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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난 남자 /21편

나다 |2004.06.02 18:22
조회 1,400 |추천 0

하루가 십년 같았다. 그렇게 소이는 속으로 진용을 미워하면서도 일를 조금씩 배워가고 있었다. 호랑이 소굴에서는 호랑이가 대장이다. 그러나 밖에서는... 아직 소이는 칼를 뽑지 않았다. 진용이 거미줄에 걸리 그 날까지 힘내자 윤소이. 그렇게 한달이라는 시간이 흘렸다. 소이는 점점 이 일에 매력를 느껴가고 있었다. 다시 공부도 시작했다. 이런 곳에 고졸사원은 소이가 처음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곱게 보지 않았다. 그래서 소이는 이 일에 애착을 갖게 되었다. 비서가 하는 일이 커피 타는 일과 꾸미는 일 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김영진: 맞네 윤소이 맞구나 와 ~~~~여기서 다 만나고.. 설마설마 했는데...


소이는 밥먹다 말고 고등학교 친구 영진를 쳐다보았다. 하나도 안 변했다. 길에 가다 스쳐지나가도 김영진인걸 다 알정도로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소이: 앉아

 

호들갑스럽게 반갑게 인사하는 영진을 소이는 말없이 자리에 앉혔다.

 

김영진: 응. 그런데 사장님 비서라면서.. 난 정말 너 인지 몰랐어 많이 변했다.
소이: 넌 하나도 안 변했다. 고등학교때 그대로야 전학갔지 지방으로... 8년만인가? 서울에 아주 온거야
김영진: 부모님은 아직 시골에 계시고... 어 팀장님 여기 앉으세요

진성이 지나가고 있었다. 물론 회사에서 몇번 진성을 보았지만 아는척은 하지 않았다. 안 그래도 사람들의 입방아에 시달리고 있는데 진성까지 아는척하면 별로 좋을게 없을 것 같았다.

김영진: 고등학교 친구입니다. 제일 친했는데.. 같은 회사니까 자주 만나자

 

진성의 눈빛이 얼어있었다. 그 날 이후로 처음으로 같이 마주보는 자리였다.

 

진성: 그래요 윤소이씨. 사장님 오후 스케줄이 어떻게 됩니까?
소이(너까지 열받게 하지마라) 오후에는 별다른 약속이 없습니다
진성: 그래요 그럼 윤소이씨 스케줄은요?
소이: 알고 싶은게 많은가봐요 그런데 어쩌죠 전 궁금한게 하나도 없거든요

영진: 아는 사이세요
소이: 영진아 미안 나 먼저 일어날께 나중에 술한잔하자
김영진: 그래

가만히 있어도 저절로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소이는 사무실로 돌아와 진용이 없는 동안 편안하게 숨 좀 돌리겸 의자에 앉아 눈를 감았다.

진용: 차 갖고 들어와
소이(깜짝이야 내 전생에 무슨 원수가 졌는지) 네

녹차로 준비했다. 성질 못 피우게 이거라도 마시고 진정하길 바라면서...


진용: 앉아. 일은 할만해
소이( 걱정해주는거야) 네. 아직은 익숙하지 않지만 조금씩 낳아지고 있습니다
진용: 일한지 한달 넘었지. 그럼 대충 이 회사 돌아가는 사정은 알겠네
소이: 조금요
진용: 그럼 지금 회사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겠지.

 

 

진용이 피곤한지 얼굴이 굳어져 있었다. . 소이가 본 이 회사는 겉만 멀쩡하고 속은 무너질때로 무너지고 있었다. 어음결제도 이 번달 안에 마무리 짓지 않으며 최종 부도처리 될 판이다. 그것 때문에 진용은 회사에서 생활하다시피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소이는 그런 진용이 안스럽고 이상하게 마음이 아팠다. 저런 괴로워하는 모습 또한 소이는 감싸 안고 싶어졌다.


소이(내가 미쳤어 드디어 미쳐가고 있어 상대는 진용이라고 진용... 민우도 아니고 진성이도 아니라고..)

늘 당당하고 자심감있게 자랐을 것이다.  그런 그가 이런 좌절에 지금 힘들어하고 있었다. 예전 같으면 망해라고 고사라고 지낼 소이지만 지금은 그가 성공했으면 했다.


진용: 무슨 생각해
소이(당신 생각) 아무 생각도 안했어요
진용: 저녁에 시간있어 개인적으로 말이야
소이(시간이야 많이 있지만...)개인적으로 말이에요
진용: 왜 싫어
소이(왜이리 가슴이 두근거리지 내가 미쳐가고 있나봐) 괜찮아요
진용: 그럼 퇴근하고 같이 나가지
소이(좀 더 부드럽게 말하면 어디가 덧나나 ) 네

퇴근시간이 기다려지는 소이다. 꼭 처음 데이트 신청 받은 사람처럼 설레이고 마음이 두근거린다. 아무리 생각해도 다시 생각해도 심장이 고장난 것이 분명했다. 진용를 보고 심장이 두근거린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건 고무신 들고 번개 맞겠다고 뛰어다니는 여자와 같은 말도 안되는 일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일어나고 말았다. 오 하느님....내가 싸가지 진용을 진정 좋아하는 겁니까? 맨날 만나면 싸우는 저런 남자를 내가 사랑하는냐고요? 말씀 좀 해주세요.

 

 

소이: 이건 말도 안돼. 안돼. 안돼. 안돼. 돼.

 

앞으로의 내 삶이 이젠 고달펴지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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