 한참 뒤 괜찮은지 손을 조심스럽게 때기도 했었지요...

 

추억...8.

7살때 껌을 냠냠 씹다가...

5살 난 남동생이

"언니, 나도.."(6살때까진 남동생이 저보고 언니라 그랬어요 ㅡㅡㅋ왜 그랬을까?)

하길래 씹던 껌 넣어줬더니...맛있다고 질겅질겅 씹었었지요...

지금도 그 이야길 하면 동생은 절대 기억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추억...9.

재래식 똥통이 있던 화장실은...

여름 장마철이면 빗물이 가득차...

똥 한덩이 누고나면 피해야했었지요...

가만히 있으면 똥물이 엉덩이로 다 튀거든요^^

엄마의 노하우로 똥구정물위에 신문을 띄우면 똥눌때 똥물이 안 튀었어요^^

 

추억...10.

태풍매미가 오던 날.

우리집 지붕 한쪽이 무너져 내렸었지요...

엄마 아빠는 친척들 집으로 대피하고,

저는 일하다가 그 소식을 듣고 뛰어갔었지요...

그리곤 2달은 가족들이 흩어져 지냈고, 지금 이사온 이곳으로 정착했답니다.

 

추억...11.

영화'친구'를 우리동네에서 찍었다고 교수님한테 말했더니...

빈민촌 아니냐는 말에...수업이 끝나고 창피해서 펑펑 울었었지요...

 

추억이 많은 안창마을...

내겐 몇년만에 찾아가도 따뜻한 곳...

하지만 우리또래 친구들은 벗어나고 싶어하는 곳...

어른들은 정이들어 떠나기 힘든 곳...

 

간만에 비타5** 두박스를 들고 마을을 찾았습니다,

오랜만이라며 양손을 꼭 잡으며 부모님 안부며, 동생안부며 물어보는 따뜻한 곳...

자주 뵙던 할머님들이 이젠 많이 보이지 않아 씁쓸한 곳...

안창마을... 얼른 재개발이라도 되서 모두가 부자가 되었음 좋겠습니다...

 

 

이 사진이 바로 태풍 매미로 무너진 저희집 공터예요^^

무너졌을땐 이정도까진 아니었구요...

보기 흉해서 동생이랑 아빠가 다져 놓았데요^^

 

80년대에 태어나신 분들 혹시 저처럼 이런 추억이 있으신가요?

 

----------------------------------------------------------------------------

 

보시는 분들이 늘어나길래...저도 안창마을에 대해 검색을 해봤습니다.

저도 이사온지 몇년이 되서 몰랐는데...

문화관광부 지원을 받아 공공미술 프로젝트 '안(內).창(蒼).고(庫)'를 추진해서 마을이 참 예뻐졌더라구요...

그래서 네이버에서 퍼온 사진 몇장 올릴게요...

문제가 된다면 삭제하겠습니다.

 

추천수1
반대수0
베플안창마을..|2009.06.25 11:46
77년생입니다. 저도 어렸을 때 안창 마을에 살았습니다. 어렸을 때 아버지는 사업을 하셨지요. 꽤 큰 규모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70년대 말 ~ 80년대 초에 집에 자가용 있는 집이 그렇게 안흔했는데 저희집은 자가용에 집 마당에서 그네 타고 놀던 어린 시절이 드문드문 기억 납니다. 하지만 아버지 사업이 조금씩 기울다 제가 초등하고 4학년 쯤에 완전히 폭삭 망했지요. 그래서 겨우겨우 이사가게 된 곳이 안창 마을. 부모님들에게는 고통의 시간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제게 있어서는 어릴 때 기억의 대부분은 안창마을에서입니다. 어릴 때부터 바깥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않았고 집에서 주로 책읽고 공부하던 생활을 하던 (물론 내 의지가 아니라 부모님의 의지였겠지요) 내게 처음으로 친구들과 바깥에서 뛰어 놀던 추억을 만들어 준 곳이 안창 마을입니다. 제게는 4살 터울의 남동생이 있는데 동생놈이랑 동네 친구 놈들이랑 해가 지는 지도 모르고 바깥에서 뛰어 놀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도 있는 지 모르겠는데 집에서 걸어 가면 10분 거리에 큰 연못이 있었는데 그 주위가 항상 제일 좋은 아이들의 놀이터였지요. 안창에 살 때는 개들도 참 많이 키웠어요. 정도 많이 들었던 개들이었는데 이런 저런 이유로 헤어짐을 겪어야 했고 참 많은 눈물을 흘렸었네요. 어린 저에게 처음으로 죽음을 가르쳐 준 친구들이었지요. 2년여가 지나 아버지는 새로운 아이템으로 나름 재기하셨고 좋은 동네로 다시 이사를 갔으며 다시 나의 무미건조한 생활이 시작 되었지요. 이제는 부산을 떠나 서울에 살다 지금은 일본에서 자리잡고 살고 있습니다. 가끔 어린 시절을 기억하면 가장 그리웠던 순간이 그 안창 마을에서의 2년이 아닌가 합니다.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